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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뚱뚱해서 모델 안돼” 소리에 5년만에 변신

71㎏ 피팅 모델이 말하는 '편견에 맞서 싸운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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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사이즈 '플러스사이즈 모델' 염윤혜氏
편견 극복하고 개성있는 모델로 데뷔
나를 사랑해야만 할 수 있는 일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꿈을 꿋꿋이 지켜가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일 중 하나다. 가장 힘든 일이기도 하다. 염윤혜(22)씨는 여성의류 쇼핑몰 ‘제이스타일’의 전속모델이다. 키 168㎝에 몸무게는 71㎏. 허리는 32인치다. 77사이즈를 입는다. 일반적인 쇼핑몰 모델과는 많이 다른 프로필이다. 체격이 큰 ‘플러스사이즈 모델’이기 때문이다. 

플러스사이즈모델 염윤혜씨와 염씨의 프로필

고등학교 때 처음 모델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은 뜯어말렸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틀렸다는 사실을 증명해 보였다.


염씨는 다른 모델들처럼 미니스커트, 비키니 수영복, 밀착 원피스를 입고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포즈를 취한다. 모델 일을 시작한지 이제 3개월. 틈만 나면 자세와 표정 연습을 한다. 아직은 카메라 앞이 낯설다. “턱을 어떤 각도로 내려야 하는지, 어떻게 서 있어야 각선미가 극대화 되는지 늘 연구하고, 운동하고, 공부해요. 부족한 게 많아요.” 

플러스사이즈모델 염윤혜씨

출처제이스타일 화면 캡처

170:1 경쟁률 뚫고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염씨는 제이스타일 주최로 2017년 5월 열린 ‘2017 플러스사이즈 모델 콘테스트’ 우승자. 이 콘테스트에는 키 160㎝, 77사이즈 이상인 여성만 참가할 수 있다. 2016년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렸다.


170명이 지원했다. 서류심사와 면접, 카메라 테스트를 거쳐서 콘테스트 무대에 오를 8명을 추렸다. 8명은 자신이 고른 옷으로 입고 런웨이를 걷고,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주제가 ‘픽미(pick me)’를 불렀다.


우승자는 면접부터 콘테스트까지 2개월여간 참가자들을 지켜본 제이스타일 심사위원들이 항목 별로 점수를 매겨 선정한다. 제이스타일 장선애 팀장은 “염윤혜씨가 옷을 고르는 센스, 화장 기술, 성실성 등에서 고루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말했다.


우승자는 1년간 제이스타일 전속모델로 활동한다. 염씨는 지난 6월부터 출근했다.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주 4일 근무다.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옷을 입고 촬영을 한다. 쇼핑몰 의상을 직접 골라 입고, 셀카를 찍어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린 후 고객들과 댓글로 소통하는 일도 한다.

플러스사이즈 모델로 활동중인 염윤혜씨

출처제이스타일 제공

“외국의 10대 소녀가 보낸 메시지가 기억에 남아요. ‘자기는 뚱뚱한 여학생인데, 학교를 가면 항상 따돌림 당한다, 심지어 돼지라고 놀린다. 상처 많이 받았다. 너를 보면서 자신감을 가져보려고 한다. 널 보면서 희망이 생겼고, 그래서 매일 웃는 얼굴로 학교에 갈 거다. 난 나를 소중하게 생각할거다’라는 내용이었죠. 이렇게 마음을 전해준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동이었어요. 제가 하는 일에 책임감을 갖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수가 꿈이었던 소녀


경기도 파주에서 나고 자랐다. 초등학교 입학 전, 부모님 이혼으로 아버지와 살았다. 아버지는 일 때문에 새벽에 나가서 밤 늦게 들어왔다.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컸다. 형제도 없고, 집에만 있다 보니 TV가 유일한 친구였다. 아이돌 그룹의 화려한 공연을 보며 가수를 꿈꿨다. 중학생 때는 댄스동아리를 직접 만들어 춤 연습을 했다.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대형 연예기획사 오디션을 여러 번 봤다. 하지만 모두 낙방이었다. 

jobsN과 인터뷰중인 염윤혜씨

출처jobsN

“노래와 춤을 아주 못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남들을 놀라게 할 정도의 실력은 솔직히 아니었어요. 집에서 학원 보내줄 형편도 안됐고요. 실력이 부족한 줄 알면서도 막연히 가수가 돼서 무대에 서고 싶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연예인’이 되고 싶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생이 돼서도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버리지 못했다. 방과 후, 매일 4~5시간씩 아르바이트 해서 번 돈으로 댄스 학원을 다녔다. 집에서는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기술을 배우든지 공부를 하라”고 했다. 고집을 부렸지만, 미래가 불투명했다.


