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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 희망연봉에 ‘1억’ 써도 될까?

16년차 베테랑 헤드헌터가 말하는 '똑똑하게 이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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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잡한 이야기 팟캐스트 진행자 윤재홍
팟캐스트→공중파 진출, 마리텔 등 출연
헤드헌터의 삶과 똑똑하게 이직하기

이직 시장도 취업 시장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대규모로 뽑는 신입공채와 달리 경력직은 수시·상시 채용이 일반적이라 취업보다 정보가 부족하다.


윤재홍(47)씨는 헤드헌터다. 이직 시장이 그의 삶의 터전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찾아 추천해준다. 전자계산학을 전공한 그의 첫 직장은 천리안이나 하이텔 같은 PC통신서비스회사였다. 1998년 SKT 정보사업부 사원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2002년 서치펌(헤드헌터 회사) 프로매치코리아로 이직했다. 올해 16년차 헤드헌터다.


2014년 팟캐스트 ‘난잡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려울 난(難)자에 직업을 뜻하는 잡(JOB)을 합했다. 어려운 직업 이야기를 쉽게 풀어 전해준다는 의미다. ‘경제’ 분야에선 50위권에 꾸준히 들었다. 직업 팟캐스트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방송에도 진출했다. tvN ‘젠틀맨 리그’,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에서 방송인 못지않은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윤씨를 만나 헤드헌터로 사는 법, 최신 이직 트렌드와 이직 노하우를 들었다.

윤재홍 헤드헌터.

출처jobsN

헤드헌터가 일하는 법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외국계 기업을 빼고는 헤드헌터를 통해 인재를 구하는 기업은 거의 없었다. 발로 뛰며 기업을 찾아다녀야 했다. 문전박대 당한 적도 많다. "헤드헌터 일이 저와 안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힘들어서 IT기기 편집숍 사업을 하며 잠깐 한눈 판 적도 있습니다. 그때 아파트 한채 날린 것 같아요."


헤드헌터는 출·퇴근 시간이 없고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그는 하루에 수십통씩 쏟아지는 이메일을 확인하는 일로 하루를 시작한다. “의뢰한 기업(고객사)이 원하는 인재(후보자)를 찾기 위해 직무설명서(job description·이하 JD)를 작성하고 JD에 맞는 적합한 인재를 찾습니다. 지인 추천을 받거나, 링크드인 같은 인맥사이트·직무 커뮤니티·SNS에서 직접 인재를 찾아다니기도 합니다. 이후 이력서를 점검하고 면접 일정을 잡습니다. 후보자의 연봉 및 직급을 협상하는 일도 합니다.”


헤드헌터는 기본급이 없다. 철저한 성과급제다. 의뢰한 기업(고객사)에 추천한 사람(후보자)이 취업하면 후보자 연봉의 약 15~25%를 수수료로 고객사에게 받는다. 업계 평균을 보면 연봉 3000만원 미만은 15%, 3000만원 이상 6000만원 미만은 20%, 6000만원 이상은 25%다. 그는 정확한 수입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수입이 “대기업 부장급”이라고 밝혔다.


“저는 수수료 15% 이하는 소개하지 않습니다. 요즘 수수료를 싸게 해준다며 염가경쟁을 하는 곳이 많이 보입니다. 기업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데 급급해 잘못된 매칭을 할 수 있어요.”


헤드헌터는 혼자서만 일하진 않는다. 담당 분야가 아닐 때는 동료 헤드헌터와 함께 인재를 찾는다. “이런 경우까지 합하면 몇명을 매칭했는지 따지기가 어렵네요. 잘하면 한달에 한명 정도 매칭에 성공하는 것 같습니다.”


추천 후보자의 조건이 기업이 원하는 조건과 다르면 의견을 조율해 매칭할 수도 있다. “만약 기업에서 연봉 6000만원을 줄 30대 개발자를 찾고 있다고 해봅시다. 후보자 나이가 40대이거나, 연봉을 좀더 높게 받길 원할 수 있어요. 기업과 후보자 사이에서 이런 의견을 조율하는 것도 헤드헌터의 역할입니다.”


‘인맥 관리 능력’도 중요하다. “고객사 HR담당이 군대 후임이라거나, 기업에 추천할 후보자가 딸 친구 아빠가 아는 사이라던지 하는 연결고리가 무수히 많습니다. 이런 인맥과 우연이 헤드헌터에게는 큰 자산이자 리스크입니다. 잘 관리하면 장점이지만 관리하지 못하면 문제가 생기죠.”

MBC 예능 마이리틀텔레비전에 출연했을 때 모습.

출처MBC '마이리틀텔레비전' 캡처, 윤재홍 헤드헌터 제공

요즘 이직 트렌드 3가지


직장인이 이직을 결심하는 이유는 다양한다. ‘불만족스러운 연봉 및 기업문화’, ‘직무 부적응’, ‘비전 없는 회사’ 등이다. 최근엔 수직적인 기업문화가 싫어 이직하는 사례가 늘었다. 윤씨가 맡았던 매칭 사례 중 대기업에서 최연소 부장 대우를 받는 직원이 스타트업에 CTO(최고기술경영자)로 이직한 경우가 있다.


“연봉이 3분의 1가량 줄었지만 지금까지 만족하며 다니고 있어요. 스톡옵션을 받았고 회사가 상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실제 기업·조직 문화가 수평적인지부터 따지는 후보자가 많습니다.”


