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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연봉 7300만원..6시에 컴퓨터 전원 꺼지는 회사

조회수 2020. 9. 24. 00:0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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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평균 연봉 7000 넘는 이 국책은행, 들어가는 비법은
오는 20일까지 원서 접수
진솔한 자기소개서가 스펙 뒤집을 수 있다
전형은 4단계, 각 단계는 '제로 베이스'

“저는 정말 열심히 살아 왔다고 자부합니다. 대학에서 여러 활동을 했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하다 보니 졸업이 늦어져, 서른 넘은 나이에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런데 나이 때문에 취업기회 조차 주어지지 않더군요. 부모님께 죄송하고, 지금껏 살아온 제 인생이 의미없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러나 힘을 내보려고 합니다. 제가 했던 경험들은 은행원으로 일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믿고 뽑아 주시면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작년 기업은행 채용에서 입사 담당자가 꼽은 가장 인상깊은 자기소개서(자소서) 한 토막이다. 이 자소서를 쓴 지원자는 이후 전형에서 모두 우수한 성적을 내며 합격해 현재 기업은행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다. 국책은행으로서 안정된 신분과 높은 급여란 두 마리 토끼를 보장하는 기업은행 입사 비결의 핵심은 이런 ‘솔직함’이다.


자신의 처지가 아무리 초라하게 느껴질지라도 서류에서 면접에 이르기까지 꾸밈없이 솔직하게 접근해야 기업은행의 입사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진솔한 태도가 있다면 다소 불리한 스펙은 오히려 무기로 변할 수 있다는 게 기업은행 측 설명이다.  

출처: 기업은행 페이스북

2017 하반기 공채 시작


기업은행이 2017 하반기 신입행원 공개 채용을 시행한다. 20일 17시까지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채용 때마다 경쟁률은 100대1을 넘는다. 200명을 선발하면 2만 명 이상 지원하는 것이다. 이번 공채에서는 약 250명을 선발할 계획이다. 직원 평균 연봉은 2017년 기준 7300만원이다.


기업은행 입사 전형은 4단계다. 서류, 필기시험, 역량면접, 임원면접이다. 장애인, 보훈대상자나 금융자격증·국가공인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한다. 공인회계사, 변호사, 세무사, 보험계리사, 감정평가사, 공인노무사, 관세사 등이 해당 국가공인자격증이다.


출신 학교와 전공은 기록하는데, 이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자격을 갖췄는지 보기 위한 것일 뿐 학교나 전공에 따른 가점은 없다고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소서 내용만으로 서류전형 당락이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출처: 기업은행 제공
서울 중구 을지로 2가에 있는 기업은행 본점 전경

서류 전형 : 진솔한 경험담이 핵심


기업은행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섯개다.


1. 본인의 적성과 성향이 어떤 면에서 은행원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지 그 이유와 왜 IBK기업은행을 지원하였는지 진솔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2. 지금까지 본인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열정적이고 주도적으로 한 일은 무엇이며, 그 일을 통해 배우고 느낀 점을 중심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3. 타인과의 관계에서 가장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하고, 그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자신의 가치에 대해 구체적인 경험을 들어 설명해주십시오.


4. 삶은 선택의 연속이라고 합니다.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가장 기억에 나는 선택의 순간은 어떤 것이었으며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5. 고객감동을 실현하며 고객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본인의 역량은 무엇이며, 그러한 역량을 발휘한 경험을 서술해 주십시오.


지난해 자기소개서 문항과 비슷하면서도, 중점 포인트가 살짝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 창조와 혁신 대신 열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양보와 희생 경험 대신 고난 극복을 묻고 있다. 참고로 지난해 자기소개서 문항은 이하와 같다.


1. 은행원이 되고 싶은 이유와 왜 IBK기업은행을 지원하였는지 진솔하게 설명해 주십시오.


2. 지금까지 본인이 한 일 중에서 가장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것은 무엇이며, 이를 통해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설명해 주십시오(각종 공모전 제외).


3. 타인과 이해가 상충되는 상황에서 본인이 양보하거나 희생한 사례에 대해 이야기 하고, 왜 그런 선택을 하였는지 설명해 주십시오.


4. 삶에 대한 본인의 가치관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무엇이며, 그 가치관이 형성된 계기(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5. '고객 만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본인의 역량은 무엇이며, 그러한 역량을 발휘한 경험을 서술해 주십시오.


