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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간 진로 4번 바꾸고 35세에 들어간 의외의 회사

맥쿼리·애플·아마존 글로벌 기업 마다하고 '스타트업'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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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연 비투링크 글로벌사업부 이사
한국 화장품 해외 마케팅·유통 담당하는 회사
한국나이 35세에 사회생활 13년차

‘K뷰티’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4년간(2012~2016년)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4.2배(9900억→4조2000억원) 늘었다. 글로벌 화장품 편집숍인 ‘세포라’, ‘얼타’에는 ‘K뷰티’ 코너가 따로 마련돼있을 정도다.


'K뷰티'라 하면 아모레퍼시픽같은 대기업이 먼저 떠오르지만 중소기업의 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중국에선 없어서 못 사는 '메디힐 마스크팩', '봄비 마스크팩', 'SNP 마스크팩'은 모두 중소기업이 만들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11년 8억 달러에 불과했던 중소기업의 화장품 수출은 2016년에 42억 달러로 5년 새 5.2배 늘었다. 

한국 화장품 국가별 수출 현황표.

출처jobsN 육선정 디자이너

2014년 7월 문을 연 화장품 마케팅·유통회사 '비투링크(B2link)'는 중소기업의 해외 수출 화장품 마케팅 전략을 짜고 현지 온·오프라인 판매처에 유통하는 일을 한다.


비투링크는 현재 150개가 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의 5000여개 제품을 알리바바를 비롯한 40여개 판매처에 유통하고 있다. 직원수 85명이 낸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에 달한다. 올해는 작년 대비 2배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국의 DSC 인베스트먼트, IBK 기업은행 PE, SK증권, 중국의 KTB 네트워크 차이나(Network China), DT 캐피탈에서 총 103억원을 투자 받았다.


K뷰티의 인기와 함께 비투링크가 급성장하면서 인재 영입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 1월 비투링크에 합류해 미국 진출 업무를 총괄하는 정다연(34) 글로벌사업부 이사가 대표적이다.


한국외대 불문과를 나온 그는 맥쿼리 은행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애플, 아마존을 거쳤다. 잡스엔이 정 이사를 만나 세계적인 금융·IT 기업을 뒤로 하고, 국내 스타트업에 합류한 이유를 물었다. 

정다연 이사.

출처jobsN

우연히 입사한 첫직장, 억대연봉에도 행복하지 않아 

정 이사는 대학 입학 전부터 영어를 잘했다. 조기유학 경험이 있거나 외고를 나온 건 아니다.


“영단어도 제대로 모르는 초등학생 때부터 영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음악을 들리는 대로 받아적고 따라했죠. 영화나 미드도 수십번씩 돌려보면서 섀도잉(동시에 따라읽기)을 했어요. 중학교 때 원어민 선생님과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말을 많이 걸었습니다. ‘내가 말한게 틀릴까봐’ 두려워 하진 않았어요.”


대학 때는 코트라(KOTRA)에서 3년간 봉사활동을 했다. 글로벌 박람회 등에서 외국인을 안내하고 통역하는 일이었다. 번역 아르바이트도 했다. 하지만 통·번역이 천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글로벌사업을 담당하기 때문에 해외출장이 잦다. (왼쪽 첫번째) 구독자수가 160만명을 넘는 호주 인기 유튜버 티나 용(Tina Yong)과 함께. 뷰티 유튜버와 함께하는 홍보·마케팅 전략을 짤 때가 많다. (두번째) 화장품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미국의 스타트업 입시(IPSY)를 방문했을 때 모습이다. (세번째) 1200만명의 구독자수를 갖고 있는 '버즈피드(Buzzfeed)'에서.

출처본인 제공

“무(無)에서 유(有)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진로를 고민하던 차에 호주계 투자전문은행인 맥쿼리 은행에서 캠퍼스 리쿠르팅을 왔습니다. 대학 4학년 때인 2004년 여름 서울지점에서 여름방학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정 이사는 2005년 맥쿼리 정직원이 됐다. 외환과 금리 관련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하고 판매했다. 20대에 억대 연봉을 벌었다.


“3년 차에 접어드니 스트레스가 쌓이기 시작했어요. 연봉도 높고 성과급도 많았지만 그만큼 압박이 심했습니다. 양심적으로 금융 상품을 판매하는 일도 힘들었어요. 저라면 보수적으로 투자할텐데, 고객에게는 공격적으로 투자하라고 권유하고 싶지 않았어요. 실수하지 않기 위해 항상 예민했고요. 하루 10시간 넘게 일하면서 보람을 느낄 수 없었어요.”

(왼쪽 첫번째) 프랑스 인시아드에서. (두번째, 세번째) 호주 애플지사에 있었을 때.