기업의 요구도 변한다. 최근 짧은 기간 근무하는 인력인 ‘템퍼러리(temporary)’ 또는 ‘긱스(gigs)’를 찾는 기업이 늘었다. 출산·육아휴직을 하는 직장인, 일을 쉬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갭이어족(gapyear族)이 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템퍼러리도 문제는 있습니다. 수입이 일정치 않아요. 제 주변에도 ‘산휴대체전문직업인’이 있지만 대부분 안정적인 직장을 원합니다. 휴직 중이던 직원 대부분은 다시 돌아와서 템퍼러리는 정규직으로 전환되기 힘들어요. 육아휴직을 할 수 있다는 건 그 회사가 좋은 곳이라는 뜻이니까요.”


요즘 인재를 많이 찾는 분야는 IT업계다. “모바일·핀테크, 특히 앱개발, UI·UX 디자인, 데이터 분석, 마케팅 인재를 많이 찾습니다. 이 분야는 기업이 원하는 직무 능력이 세밀하고 정확한데, 실무 경험이 풍부한 인재가 많지 않은 편입니다. 이 분야 실무에 자신 있다면 적극적으로 이직을 고려해도 좋습니다.” 

tvN 젠틀맨 리그에 출연했을 때 모습.

출처tvN '젠틀맨 리그' 캡처, 윤재홍 헤드헌터 제공

똑똑하게 이직하려면


잦은 이직은 성공적인 이직을 망치는 ‘독’이다. 공백이 6개월 이상인데 퇴사 사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하면 추천하지 않는다. “정확한 퇴사 사유란 ‘폐업’이나 ‘임금 체불’, ‘건강상 이유’ 정도입니다. 한 회사에 3년은 다녀야 해요. 최소한 무조건 1년은 있어야 합니다.”


대부분 경력 이력서는 자유양식이 많다. “인적사항 아래 ‘핵심역량’을 기술하세요. 4~5줄로 압축해 적습니다. 자기소개서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보유’라고 적으면 될걸 ‘사람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며···’하는 식으로 길게 쓰지 마세요. 또 JD에 나와있는 내용을 강조해야 좋습니다.”

부정적인 단어는 피해야 한다. “‘성격’에 대해 잘못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기적인 성격을 봉사활동으로 고쳤다’는 식으로 말하는 분들이 많은데 주의해야 합니다. 성격이 나쁘지만 고쳤다고 하는데 증명하기가 힘듭니다. 그마나 ‘컴퓨터 전공이라 인문학 지식이 부족하다 생각했는데 책을 꾸준히 읽었다’는 게 낫습니다. 책을 읽었다는 건 면접에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경력직이라도 ‘입사 후 포부’를 쓰는 게 좋다. “회사를 얼마나 알고 있고,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항목입니다.” 헤드헌터 한명 정도는 알아두는 게 좋다. 좋은 자리가 났을 때 추천해줄 가능성이 있다. 또 업계에서 자신의 가치가 어느 정도 되는지를 알 수 있다. 'PR인의 모임', '유통업 종사자의 모임' 등 직무 커뮤니티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도 좋다. "헤드헌터들이 좋은 인재를 찾기 위해 유심히 보는 곳 중 하나입니다."


많은 직장인들의 관심사는 ‘연봉을 올리는 법’이다. 연봉이 크게 오르길 꿈꾸지만 현실에서 이뤄질 확률은 드물다. 통상 이직 시 최종연봉에서 10% 정도를 더 받을 수 있다.

“기업에는 '연봉테이블'이 있습니다. 이직을 처음 하는 경우라면 이 연봉테이블을 따릅니다. 이력서에 희망연봉을 적어야 한다면 ‘회사 내규에 따름’ 혹은 ‘면접 시 협의’로 쓰는 게 정답입니다. 자신의 카드를 숨기고 회사 내규를 확인하세요. 전 직장 최종연봉을 적어야 한다면 ‘기본급(+성과급)’ 형태로 쓰는 게 좋습니다.” 

음식점 사장, 제주도 펜션 사장부터 기자, 주류회사 영업사원, 승무원, 캘리그라퍼, 토익 강사, 성교육 강사 등 주변에서 친근하게 볼 수 있는 직업부터 이색직업까지 다양하게 다룬다. "출연자에게 방송 녹음 전 30개 정도 질문을 드립니다. 이 직업을 갖기 전 어떤 아르바이트를 했는지를 꼭 묻습니다. 강·약점, 앞으로의 꿈, 이 직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해주고 싶은 말도 빼놓지 않아요."

출처윤재홍 헤드헌터 제공

한 우물을 오래 파라


헤드헌터는 ‘일자리’와 밀접한 직업이다. 윤씨는 간접적으로 나마 모든 직업을 경험해보고 싶어 팟캐스트를 시작했다. 진로와 꿈을 두고 고민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기획·섭외·녹음·진행·편집·홍보까지 혼자 다한다. 지금까지 약 170명의 직업인이 출연했다. “처음엔 지인에게 밥 사 먹여가면서 섭외했어요. ‘돈도 안되는데 이걸 왜하냐’는 소리도 많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출연 요청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는 이직을 돕는 사람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 우물을 오래 파라'고 조언했다. “헤드헌터 일이든, 팟캐스트이든 한 우물을 오래 파니 인정받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이직은 ‘여태껏 해온 일을 바탕으로 앞으로 이 일도 할 수 있을 것’을 증명해야만 성공합니다. 회사는 옮길 수 있지만 자신의 ‘직업’은 쉽게 바꾸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헤드헌터 일이 처음에 제게 맞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깨지고 부딪혀 볼 용기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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