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16채..'산전수전' 아이셋 주부, 집안 일으켜 세운 직업

조회수 2020. 9. 21. 17: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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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셋 키우던 주부가 집안 일으켜 세운 직업은?
경매 투자로 성공한 40대 주부
직장인 부업으로 추천

이현정(46)씨는 전국에 16채의 집이 있다. 2010년 무일푼으로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어 3년 만에 집 21채를 낙찰받았다. 대출로 집을 사고, 세를 놨다. 월세에서 은행 이자를 내고 남는 돈이 수익이 된다. 국세청과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임대 사업자다. 비교적 적은 돈으로 경매를 하기 때문에 큰 돈을 벌지는 못한다. 하지만 출퇴근 없는 자유로운 생활을 하면서도 대기업 고참급 직원 연봉을 번다. 아이 셋을 둔 평범한 주부에서 경매 전문가가 된 이씨는 관련 회사도 차리고, 책도 냈다.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잡스엔(jobsN)이 이씨를 만나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게 된 사연과 성공 비결을 물었다.

주부에서 경매 투자가로 변신한 이현정씨

위기에서 찾은 경매

직장 생활하다가 출산 후 퇴사했다. 2년 터울로 둘째가 태어났다. 남편은 작은 자동차 부품 공장을 했다. 생활이 힘들지는 않았지만 여유는 없었다. 아이 둘 키우며 틈나는 대로 일을 했다. 설문조사, 방청객, 드라마 보조출연 등의 각종 아르바이트를 했다. 유아용품 쇼핑몰 운영까지 해봤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때는 길에서 붉은악마 티셔츠도 팔았다. “돈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풍족하길 바라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돈이 조금 더 있으면 아이들이랑 자주 여행도 다닐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줄 수 있으니까요. 최대한 일거리를 찾았어요.”


2009년 셋째가 태어나면서 위기가 찾아왔다. 보험 영업을 할 때였다. 임신 후 휴직을 했다. 남편의 사업도 어려움을 겪었다. 출산 후 보험사로 복직했지만 수입이 많지는 않았다. 첫 아이가 중학교에 입학할 무렵이었다. 조금씩 교육비 부담이 생겼다. “돈을 더 벌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우연히 부동산 경매를 알게 됐어요. 경매 강의를 한 번 들어보니 해볼 수 있겠다 싶었어요. 그전까지는 경매는 물론 부동산에도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부동산 투자는 돈 많은 사람들만 하는 줄 알았죠. 하지만 아니더라고요.” 

출처: 이현정씨
낙찰받은 물건은 손 대야할 곳이 많다.

경매로 수익 올리기

강의를 듣고 3주 만에 첫 입찰, 두 달만에 낙찰을 받았다. 경기도 광주에 있는 30평대 아파트였다. 시세는 2억1000만원 정도였는데 1억 9000만원에 낙찰받았다. 경매 보증금 2000만원을 마이너스 통장으로 마련했고, 은행에서 1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낙찰 후 약간의 차익을 남기고 되팔 생각이었다. 하지만 시세대로 팔리지 않았다. 낙찰은 받았지만, 성공한 투자는 아니었던 것. 여윳돈이 없었다. 돈을 마련하기 위해 전세로 살던 서울 오금동 빌라에서 보증금을 빼서 그 집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세 보증금(9000만원)을 받아서 마이너스 통장을 해결하니 3000만원이 남았다.


그 돈으로 다시 경매 물건을 찾았다. 첫 낙찰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했다. 두 달 만에 경기도 용인의 아파트 2채를 낙찰받았다. 되팔아 3000만원의 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세금으로 1500만원을 냈다.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세법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기 매매 차익에 불이익을 주는 과세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알아봤더니 2년 넘게 집을 보유하고 있으면 집을 팔아도 일반 과세를 적용받더라고요. 이후에는 세를 놓고 임대 수익을 올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종잣돈이 넉넉지 않다 보니 서울에서는 입찰에 참여할 수 없었다. 연고가 없는 지방 물건들을 알아봤다. 경기도를 비롯해 강원·충청·전라·경상도에서 경매 물건을 찾았다. 2010년 경매 입문해, 3년 만에 21채의 집을 낙찰받았다. 현재는 16채의 주거용 부동산을 보유 중이다. “일단 대출을 받아서 낙찰받은 물건을 가져오고, 바로 세를 놓죠. 월세가 50만원이고 한 달 대출 이자가 30만원이면 20만원을 남기는 구조입니다. 세금도 당연히 내고요.” 

출처: 이현정씨
법원에서 진행되는 경매

경매 투자, 직장인 부업으로 추천

지방의 아파트는 서울보다 훨씬 저렴하다. 서울 집값의 10분의 1이면 살 수 있는 아파트도 많다. 이씨는 임대 수요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을 물색해 그 지역에 나온 경매 물건을 찍는다. 인터넷으로 그 물건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 인터넷 커뮤니티, 지자체 홈페이지 등을 활용한다. 사전 조사가 끝나면 현지답사를 간다. 현지답사는 사전 조사를 통해 파악한 정보가 맞는지를 확인하는 절차다. 현지답사 후 입찰 참여 여부를 결정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를 적어내느냐이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진다. 이씨가 입찰가를 정하는 기준은 단순하다. ‘어제 팔린(혹은 팔렸을) 가격보다 싸게.’ 이 가격은 사전 조사와 현장 답사를 통해 얻은 정보로 산출된다. “입찰가에서 십만원 단위 이하는 큰 의미가 없어요. 보통 행운의 숫자를 적어내죠.” 낙찰률은 10~20% 정도. 패찰할 때도 많다. 낙찰에는 운도 많이 따른다. 시세보다 높게 썼는데 패찰할 때도 있고, 최저가를 썼는데 낙찰받을 때도 있다. “낙찰에만 신경 쓰느라 무리해서 가격을 적어내면 손해가 크죠. 그 가격으로 낙찰받아도 아무 후회가 없는지 신중히 결정해야 합니다. 임대용 물건은 임대 수익이 나는 금액을 쓰는 게 중요하죠. 아무리 시세보다 저렴해도 임대 수익이 안 나오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 대출로 투자금을 마련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이씨에게 민감한 변수다. 대비 차원에서 임대수익을 계산을 할 때, 금리를 5% 정도로 가정한다. 아무리 현재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낮아도(연 1.25%), 언제 금리가 오를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씨는 부동산 경매 투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안타깝다고 했다. 경매 투자의 사회적 순기능이 분명히 있고, 세금을 다 내면서 하는 일이라는 것. “경매로 넘어왔다는 것은 돈을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죠. 낙찰을 통해 얽힌 금전 관계를 풀어주는 사회적 순기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투기 세력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전혀 다른 분야죠. 임대사업자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세금도 꼬박꼬박 내고요. 무리해서 전업으로 뛰어들기보다는 부업으로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분야라고 생각해요.”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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