다만 지난해나 올해나 서두부터 '진솔함'을 강조하는 점은 동일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원은 고객을 만나는 것을 직업으로 하기 때문에 취업준비만 한 사람보다는 다른 활동을 해본 사람들이 확실히 강점이 있다”며 “학창 시절 했던 활동을 잘 서술하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경험나열식은 곤란하다. 얼마나 많은 경험을 했는지를 보는 게 아니라, 내세울 활동이 하나밖에 없더라도 거기서 어떤 것을 배웠는지를 보기 때문이다. 인사부 관계자는 “뭐가 됐건 어떤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인생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 또는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진솔하게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연스러운 내용 전개와 글 흐름도 중요하다. 문항별로 답변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게 좋다. 또 기업은행에 대한 열정과 관심 그리고 본인의 모습이 기업은행 인재상에 얼마나 들어맞는지도 담아야 한다.


직무적성 평가 : 삼성그룹 SSAT와 거의 비슷


대체로 2만명 정도가 지원하는데 자소서를 보고 1만8000명을 걸러낸다. 나머지 2000명이 필기시험을 치른다. 기초능력검사는 주관식(논술, 약술)과 객관식(NCS 직업기초능력평가)으로 구분한다. 각각 60분, 90분간 시험을 본다. 배점은 5대 5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논술은 논리정연하고 타당하게 본인의 생각을 전개해 나가면 좋고, 객관식은 여러 문제를 풀어보며 유형 파악하는 연습을 하면 유리하다”고 했다.

출처: 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 현직 행원들.

논술 : 신문 기사로 문제 출제


서술과 약술로 구성된 논술은 신문 기사를 토대로 출제한다. 우선 서술은 경제, 사회, IT 등 분야에서 3가지 문항을 출제하는데, 이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나 골라 쓴다. 기출 문제로는 경제 분야에서 나온 ‘기준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서술하시오’ 문제 등이 있다. 경제 지식이 전문적 수준으로까진 필요치 않다. 평소 신문을 꾸준히 읽으면서 관련 기사만 잘 정리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약술형 문제는 6개 문항 중 2개를 골라 푸는데, 이 역시 평소 신문을 꾸준하게 본 사람들은 모두 답할 수 있다 한다. 예를 들어 ‘테이퍼링(양적 완화 중단)’의 의미에 대해 쓰라는 문제 등이 출제되는 식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경제, 금융, 일반사회 등 시사에 대해 공부하고 그에 관해 직접 글을 써볼 것을 권한다”고 했다.


실무자 면접 : 5개 과정으로 구성


최종 합격자의 5배수가량이 실무자 면접으로 넘어온다. 1박 2일간 기업은행 연수원에서 면접을 치른다. 입소하면 일단 10명 내외로 조를 짠다. 조마다 실무 면접관 한 명과 최근 입사한 신입 행원 한 명이 따라붙어 모든 과정을 지켜본다. 이때 신입 행원은 도우미 역할을 하는데, 면접관이 행원에게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다. 5가지 세부 과정을 거친다.


첫 번째 과정은 팀플레이이다. ‘협동 공 튀기기’(줄이 여러 개 달린 원반 위에 공을 얹어 놓고, 참가자들이 줄을 잡고 조절하며 원반으로 공을 튀기는 게임) 같은 신체 활동을 통해 조직 생활에 얼마나 협조적인 인재인지를 본다. 이때는 튀는 것보다 팀원들과 함께 어우러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두 번째 과정은 집단 토론이다. ‘담뱃값 인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같은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주제를 놓고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이다. 이때 본인의 주장을 잘 얘기하되 남의 말을 자르거나 자기 의견만 강조하는 것은 곤란하다. 소통에 문제가 있는 사람으로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집단토론을 하는 이유는 태도를 보는 데 있다. 주장으로 상대방을 이기는 능력은 채점 대상이 아니다. 실무 면접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유형 중 하나가 억지주장을 펴는 사람들이다. 물론 토론의 형태를 띤 만큼 주장이 논리적이어야 한다. 주장과 근거 사이에 논리적 비약이 있으면 탈락할 가능성이 커진다.


세 번째 과정은 개인 프레젠테이션이다. 역지사지 같은 사자성어를 제시하고서 이와 관련한 본인의 경험담을 풀어내는 것이다. 주어진 사자성어로 풀 수 있는 본인의 경험을 4분 정도 이야기한다. 준비 시간은 10분이다.


네 번째 과정은 롤플레잉 역할극이다. 2명이 짝을 지어 한 명은 은행원, 한 명은 고객 역할을 하면서 상품 가입 상담 역할극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은행원 업무를 얼마나 준비했는지를 본다.


