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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 방송인→숙대 최고 인기 '교수님' 변신한 이사람은?

조회수 2020. 9. 24. 00:4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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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외국 방송인에서 유능한 교수님으로 변신한 이다도시
코믹한 이미지의 방송인 이다도시
2012년부터 숙대 교수로
방송보다 가르치는 일이 더 행복
출처: jobsN
자신의 연구실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다도시 교수

한국 말 잘하는 프랑스 사람에서 ‘프랑스 말 잘하는 한국 사람’이 된 지 20년이 넘었다. 1996년 귀화했다. 주민등록증 이름은 ‘도시이다(48)’. 한국인이기 때문에 당연히 이름·성(姓) 순이 아닌 성·이름 순으로 쓴다. 2012년 교수가 됐다. 도시 교수는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에서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를 가르친다.


처음엔 사람들이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교수가 된 그를 봤다. 코믹한 이미지의 방송 경력때문이었다. “사람들이 ’작은 실수라도 하나 해봐라’라고 벼르는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방송 오래한 사람이 교수를 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도 많았고요. 악플이 정말 많이 달렸죠.” 5년이 지난 현재 그는 숙명여대 최고 인기 교수 중 한 명이다. 강의를 호평하는 학생들이 많다. 

출처: jobsN, 도시 교수 제공
숙명여대 프랑스언어문화학과 이다도시 교수

방송에서처럼 열정적이고 친근한 교수님


그는 이번 학기 네 과목을 맡았다. ‘프랑스어 회화, 프랑스어 공인인증시험(DELF) 준비반, 멀티미디어 불어, 비즈니스 불어’다. 수업 스타일은 방송에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낸다.


비즈니스 불어는 그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강의다. 한불상공회의소 이사인 도시 교수는 프랑스 회사 임원이나 한국법인 대표들을 초청해 종종 특강을 연다. 한국에 진출한 프랑스 회사는 300개가 넘는다. 프랑스 회사 입사에 대한 구체적인 팁과 생생한 사내 문화를 들을 수 있어서 학생들 반응이 좋다. 또 이 수업에서는 프랑스 회사에 취직하면 어떤 말을 사용해야하는지, 거래처에 이메일 보내는 법, 전화받는 법 등 실용적인 내용도 알려준다. 

이다도시 교수

“학생들이 어떤 걸 기대하는지 잘 알아요. 원하는 부분을 맞춰주고, 실제로 많이 쓸 수 있는 것들을 가르칩니다. 자신감을 심어주고, 꿈을 키워주는 것에도 중점을 두죠.”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인 그는 르 아브르(Le havre)대학에서 언어학과 경영학을 전공했다. 동대학원 경영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을 때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아시아 비즈니스를 전공했는데, 그 중에서도 한국을 연구했다.


한국 회사에서 3개월간 일하는 과제를 위해 대학원 졸업 직전인 1991년 처음 한국에 왔다. 한국에 반해 대학원 졸업 후, 눌러 앉게 됐다. 1992년부터 5년간 연세대에서 불어를 가르치는 시간강사로 일했다. 시간강사 일을 하면서 EBS 불어 강사로 스카우트됐다. EBS 출연을 계기로 본격적인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이다도시 교수와 두 아들

방송과 기업체 대상 강연·컨설팅 업무도


도시 교수는 한국에서 사업하는 프랑스 회사에 조언하거나 기업체 임직원 대상 강연도 한다. 방송 출연도 하지만 예전에 비해선 횟수를 많이 줄였다. “일의 비율을 따지자면 교수, 기업 컨설팅 및 강연, 방송이 각각 70%, 20%, 10% 정도입니다. 논문 작성, 연구도 해야해서 시간 할애하기가 쉽지 않아요.”


논문은 한 학기에 한 편을 쓴다. 최근에는 프랑스 소설가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관련 논문을 썼다. 2007년 출간한 ‘한국, 수다로 풀다’의 후속작도 쓰고 있다. 지난 10년간 많은 일이 있었다. 새로운 직업을 얻었고, 2010년 이혼했다. 이혼과 함께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은 시기도 있었다.


교수 임용에 지원한 이유 중에는 안정적인 수입원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두 아들을 혼자 키워야하는 상황에서 수입이 들쑥날쑥한 방송 일에만 의존하는 것이 불안했다.


“저는 귀화한 한국 여성이고, 워킹맘이자 싱글맘이예요. 한국 사회에서 매우 마이너리티한 위치에 있습니다. 상처 받은 적도 많아요. 느낀 점을 담담히 쓰고 있어요.” 

2017년 6월 프랑스 문화부 장관이 숙대에 방문했을 때

佛회사, 적극적이고 비판할 줄 아는 사람 원해


도시 교수가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학생들의 취업이다. 제자들이 프랑스 회사나 프랑스와 관련된 곳에서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25년간 한국 생활을 하며 쌓은 인맥을 총동원해 취업을 알선하기도 한다. 취업에 성공한 제자들이 찾아와 감사 인사를 전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아프리카의 무역량이 늘고, 경제가 발전하고 있어요. 아프리카는 대부분 불어를 씁니다. 불어 잘하는 한국 학생들 찾는 회사가 많아요. 학생들 중에는 프랑스 회사라고 하면 샤넬, 로레알과 같은 큰 회사만 생각하는 경우가 있어요. 잘못된 생각이예요.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은 탄탄한 프랑스 회사가 많거든요. 아직 한국 진출 초기 단계여서 직원 수가 적은 곳들이죠. 이런 곳에서 일하면 불어 실력도 금방 늘고, 처음부터 책임자급 위치에서 일할 수도 있어요. 적극 도전해야합니다.”

이다도시 교수와 두 아들

프랑스 회사는 수동적인 사람은 꺼린다. 위트있고, 적극적이며 비판할 줄 아는 사람을 원한다. 프랑스 회사에서 일하려면 시키는 일을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고,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면 싫은 소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 학생들은 정말 성실한데, 약간 수동적인 경향이 있어요.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드러내야해요. 싸워서 이긴다는 도전정신 같은 것도 필요하고요.”


성공적인 인생 2막을 연 그는 “가르치는 일이 방송보다 훨씬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말한다. 조만간 사회학 박사과정에 도전할 계획이다. 한국 사회 연구를 주제로 정했다. “계속 학교에 남아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어요. 연구하고, 책 쓰는 것도 행복합니다. 저를 있게 해 준 방송도 정말 사랑하지만요. 행복한 한국인으로 살고 싶습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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