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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 7년만에 매달 천만원 벌게 된 주부의 새 직업은?

조회수 2020. 9. 22. 14: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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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 출신 경단녀, 블로그 쇼핑몰로 산후우울증 극복
승무원 출신 블로그 쇼핑몰 운영자 허지영氏
출산 후 퇴사, '산후우울증'으로 힘든 시기
좋아하고 잘하는 일 찾아 직업으로 연결
승무원 출신 블로그 쇼핑몰 운영자 허지영씨

“내가 왜 퇴사해서 집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지 생각하니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어요.”


허지영(39)씨는 9년 넘게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다가 결혼 후 출산과 함께 2010년 퇴사했다. 개인 사업을 하는 남편이 밤 늦게 올 때가 많았고, 친정 어머니와는 멀리 떨어져 살고 있었다. 주변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었다. 계속 회사를 다니기 어려웠다.


“일에 욕심이 많았어요. 모든 스케줄을 일하는데 해가 되지 않게끔 조절했어요. 이 악물고 열심히 했습니다. 노력을 인정받아서 승급도 빨리 한 편이었어요. 일을 사랑했기에 퇴사를 할 수밖에 없을 때 너무 슬펐어요.”


‘독박 육아’에 허씨는 지쳐갔다. 자신을 챙겨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인생이 끝난 것 같다는 절망감에 휩싸였다. 한 숨을 쉴 때가 많았다. 이유없이 눈물이 났다. ‘산후 우울증’이었다. 기력이 하나도 없었다. 

출처: 허씨 제공
아시아나항공 승무원으로 일하던 때의 허지영씨

옷을 통해 ‘산후우울증’서 벗어나  

그런 그가 달라진 것은 아이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다음이다. 평소 좋아하던 ‘옷’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승무원 시절부터 옷과 패션에 관심이 많았어요. 해외 갈 일이 많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옷을 구경할 기회도 많았죠. 임신했을 때도 성공한 옷가게를 소개한 책들을 많이 읽었어요. 언젠가 한번쯤 쇼핑몰을 운영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쭉 해왔어요.”


시간 날 때마다 서울 동대문 옷가게들을 둘러봤다. 단골 옷가게 주인에게 “나도 옷을 팔아보고 싶다”고 얘기하니 처음에는 ‘블로그 쇼핑몰’을 해보라는 말을 들었다. 블로그 쇼핑몰이라는 것이 있다는 걸 그 때 처음 알았다. 블로그 쇼핑몰은 개인 온라인 계정에 상품을 올리고 주문을 받는 블로그다.


2014년 블로그에 처음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옷이 아닌, 신변잡기를 올렸다. 점차 블로그 이웃을 늘려갔다. 하루에 3개 이상 다양한 주제의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이웃들과 소통했다.


블로그용 글 하나를 쓰는데 평균 1~2시간이 걸릴만큼 공을 들였다. 글을 올리면서도 동대문 쇼핑은 거의 매일 갔다. 동대문 옷가게 수천 곳을 돌면서 자신과 맞는 스타일의 옷을 판매하는 도매상 4~5곳을 추렸다.


저렴하기만 한 옷보다는 질감 좋고, 원단이 고급이지만 가격은 크게 비싸지 않은 옷들을 찾아다녔다. 어렵게 찾은 도매상과는 수십벌씩 옷을 주문하는 거래를 시작했다.

출처: 허씨 제공
아시아나항공 승무원 시절의 허지영씨

꾸준하게 블로그 운영해 개설 1년 만에 월 매출 1000만원 

처음 3~4개월 정도는 수입이 거의 없었다. 블로그에 옷을 올리기 보다는 이웃과의 관계를 구축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이웃 수를 늘리고, 관계에 신경쓰며 블로그를 관리하면서 6개월 정도 지나자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블로그를 열고 1년 정도 지났을 때는 월 매출 1000만원을 찍었다.


“블로그 쇼핑몰로 돈 많이 버는 사람들을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끈기 있게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입니다. 들어가는 돈이 없으니까 절박하지가 않은 거예요. 저는 절박하게 최선을 다해서 블로그 쇼핑몰을 운영했어요.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게시물을 올렸고, 댓글 다는 이웃들과 최선을 다해서 소통했어요. 거의 하루 종일 블로그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보통 블로그 쇼핑몰은 일반 쇼핑몰과 달리 교환이나 환불이 제대로 안되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판매자 정보가 명확하지 않고, 제대로된 사이트가 아니다보니 문제 발생시 블로그 주인들이 대충 넘어가려는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허씨가 운영하는 블로그 쇼핑몰

하지만 허씨는 교환이나 환불 요청을 즉각적으로 수용해 신뢰를 쌓았다. 구매자에게 스타일 관련 조언을 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자리를 잡았다고 느낄 무렵 문제가 생겼다. 해당 블로그를 운영하는 포털사이트에서 허씨의 블로그를 ‘블랙 리스트’에 올렸다. 옷 판매만을 위해 운영하는 악성 블로그로 분류된 것이다. 그 때부터 포털사이트에서 허씨 블로그의 검색과 노출이 막혔다.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다보니 모르는게 많다고 생각했어요. 수소문 끝에 블로그 쇼핑몰 운영 전문가를 만나서 비용을 지불하고 블로그 쇼핑몰 제대로 운영하는 법을 배웠어요. 포털사이트의 지적을 받지 않고 물품을 블로그에 올려 판매할 수 있는 법 등을 배웠죠.”

연사로도 활동중인 허지영씨

경단녀, 쇼핑몰로 ‘제2의 인생’ 

허씨의 블로그는 곧 예전의 인기를 되찾았다. 허씨는 이후 블로그 쇼핑몰을 열기 까지의 과정, 시행착오, 성공 노하우, 실패 학습 등의 내용을 담은 책을 출간해 관련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블로그 쇼핑몰 운영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일대일 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일주일에 서너차례 상담 의뢰가 들어온다.


그녀는 블로그 쇼핑몰 관련 강의와 상담이 늘자 블로그 의류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조만간 블로그 쇼핑몰 대신 정식 인터넷 쇼핑몰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한다. 항공사 퇴사 7년 만에 ‘산후 우울증’을 극복하고 경력 단절 여성(경단녀)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제2의 인생’에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딛은 것이다.


“블로그 쇼핑몰이 창업 비용이 따로 안 든다고 쉽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취미처럼 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것이 블로그 쇼핑몰입니다. 경단녀분들이 블로그를 통한 수익 창출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 같아요.”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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