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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시험이 특징
스펙 무관 블라인드 채용 지향
계열사별로 다양한 복지 제도 운영

한 지원자가 품에서 마이크를 꺼내들었다. 자기소개를 읊은 뒤, 자신의 경험을 회사 비전과 연결시킨 내용으로 랩을 시작했다. 면접 중 날아온 “본인의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경험이 있습니까?”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이었다. 랩을 마친 뒤, 이 지원자는 “대학 힙합동아리 출신이다”며 “젊음과 패기, 소통하는 열린 회사, 그리고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금호아시아나계 항공사인 에어서울 역량면접 중 실제 벌어졌던 일이다. 이 지원자는 현재 에어서울 세일즈 마케팅 팀에서 이벤트를 담당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대학교 힙합동아리 경험은 얼핏 보면 직무역량과 무관해 보이지만, 이것을 회사가 요구하는 가치에 잘 녹여내 시너지를 낸 훌륭한 사례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힙합 동아리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을 회사 업무와 가치에 녹여 자신을 어필했다는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하반기 공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2017년 하반기 신입사원 그룹 공채를 시작했다. 오는 26일 오후 6시까지 입사지원서를 받는다. 채용 계열사는 금호고속, 금호터미널, 금호건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에어부산, 에어서울 8곳이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 → 직무적성검사 → 1차면접(역량면접/집단토의) → 2차면접(인성면접) → 건강검진 → 최종합격 순이다. 지원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채용홈페이지에서 희망하는 회사와 직무를 선택해야 한다. 1지망과 2지망을 고를 수 있다. 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 등 근무지도 선택할 수 있다.

서류전형 합격자는 10월 18일 그룹 오후 2시 홈페이지에서 발표하고 지원자 이메일로도 알릴 예정이다. 사흘 뒤인 10월 21일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을 치른다. 이후 면접을 진행해 12월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입사는 2018년 1월이다.  

서류전형

금호아시아나는 입사지원서에 증명사진 기재란이 없다. 겉모습이 아닌 직무 역량만을 보는 ‘블라인드 채용’을 하겠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신체정보 등 직무 역량과 무관한 다른 항목도 모두 빠져 있다.

자기소개서는 지원자의 경험을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표현하면 좋다. 금호아시아나그룹 HR 담당자는 “단순 나열하는 방식보다 지원하려는 회사에 대한 애정, 입사 후 포부를 함께 적어 자연스럽게 연결하는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기소개서에서는 5가지를 묻는다. 각 질문에 100~500자로 답해야 한다. 지난 상반기 공채 때와 내용이 완전히 동일하다.

1. 귀하가 금호아시아나그룹(1지망회사)을 지원하게 된 동기에 대해 서술해 주십시오.

2. 입사 후 10년 내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이며, 그것을 추구하는 이유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서술해 주십시오.

3. 귀하가 지원한 직무는 무엇이며, 해당 직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와 이를 잘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를 본인의 역량, 준비과정 및 관련 경험을 근거로 서술해 주십시오.

4. 도전적인 목표를 정하고 열정적으로 일을 추진했던 경험과 관련 추진과정에서 겪은 어려움, 이를 극복한 방법, 그리고 그 일의 결과를 중심으로 서술해 주십시오

5. 자신의 윤리∙도덕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손해나 희생을 감수하고 일을 수행한 경험이 있다면 서술해 주십시오. 

필기시험

직무적성검사와 한자시험은 총 3시간에 걸쳐 본다. 직무적성검사는 언어, 수리, 지각, 공간, 상황판단능력, 상식(역사 포함) 등을 평가하는 직무능력검사와 인성검사로 나뉜다.

한자시험은 모두 객관식이며, 50문항이다. 독음, 맞는 의미 고르기, 괄호 채우기, 사자성어 등이 출제된다. 문제 난이도는 한자능력검정시험 3~4급 정도 수준으로, 생활한자능력을 검증하는 정도다. ‘표리부동’, ‘소탐대실’ 등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자어를 제시하고 독음을 맞추라는 문제가 나오기도 했다. 그룹 채용 홈페이지에서 한자 기출문제 예시를 제공한다. 

