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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출산한 직원에게 3050만원 쏜 한국 회사

조회수 2020. 9. 24. 0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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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제도 만들어 출산·육아 지원
지앤푸드, 출산장려금 한번에 최대 2000만원
두 자녀 이상이면 자녀당 매달 20만원씩
창업 14년간 업계 4위‥성장할 회사 찾는 법

'굽네치킨'을 만든 지앤푸드는 2012년 제1회 인구의날에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직원의 임신·출산·양육을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직장으로 뽑혔기 때문이다. 경기도와 고용노동부에서 정하는 '일하기 좋은 기업' '일·가정 양립 우수 사례'에도 회사 이름이 들어갔다.


2009년 입사한 이서윤(34) 지앤푸드 인사지원팀 대리는 사내 출산·육아 정책의 '산증인'이다. 2011년 첫째(50만원), 2014년 둘째(1000만원)를 낳을 때 장려금을 받았다. 오는 11월 셋째를 낳으면 2000만원을 더 받는다. 입사 후 출산장려금만 3050만원을 받았다.


"둘째가 탯줄을 감고 태어나 긴급 수술을 해야했어요. 회사 지원금으로 걱정없이 수술비를 낼 수 있었죠. 이번에 2000만원을 받으면 아이들 이름으로 적금을 들려고 해요."


둘째가 태어나고부터 매달 자녀 한 명당 20만원씩 양육비도 받고 있다. 셋째가 태어나면 양육비 지원만 한달 60만원이다. 이 대리는 "월급쟁이가 몇천만원 모은다는 게 쉽지 않다"며 "장려금 뿐 아니라 육아를 하기 좋은 제도가 많아 다른 사람보다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라고 말했다. 

출처: jobsN
지앤푸드 최초로 첫째부터 셋째 출산장려금을 모두 받게 된 이서윤 대리

 "형제·자매는 평생 친구‥저출산 해결"


2005년 창업한 지앤푸드의 출산·육아 정책은 2009년 시작됐다. 당시 4년 만에 가맹점 500개가 생길 정도로 급성장할 때였다. 자녀가 3명이었던 홍경호 대표는 "형제나 자매가 있으면 서로 의지해 평생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라는 신념으로 출산 장려 정책을 폈다. 직원 평균 연령 35세로, 결혼·출산·육아 문제에 맞닥뜨린 직원이 많은 것도 동력이 됐다.


경제적 부담이 커 출산을 미룬다는 이야기에 우선 출산장려금, 양육비 지원 제도를 만들었다. 출산장려금은 파격적이었다. 첫째가 태어나면 5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2000만원을 각각 준다. 넷째부터는 1000만원씩 지급한다. 

출처: 본인 제공
이서윤 대리의 두 딸

첫 수령자는 1년 후 나왔다. 지금까지 20명에게 3억원 넘게 지급했다. 전 직원(108명) 중 20% 정도가 혜택을 본 셈이다. 장려금은 입사 시기나 연차에 상관없이 받는다. 사내에서 셋째 출산장려금을 처음 받은 직원은 이미 아이가 둘 있는 상태에서 지앤푸드로 이직해 셋째를 낳았다.


체온계, 콧물흡입기 등 출산 선물도 준다. 자녀가 둘 이상이면 매달 자녀 한 명 당 20만원씩 양육비를 준다.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지급한다. 대학에 진학하면 등록금을 전액 지원한다.


근무 문화도 바꿨다. 아이를 돌보는데 지장 없도록 오전 7~10시 사이 출근해 8시간 일하고 퇴근할 수 있게 했다. 출산·육아 휴직을 부담 없이 쓰도록 해 복귀율이 90% 이상이다.

출처: 지앤푸드 제공
사내 도서관과 식당. 점심은 별도 비용을 받지 않고 제공한다.

2009년 관련 제도가 생길 때 입사한 이서윤 대리는 "출산장려금을 준다고해서 아이를 낳은 것은 아니지만 든든한 마음이 먼저 들었다"고 말했다.