남들보다 조금 통통하다는 이유로


염씨는 어려서부터 쭉 ‘통통’한 편이었다. 초등학교 5~6학년때쯤 친구들이 '돼지'라고 놀리니 ‘내가 남들보다 덩치가 크구나’ 생각했다. 외모에 대한 자신감은 없었지만, 가수나 연예인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할 때마다 돌아온 건 비아냥과 멸시였다. 

플러스사이즈 모델 염윤혜씨

출처제이스타일 제공

“초등학교 6학년때 반에서 장래희망을 말하는 시간이 있었어요. 제 차례가 됐을 때, ‘가수가 되고 싶다’고 했더니 같은 반 남자애가 박장대소하며 ‘너 같은 돼지가 가수가 된다고? 네가 가수 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말했어요. 그 친구는 장난으로 한 말이었지만 어린 나이에 상처가 됐죠.”


마른 친구랑 같이 다니면 사람들이 몸매를 비교하며 흉보는 말을 자주 들었다. ‘코끼리 다리 같다’, ‘뚱뚱한 사람들은 게으르다’와 같은 말을 다 들리게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내가 무슨 죄를 지은 것도 아닌데, 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학창시절 수 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가수를 꿈꾸면서도 실력만 갖추면 외모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왔던 터라, 왜 죽어라 살을 빼야 하는지 납득이 안 갔어요. 제가 건강을 걱정해야 할 만큼 비만인 것도 아니었고요.” 

일본 촬영에서의 염윤혜씨

고교 졸업 후에도 계속된 방황


2014년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방황을 끝내지 못했다. 가수나 연예인 말고는 하고 싶은 일이 없었다. 하지만 뚜렷한 출구를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집안 등쌀에 못 이겨 피부관리사 자격증을 땄다. 잠시 피부과에서 일했다. 원하던 일을 제대로 도전해보지 못했다는 미련이 계속 남았다.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결국 1년 후 사표를 냈다.


기회는 우연히 찾아왔다. 사표를 낸 후에도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던 중 평소 자주 가던 쇼핑몰에서 모델을 뽑는다는 소식을 들은 것. 국내에서 보기 드문 ‘플러스사이즈 모델’이었다.


“이거다 싶었어요. 여기에 제 모든 것을 쏟아 붓자고 생각했죠. 콘테스트에 지원한 이후, 전형이 진행되는 두 달여간 최선을 다했어요. 워킹, 안무 트레이닝 시간이 끝난 후에도 남아서 몇 시간씩 계속 연습했어요. 무대에 오를 수 있고, 카메라 앞에 설 수 있다는 설렘이 컸어요. 오래 전부터 꿈꿔온 일이었으니까요.”

플러스사이즈 모델 염윤혜씨(회색 옷)와 배교현씨

나를 사랑한다는 것


플러스사이즈 모델이기 때문에 77사이즈 밑으로 내려가선 안 된다. 살이 더 찌는 것도 안 된다. 적절한 운동을 통한 관리가 필수다.


“유튜브 영상이나 책을 보면서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어요. 복근 운동, 팔뚝 살 빼는 운동 등에 중점을 둡니다. 플러스사이즈 모델이라고 해도 들어갈 데는 들어가고, 나올 데 나오는 게 중요합니다.”


염씨는 모델이 되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달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남의 시선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플러스사이즈 모델 염윤혜씨(사진 모두 오른쪽)

“저는 지금의 제 모습이 좋아요. 말랐는데 색깔 없고, 느낌 없는 것보다 조금 뚱뚱하지만 색깔 있고 매력을 가진 저 자신이 훨씬 좋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해주는 사람은 주변에 항상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습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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