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가 인정한 젊은 한국인, 고교 성적표 보니

조회수 2020. 9. 24. 01: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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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153명중 114등→카이스트→NASA 최우수상..'우주 덕후' 성공기
우주공학 엔지니어 이은광씨
카이스트 시절 美NASA 대회서 최우수상
학창시절 공부 흥미없어 하위권 성적

"제 꿈은 우주 비행입니다. 기술분야 최정점에 있는 우주공학 엔지니어라는게 자랑스럽습니다."


우주라는 미지의 공간에 어린시절 꿈을 쏘아올린 이가 있다. 세계 3대 인공위성 제작업체인 '쎄트렉아이' 이은광(25) 엔지니어다.

출처: 본인 제공
이은광씨와 팀원들 수상 기념사진(왼)·미 항공우주국 RASCAL 대회 최우수상 상장(오)

그는 카이스트 우주항공학과 석사 졸업을 앞둔 2017년 6월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주관하는 항공우주임무설계 세계 경진대회(RASC-AL)에 출전해 최우수상을 받았다.


그가 결성한 팀이 참여한 분야는 '장기간 유인 우주 미션 수행을 위한 물자 전송 시스템 설계'. 쉽게 말해 '우주 공간에 필요한 물자 조달에 쓸 우주선을 설계해보라'는 것이다. 팀은 "우주 수송시 발생할 수 있는 돌발상황을 고려하면서도 경제적 효율성을 극대화했다"는호평을 받고 우승을 차지했다.


NASA에서도 인정한 실력…고등학교 땐 150명 중 114등


이씨는 광주동성고를 나왔다. 일반 인문계인 이 학교에서 그가 고2 1학기에 받은 성적표는 전체 150여명 중 114등. 공부엔 흥미가 없었다. "공부할 의지가 없었습니다. 목표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는 세계 3대 인공위성 제작업체 '쎄트렉아이'(Satrec Initiative)의 엔지니어다. 항공우주기술은 그 어렵다는 수학, 물리학의 결정체다. 그는 이 회사에서 인공위성이 우주를 순항할 수 있도록 하는 로켓 추진기를 만든다. '꼴찌의 반란'이라 할만하다.

출처: jobsN

-어린시절부터 꿈이 확고했나


"'공부는 왜 하지'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어릴 때는 우주선 모형을 조립하고 놀면서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몰라 방황했어요. 고등학교 2학년 담임선생님께서 우주에 흥미를 느끼던 저를 보고 항공우주학과라는 전공과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들을 알려주셨어요. 뚜렷한 진로가 생긴 뒤에는 공부에 재미가 붙어 성적이 올랐고 원하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늦게 공부를 시작한 제자가 성적이 조금만 올라도 큰 독려를 해줬다. 그는 잠을 줄여가며 매일 14~16시간 공부에만 매진했다. 학교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우면 밤새워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고3 수능시험 성적으로 전교 14등을 했다. 

출처: 이은광씨 제공
고등학교 때의 스터디 플래너

-바로 카이스트에 입학한건가


"한국 항공대 항공우주 및 기계공학부에 입학했어요. 입학 후 전공 공부가 재미있어서 좋은 학점을 받아 카이스트에 편입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졸업 후 카이스트에서 석사과정에 들어가 졸업 전인 2016년 11월 초 팀을 결성해 NASA에서 주관하는 라스칼(Rascal) 대회에 출전했습니다."


-항공우주임무설계 경연대회(Rasc-AL) 때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대회에 참가한 다른 국가 학생들 중에는 경영학과·생명공학과 같이 비전공 학생들도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참가자들의 창의성만을 심사하는 대회였기 때문입니다. 미국 학교가 포함돼야만 한다는 규정에 따라 연합팀을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의사 소통이었습니다. 달과 지구사이 어떤 곳을 목적지로 삼을 것인가. 수송 시스템에 들어가는 연료까지 온갖 문제를 영어로 토론해야 했습니다."


그는 석사 졸업을 앞두고 한 대기업에서 최고 수준 제의를 받았다. 박사과정뿐 아니라 1년간 해외 박사 후 과정(Post Doctor·포닥)까지 전 과정 학비 등을 내주겠으니 공부를 마치고 회사 연구원으로 입사하란 것이었다. 문제는 대학원에 진학해 세부전공을 바꾸라는 조건이었다. 우주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제안을 거절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꼽히는 위성 제작 회사, 쎄트렉아이


결국 그가 선택한 일자리는 대전 대덕특구연구단지에 있는 '쎄트렉아이'다. 지구관측용 소형 인공위성을 만들어 해외로 수출하는 회사다. 

출처: 쎄트렉아이 제공
자유로운 기업문화로 유명한 쎄트렉아이

-쎄트렉아이를 선택한 이유는


"자율 출·퇴근이 가능한 점, 10년 장기근무자 대상 1년간 휴식 가능한 안식년 제도, 5년 근무자에게 주어지는 2주 가량의 유급휴가 등 사내 복지가 좋습니다. 해외교육도 있습니다. 직원 가족들의 가족보험과 생명보험도 회사에서 들어줍니다. 신입 직원도 자유롭게 임원진에게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문화도 큰 장점입니다."


1인당 면접 2시간 이상


김병진 쎄트렉아이 대표는 2013년 한 인터뷰에서 "면접을 보면 지원자들이 울고 간다"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혹독하게 검증한다는 의미다. 인공위성 1대 제작에는 수백~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된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우주로 쏘아올리면 사후 보완이 불가능하다. 책임감과 사명감이 중요하다. 쎄트렉아이는 채용 전 과정에서 지원자가 이 덕목을 갖췄는지 검증한다. 지원자 한 명을 앞에 앉혀두고 2시간 이상 철저히 심사한다. 

출처: jobsN
쎄트렉아이 전경

-면접은 어떻게 진행됐나


"인성면접 1차는 2시간 30분정도가 걸렸습니다. 지원자는 2명, 면접관은 7명이었습니다. 전공 관련 자유 주제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했습니다. 질문 토의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가가 관건이었습니다. 2차 임원면접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을 받았습니다. 저 혼자 들어가서 면접관 7명과 1시간 30분 가량 질의응답을 했습니다."


전 직원의 80%가 연구개발 인력으로 구성된 쎄트렉아이의 연봉 및 급여제도는 학위 취득에 따라 차이가 난다. 학사의 경우 초봉 3000만~4000만원, 석사는 4000만원대, 박사 학위 취득자는 5000만원대다. 평균연봉은 5353만원선이다.


21세기는 '우주시대'


"우주항공분야는 가장 유망한 미래 산업입니다. '스페이스 마이닝'(space mining)만 봐도 그렇습니다. 스페이스 마이닝은 우주 행성에서 광물 등을 추출해 지구에 들여와 자원으로 쓰는 우주자원채굴 사업이죠. 우주에는 표면 전체가 백금인 소행성도 있습니다. 우주에서 금을 채취하는 시대가 도래하는 겁니다."


스페이스 마이닝은 전기자동차 테슬라X의 CEO 일론 머스크(46)도 투자한 우주사업 중 하나다. 한국에도 머지않아 그를 능가하는 우주개발가가 탄생할 수 있을까. 이은광씨는 "현장에서 다양한 노하우를 배워 먼 미래에는 엔지니어를 넘어선 사업성 기술경영자를 꿈꾼다"고 말했다.


글 jobsN 김지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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