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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감독과 ‘오겡끼데스까’ 주고받는 한국 여성은 누구?

일본영화 자막 번역가 강민하씨, ‘너의 이름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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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영화 자막 번역가 강민하씨
‘너의 이름은’, ‘하울의 움직이는 성’ 등 번역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자막 만드는 게 중요

‘한국 학교도 쉬는 시간에 종이 울리나’

‘학생들은 아침 식사로 뭘 먹나요’


‘러브레터’,‘하나와 앨리스’로 유명한 이와이 슌지 감독은 때때로 강민하(42)씨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한국 문화에 대해 알고 싶을 때마다 그는 그녀를 찾는다. 세계적 명성을 가진 일본 감독들과 친분을 자랑하는 그녀의 직업은 자막번역가.


경력 18년차인 그녀의 손을 거쳐간 일본 영화는 실사(만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게임 원작 영화), 애니메이션을 포함해 총 200여편.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원령공주', '붉은 돼지', '이웃집 토토로' 엔딩 크레딧에도 그녀의 이름이 나온다.


최근 번역한 작품은 2017년 1월 개봉한 ‘너의 이름은’, 10월 개봉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다. 국내 개봉한 일본 영화 중 흥행 1위(‘너의 이름은’·관객 약 367만명), 2위(‘하울의 움직이는 성'·관객 약 301만명)모두 강씨가 자막 번역에 참여했다. 

자막 번역가 강민하씨

출처jobsN

-일본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

"중학생 때 일본에서 한 달간 홈스테이(외국 일반 가정에서 체류하며 언어와 문화를 배우는 것)를 했어요. 일본어를 전혀 몰랐지만 TV를 보며 일본 문화를 접했죠. 일본어에 흥미를 느낀 건 대학생 때입니다. 1997년 도쿄의 쓰다주쿠 대학교에서 1년간 교환학생 생활을 했어요. ‘씨네 21’ 일본 통신원으로 활동해 신작(新作), 영화제 관련 취재기사를 썼습니다. 이타미 주조(‘장례식’, ‘단포포’의 감독)의 사망 소식을 현지에서 전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영화 번역 일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1998~2000년도에 ‘일본 대중 문화 개방’으로 일본 영화를 국내에서 많이 볼 수 있었어요. 원래 영화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극장을 매일 찾아가 영화를 봤죠. 자막 길이를 어떻게 넣어야 할 지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1998년 ‘아시아 아트 필름 페스티벌’에서 ‘무법송의 일생(이나가키 히로시 감독) 자막을 번역했습니다. 상업 영화로 번역한 첫 작품은 '우나기'(이마무라 쇼헤이 감독)에요."


-번역을 할 때 원칙이 있다면.

"개그 프로그램에서 나온 유행어는 되도록 쓰지 않아요. 시간이 지난 후에도 관객들이 영화를 볼 때 자막을 이해해야 하니까요. 선을 넘지 않으면서 재치 있는 자막을 만드는게 가장 어려워요. 단순히 번역만 하는 게 아니라 자막으로 일본 문화도 전달하기 때문에 사전조사는 필수죠. 영화 한 편을 번역할 때 작업 기간은 짧게는 열흘 길게는 2주일이 걸려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 ‘너의 이름은’은 약 3주 동안 작업했습니다. 자료 조사로 평소보다 오래 걸렸죠. 마감기한은 밤을 새더라도 꼭 지켜요."

강씨가 자막을 번역한 영화들

출처네이버 영화

-자막 제작 과정은.

"과거에 영화 필름에 동판으로 찍은 자막을 태워 넣었어요. 띄어쓰기를 포함해 세로로 한 줄에 8자가 들어갔습니다. 2000년 중후반부터 가로로 디지털 자막이 들어가 글자수 제한이 없어요. 대신 영화는 장면이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에 자막이 간결해야 해요. 1초 만에 지나가는 자막도 있기 때문에 한 눈에 들어오도록 대사를 줄입니다.


시나리오를 읽으며 120분 내외인 영화를 수십 번 돌려봐요. 자막이 대사 속도와 맞는지 캐릭터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울리는지 확인합니다.”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자막을 생략한다. 핵심적으로 전달할 내용, 감정, 단어에 집중한다. 감탄사, 어미를 줄이고 일본 관객을 웃긴 재밌는 장면은 한국 관객도 웃을 수 있도록 자막을 고민한다. 이를테면 ‘너의 이름은’에서 주인공 ‘미츠하’와 여동생 ‘요츠하’의 대화 중 ‘무녀가 씹어서 만든 술(쿠치카미사케)’을 ‘무녀 입 술’로 바꿔 중의적인 표현을 썼다. 찐 쌀을 씹어 타액으로 빚은 술을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재치있게 소개한 것.


시사(試寫·영화를 공개하기 전 비평가, 제작 관계자에게 시험적으로 상영)에서 자막이 입혀진 스크리너(영화를 검토할 때 보는 영상 파일)를 보며 오타 유무, 가독성, 줄배치가 어색하지 않은지 등을 보며 최종적으로 수정한다.


-일본 영화 감독들이 내한할 때 통역도 한다던데.

"1998년 제 3회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이와이 슌지 감독님 통역을 맡게 됐어요. 그 후로 인연이 돼 ‘러브레터(1995)’, ‘하나와 앨리스(2004)’, '뱀파이어(2011)' 자막을 번역했습니다. 영화 수입사에서 시사회 인터뷰 통역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영화 내용과 감독님의 의도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그런 제안이 많이 와요. 영화 홍보 기사도 쓰고 있어요."

'너의 이름은' 프로모션 행사 통역 중인 강민하씨

출처네이버 영화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그녀는 한 달에 두세편씩 꾸준히 자막 번역 의뢰가 들어온다. 수입은 부수입인 통역료를 포함해 일년에 약 5000만원이 넘는다. 현재 새로운 도전 중이다. 2018년 개봉 예정인 한·중·일 글로벌 프로젝트 애니메이션 ‘안녕, 티라노’(시즈노코분 감독) 프로듀서를 맡고 있다.


-영상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국내에선 영어로 된 영화 다음으로 일본영화를 많이 수입해요. 주 관객층은 20·30대라서 트렌드를 읽는 감각이 필요합니다. 번역가로 자격 조건이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않아, 등용문이 없어요. 외국어 공부도 중요하지만 국어 공부를 많이 했으면 합니다. 올바른 맞춤법, 단어를 알고 있어야 누구나 이해 가능한 번역을 할 수 있어요.”


글 jobsN 박성윤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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