다른 복리후생도 잘돼 있다. 직원 의견을 물어 외국어, 직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사옥 지하에 체력단련장을 만들었다. 요가, 크로스핏 등 외부 강사를 초빙한 프로그램도 있다. 보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사내 도서관에 구비해둔다. 앞으로 직장어린이집, 여직원 휴게실 등도 만들 계획이다. 

출처: 지앤푸드 제공
서울 염창동에 있는 지앤푸드 본사와 옥상정원. 12년 전 경기도 김포군에서 시작해 일산 등을 거쳐 지앤푸드만의 사옥을 만들었다.

미래에 성장할 회사를 찾아라


홍경호 대표가 퇴직금 3000만원으로 창업한 지앤푸드는 2005년 3월 첫 매장을 열었다. 경기도 김포군에 있던 첫 사무실은 차가 없으면 들고 나기 어려웠다. '오븐에 구워 건강한 치킨'이라는 콘셉트를 잡았다. 가맹비·로열티·보증금·교육비·인테리어 마진을 받지 않는 5무(無)정책을 폈다.


1년 9개월만에 100호점이 생겼다. 지속적으로 성장해 2016년 매출 1467억원, 영업이익 141억원을 냈다. 업계 4위 규모다. 가맹점은 국내외 약 1000개가 있다.


이서윤 대리는 2009년 7월 입사했다. 내근 직원 10명, 영업 관리직 20여명이 근무하던 때였다. "그야말로 '폭풍성장'하던 시기였어요. 걸그룹 소녀시대가 광고모델이었죠. 그래도 모르는 사람이 많았어요. '굽네치킨이라고 아세요?' 하면 '국내치킨이요?'라고 되묻는 경우도 있었어요. 지금은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됐어요."


그가 일한 9년 간 매출과 직원은 2배 이상 늘었다. 그는 "작은 회사라도 일단 들어가서 경험해봐야 '이런 건 나랑 안 맞구나' '저런 건 나랑 맞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며 "지금 당장 규모가 작더라도 미래에 더 잘될 회사를 찾는 게 좋다"라며 성장하는 회사에서 일하는 장단점을 소개했다.


① 다양한 업무를 자유롭게 해본다


비서직으로 들어온 이 대리는 현재 2년째 사회공헌 업무도 함께 한다. 장학 사업, 기부 활동 등을 직접 운영한다. 관련 경력이 없었지만 회사에 "관심 있으니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입사 후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딴 열정을 인정해줬다. 다른 직원들도 영업, 마케팅, 인사 등 직무 이동이 자유로운 편이다.


② 사내 전문가 없다면 외부 교육 활용한다


지앤푸드에는 사회공헌 업무를 전담하는 직원이 없었다. 처음에는 막막했다. 회사에서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신청해서 자유롭게 듣고 오라"고 했다. 비용도 전액 지원해줬다. 지금도 업무가 막힐 때면 상공회의소 등 여러 기관 홈페이지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본다. 직무 교육이나 세미나를 쫓아다니면서 관련 전문가를 만나 배울 수 있었다. 이 대리는 "속도는 느리지만 나만의 방식으로 업무를 배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③ CEO에게 직접 배운다


10년 가까이 비서 업무를 하면서 대표의 하루 일과를 함께 챙겼다. 하루 연결하는 전화만 해도 수십통이었다. 매일 외부 약속이 있었다. "영업부터 경영 전반에 대한 결재 등 대표님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가만히 앉아 쉬는 것 같아도 계속 사업 생각을 하시더라고요." 홍 대표는 종종 직원들에게 "저건 왜 저런 것 같니?"라고 묻는다. 식당 테이블에 꽂힌 휴지나 벽에 걸린 액자 등 사소한 것도 "이건 왜 이렇게 했을까?" 궁금해했다. 이 대리는 "회사가 잘되려면 경영진 마인드와 함께 일하는 동료가 좋아야 한다"며 "조직이 작기 때문에 사업을 직접 이끄는 대표님과 쉽게 소통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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