출처본인 제공

프랑스 유학시절 알아챈 'K뷰티' 가능성 

서른 즈음인 2011년 과감히 사표를 냈다. 실체 없는 상품이 아닌, 실재하는 제품을 판매하고 싶었다. 하지만 금융권 외의 다른 직종으로 옮기는 일이 쉽지 않았다. 외국계 회사 마케팅 직무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전환점이 필요했다. 2012년 프랑스의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에 입학했다.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다양한 문화를 겪어보고 싶었어요. 미국 MBA의 경우 학생 80%는 미국인이고 나머지가 다른 나라 사람들이예요. 반면 인시아드는 프랑스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았어요. 80개국 넘는 나라에서 학생들이 왔습니다. ”


프랑스에서 ‘K뷰티’의 가능성을 처음 봤다.


"세계적인 패션 중심지인 프랑스에서 제가 쓰는 화장품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한국에서 가져간 로드샵 화장품이었는데 ‘색과 향이 너무 좋다’며 놀라워했습니다. 홈파티를 하면 ‘네가 쓰는 화장품이 대체 뭔지 보자’며 구경했어요. 2012년만 해도 한국 화장품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는데 신기했죠.”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는 외국 친구들을 보면서 "당장 패션·뷰티 관련 직종은 아니어도 소비자 트렌드를 읽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인시아드를 졸업하고 2013년 애플 호주지사에 입사했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제품이 얼마나 팔리는지 수치로 정리하고 이듬해 전략을 세웠다. 트렌드를 읽는 일이 적성에 잘 맞았다.


“호주에는 애플 제품을 쓰는 사람이 이미 많았어요. 성숙한 시장이었죠. 일하기는 편했지만 성취감을 느끼기는 어려웠어요. 역동적이면서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좋아하는 제게 호주는 너무 한적한 나라이기도 했습니다.”

사회 생활 10년차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안정적인 생활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도전적인 일을 해보고 싶었다.


마침 아마존이 한국에 지사를 낸다는 소식을 들었다. 2015년 아마존코리아에 지원해 회사를 옮겼다. 그는 한국의 뷰티 브랜드를 아마존에 입점시키는 일을 맡았다. 당시 아마존 입점 제품은 "싸구려"라는 인식이 있어서 화장품 회사를 섭외하기 어려웠다. 정 이사는 아마존에 입점 시의 이점을 자세히 설명하며 설득했다.


“한국에서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주문하면 2~3일 만에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미국은 면적이 넓어서 일주일 이상 걸렸습니다. 아마존이 물류 시스템을 혁신해 이틀 만에 배송하겠다 약속했어요. 다른 사이트보다 아마존에서 제품을 팔아야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자체적으로 웹사이트를 만들어 홍보하는 것보다 아마존을 통하면 마케팅 효과가 더 크다고 말했죠.” 

정다연 이사.

출처jobsN

글로벌 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뛰어든 이유 

글로벌 기업에 비해 연봉이 낮은 스타트업이 인재를 확보하는 방법은 '성과급'과 '스톡옵션'이다. 회사가 성장했을 때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정 이사도 비투링크로 이직할 때 스톡옵션을 받았다.


정 이사는 이직할 때마다 2가지를 생각했다. 첫번째 원칙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인가’이다. 아마존코리아에서 하는 일은 즐겁고 보람 있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일할 수록 한국 화장품을 키워보고 싶다는 열망이 커졌다.


“특정 화장품에 얽매이지 않고 ‘K뷰티’를 키우고 싶었습니다. 아직 수출에는 준비되지 않은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미국에서는 ‘마스크팩’이 아닌 ‘시트마스크’로 써야하는데 이런 세부적인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품이 우수한데 마케팅이 부족해서, 유통경로를 뚫지 못해서 어려움을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컸어요.


아마존은 중요한 유통·판매처이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일은 아마존에서는 할 수 없었습니다. 비투링크에서는 그동안 꿈꾸던 일을 할 수 있었어요. 대기업인지, 스타트업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원칙은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에 공감하는가’이다. “비투링크는 한국 뷰티를 세계 1등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곳입니다. 세계 어느 나라 소상공인이든 비투링크를 통해 한국 물건을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회사의 꿈이자 제 꿈입니다.”


남들이 모두 부러워하는 직장을 여러 번 거친 정 이사는 이직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면접에서 빠지지 않는 질문을 소개했다. ‘우리 회사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정 이사는 경험한 일을 이용해서 앞으로 이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설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이력서에 '이 사람을 만나고 싶게' 써야 합니다. 설령 경험한 일이 입사하고 싶은 회사와 직접 관련이 없더라도, 관계가 있다고 스토리텔링해야 합니다. 회사에 다니는 직원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합격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는지' 물어보세요. 면접에 어떤 질문이 나오는지, 기업 문화는 어떤지, 원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을 겁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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