1차 면접

1차 면접은 역량 면접과 집단 토의가 있다. 역량면접에는 주로 팀장 등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단편적인 질문이 아니라 지원자의 경험에 대한 구체적인 질문들이 이어진다. 예를 들면 지원자가 어떤 경험을 말할 때 생각한 것과 그 이유, 문제가 있었다면 이를 해결한 구체적인 행동, 행동의 결과, 경험을 통해 배운 점은 무엇인지 연속해서 질문이 나온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경험을 과장하거나 사실과 다르게 말하는 지원자는 질문이 이어질 때 말문이 막히거나 앞뒤가 맞지 않아 답이 꼬이게 되기 마련”이라며 “자신의 개성을 진솔하게 보여주는 답변이라면, 좀 이상해 보일지라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과거 채용에서 금호리조트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으며 그때 어떤 생각을 하고 행동했는가’, 아시아나항공은 ‘서비스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등을 물었다.

집단 토의 면접은 과거나 현재 이슈가 된 정치, 사회, 문화 쟁점을 다룬다. 계열사별로 주제가 크게 다르진 않으며,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팀워크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정치·사회·문화 등 일반적인 분야에서 과거 이슈가 됐던 주제를 준다. 2016년 아시아나항공 집단토의에서는 ‘자동차세 과세기준 변경(배기량 → 자동차 값)’에 대한 주제가 나왔다.

‘블라인드 채용’은 면접에서도 적용돼, 면접관들에게는 입사지원서 내용 중 자기소개서만이 전달된다. 즉, 면접관들은 지원자의 스펙을 모른 채로 면접을 진행한다.

2차 면접

2차 면접은 지원자의 인성평가에 무게를 둔다. 각 계열사 임원이나 대표이사가 면접관으로 나온다.

자기소개서를 기반으로 한 질문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원한 계열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물어본다. 자신이 지원한 회사에 대해 홈페이지, 기사 등을 읽어 미리 잘 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지원 회사에 대한 기본적 이해나 관심도 없이 기계적으로 지원한 티가 나면, 면접관 눈에 들기 어렵다.

“본인만의 차별화된 장점(강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평소 생활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신이나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인간관계에서 어려웠던 경험과 이를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등이 질문으로 나왔었다.

각 전형엔 이전 단계 전형 점수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즉 ‘제로 베이스’ 방식이다. 합격자 수를 미리 정해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우수자원이 많으면 통과자도 많아지고 그 반대라면 거르는 수도 늘어난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면접 복장 규정은 따로 없지만, 지원자 대부분이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온다”며 “하지만 옷차림이나 메이크업 등은 면접 결과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연봉과 복지

계열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초봉은 3600만원~3800만원 사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승무원 초봉이 3500만원 선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임직원은 에어부산,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을 이용할 때 10~5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주 금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오후 5시 정시 퇴근을 독려하고 있다. 또한 임직원 직계가족, 배우자와 그 직계가족에게도 매년 직원복지용 국내외 할인항공권을 일정 수 제공한다. 2010년부터는 직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외부 전문인력(심리상담사)이 상주하는 ‘OZ 휴(休)포트’를 운영하고 있다. 본인의 적성, 업무 스트레스, 대인관계, 부부관계, 자녀문제 등 개인 고민상담을 할 수 있다.

금호건설은 직원들이 직접 발족하고 운영하는 동호회를 지원하고 있다. 현재 11개 동호회(등산, 캠핑, 볼링, 테니스, 축구 등)가 운영되고 있으며, 임직원 동호회 활동 시 가족 참여도 가능하다. 또 연차휴가 신청사유 보고 강요하지 않기, 매월 1일 이상 사용하기 등 자유로운 연차 사용을 장려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HR팀 채용담당 전우진 대리가 이 글 작성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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