다섯 번째 과정은 팀 프로젝트다. ‘인터넷은행 활성화 방안’ 같은 금융관련 주제와 3시간 내외 발표를 준비할 시간을 함께 준다. 전문지식을 동원해 그럴듯한 결과를 도출했는지를 보는 것이 아니다. 10여명의 팀원이 역할을 어떻게 배분해서 무리 없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를 본다. 중요한 것은 결과가 아니라 진행과정이다. 이때 본인이 주도하지 못했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사소한 것일지라도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일을 남에게 미루며 자신은 뒤로 빠지는 소극적인 태도도 금물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자기소개서에 기술했던 직무역량을 실제상황에서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고민해 보고, 면접스터디 등을 통해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 직원들이 기업은행의 기술금융 대출을 홍보하고 있다.

내성적인 사람은 억지 위장하지 마라


지원자들의 가장 큰 착각 중 하나가 ‘내성적으로 보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은행은 내성적인 사람도 필요한 곳이다. 내성적인 사람들은 묵묵히 본인의 업무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또 뜻밖에 영업도 잘한다고 한다. 진솔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기업은행 측은 “모두 주도하겠다는 사람만 있으면 조직이 제대로 돌아가겠느냐”고 했다.


자신이 내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억지 리더십을 보이거나, 외향적인 것처럼 가장할 필요가 없다. 내성적인 사람이 외향적으로 보이려면 무리할 수밖에 없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면 부자연스러워 보인다. 또 결국 실수를 한다는 것이 베테랑 면접관들의 설명이다. 자신의 성향에 맞게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이다. ‘맞는 옷’을 입으라는 조언이다.


이런 사람들은 집단 토론 등에서 본인의 차례가 돌아올 때 자신의 생각을 잘 얘기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다만 ‘내성적’과 ‘소극적’은 구분하라는 조언이다. 억지로 외향적으로 보일 필요가 없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려는 태도를 보여서는 곤란하다. 팀원과 협조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면 조직 생활에 맞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런 유형의 사람들은 주도자를 잘 받쳐주면서 자신에게 돌아온 기회를 십분 활용하면 면접관에게 어필할 수 있다. 

출처: 기업은행 제공
기업은행 선배 행원이 신입 행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한 신입 행원에게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임원 면접 : 준비된 은행원임을 보여라


실무자 면접을 거치면 최종합격 인원의 1.7배가량이 남아 임원 면접을 치른다. 임원 면접은 서류 전형 때 제시한 자소서를 기반으로 인성과 태도 등을 보는 단계다. 기업은행의 2인자인 전무, 인사 담당 부행장, 인사부장 등 4~5명의 임원이 참여한다. 임원 면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공손한 태도를 기반으로 은행원의 자세를 갖췄다는 점을 어필하는 것이다. 자신이 대단한 전문지식을 갖췄다고 과시할 필요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솔한 태도다.


임원 면접 과정에서 서류 전형 결과가 발목을 잡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 임원들은 자소서를 기반으로 질문하다가 구체적인 기억과 경험 등에 대해 추적 질문을 하는데 제대로 답하지 못하면서 자소서에 쓴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날 경우가 있다. 태도는 너무 경색돼 있을 필요는 없다. 손짓과 미소를 적당히 섞어가며 편안하게 얘기하는 게 좋다. 이때 습관적으로 의자 뒤쪽으로 궁둥이를 붙이면서 의자 뒤에 기대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이는 예의가 중요한 은행원 특성상 절대적으로 금물인 태도이다.


이 관문을 통과하면 드디어 기업은행 사원증을 받을 수 있다. 입사하면 무조건 일선 영업점으로 배치된다. 이후 2년간 업무 성적 등을 따져, 본점이나 다른 영업점으로 배치한다.


채용까지 모든 전형 과정은 ‘제로 베이스’로 진행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전 단계 성적이 다음 단계 성적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연봉과 복지


기업은행 신입 초봉은 2015년 기준 4476만원이다. 당시 금융공기업 중 2위를 차지했다. 평균 근속년수는 15년 정도다.


기업은행은 지난 2009년 은행권 최초로 'PC 오프제'를 시행했다.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에는 18시에, 나머지 요일에는 19시에 자동으로 본점 및 영업점의 PC가 꺼진다. 도입 당시에는 19시 30분이었지만 2012년 30분이 더 단축돼 기업은행의 지난해 평균 퇴근 시간은 오후 6시 42분까지 당겨졌다.


퇴근 시간은 빨라졌지만 남은 업무량을 처리하기 위해 조기 출근하는 직원이 속출하자, 오전 8시30분 이전에 PC가 켜질 경우 시간외수당을 자동으로 받도록 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1월 2일부터 적용 중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8시30분 전에 PC를 켜면 시간외 근무 시간을 등록할 수 있고 추후 합쳐져서 시간 외 수당으로 받는다”고 설명했다.


글 jobsN 문현웅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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