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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트 가격만 2억 5000만원, 연예인 1호 프로 카레이서

조회수 2020. 9. 22. 11:4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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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이싱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13년차 프로 카레이서 이화선
행정고시 준비→슈퍼모델 데뷔→배우→카레이서
“2위는 해봤으니 1위 하는게 목표입니다”

두툼한 점프 수트와 장갑, 묵직한 헬멧...


보기만해도 땀이 날 것 같은 장비를 착용하는 이들은 카레이서다. 이 중 수트는 사고와 화재로부터 선수를 보호하는 역할도하지만 인기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하다.

출처: 이화선 페이스북 캡처

이 선수가 입는 수트의 원래 가격은 300만원이다. 그러나 기업 로고 패치가 붙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녀의 수트 어깨에 로고를 달려면 100만원에서 1000만원, 가슴께에는 5000만원에서 억대를 내야 한다. 선수들의 연봉과 실력에 따라 그 값은 달라진다. 그녀가 입는 수트의 값어치는 약 2억 5000만원이다.


2억 5000만원의 가치를 입고 서킷(자동차 경기장)을 달리는 이 선수는 바로 모델 출신 배우 겸 카레이서 이화선이다. 2000년 슈퍼모델 선발 대회에서 입상 후 데뷔했다. 모델 겸 연기자의 길을 걷던 그녀는 2005년, 헬멧을 쓰고 서킷에 등장했다.

행정고시 준비하다 슈퍼모델 데뷔

대학생 시절, 생전 경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행정고시를 준비했다. 그 무렵, 친한 언니가 ‘우리 둘 다 키가 크니 슈퍼모델에 지원해보자’고 했다. 모델이 꿈은 아니었지만 호기심에 지원서를 썼다. 한국슈퍼모델대회서 덜컥 프리지아상을 받고 모델 일을 시작했다. “관객들 사이에 길게 놓여진 런웨이를 저를 비추는 핀 조명과 심장을 울리는 음악과 함께 걸을 때 가슴 떨리게 행복했습니다.”


이후 시트콤, 드라마, 라디오에도 출연하며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얼떨결에 모델일을 시작했지만 처음으로 삶의 주인공이 된 순간이었습니다. 런웨이를 걷는 것은 물론 연기 수업 때 주어지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연기를 하고 나면 개운했어요.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억누르고 살았다는 걸 깨달았죠. 사실 상황극도 좋아하고 그림도 좋아해서 예고와 미대를 가고 싶었는데 부모님께서 반대하셨어요. 그렇게 택한 게 공무원이었지만 지금 하는 일에 큰 행복을 느낍니다.”

스크린에서 서킷으로

출처: 이화선 페이스북 캡처

2002년 연기에 발을 들였다. 포도밭 그 사나이, 색즉시공2, 천 번의 입맞춤 등 여러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색즉시공2에서 파격적인 노출로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노출신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연기에 대한 진정성의 표현이었다”며 “노출을 감수하면서까지 열정이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한다.


2009년, 이천춘사대상영화제 신인여우상도 받았지만 그 이후에는 내놓을 만한 작품을 맡지 못했다. 들어오는 역할마다 노출신이 있었다. 노출과 섹시한 이미지로만 각인이 된 것이다. 그 이미지로만 남는 것이 싫어서 거절했다. 그리고 그즈음 한창 카레이싱에 빠져서 연기활동보다는 레이싱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연예인 최초로 프로 레이싱팀에 스카우트 되다

2004년, 연예인 카레이서팀 응원 차 난생처음 서킷을 찾았다. 남녀가 한 팀이 돼서 번갈아 가며 운전을 하는 이벤트 레이싱이 열렸다. 그때 이화선은 코드라이버(co-driver)로 참여해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난생 처음 도전한 레이싱에서 포디움(시상대)에도 오르고 샴페인도 터뜨렸습니다. 아마추어 이벤트 경기였지만 화려하게 데뷔전을 치르고, 카레이싱에 눈을 떴죠."

출처: 이화선 인스타그램 캡처
카레이서 이화선

연예인팀에서 연습하며 아마추어 경기에도 참가했다. “당시 팀에선 류시원과 안재모 선수만 아마추어 자격으로 프로경기에 나갔어요. 우연히 프로경기에 나갈 수 있는 자리가 생겼습니다. 팀에서는 저를 추천했죠.”


프로경기에 발을 들인 2009년, CJ 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1600클래스 5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카레이싱은 남녀 혼성경기다. 많은 남성 참가자를 제치고 당당히 2위를 한 것이다. 당시 경기를 관람하던 KT 돔 회장이 이화선을 눈여겨보고 스카우트 제의를 했다고 한다. 남녀 연예인 통틀어 프로팀과 연봉계약을 맺은 최초의 카레이서가 됐다.


데뷔 후 남자 선수들이 한마디씩 했다고 한다. "'남잔데 이화선보다는 빨라야 하지 않겠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을 하더군요. 저보다 느리면 차를 안탄다고 했던 분들도 있었어요. 그렇게 정말 레이싱을 그만두시는 분도 있었죠."

슬럼프 찾아왔지만 핸들 놓지 않을 것

2017 시즌도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다음달에 있을 대회도 준비중이다. “기록이 0.01초라도 빨라지면 더 열심히 타려고 노력하게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탈 수록 기록이 뒤로 가는 때가 있다”며 “그게 바로 올해인 것 같다”고 말한다.


“매 월 시합이 있다가 겨울이면 시즌이 끝납니다. 그때마다 몸도 힘들고, 기록을 내야하는 압박감때문에 예전처럼 즐겁지 만은 않은 것 같아요. ‘이제 그만 타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지만 비시즌인 겨울이면 차를 타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하죠. 최고 성적이 2위인데, 1위라는 목표도 이뤄야합니다.”

출처: 이화선 인스타그램 캡처, 조선DB
소속팀 카레이싱 모델들과 이화선(좌)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자격증 취득 당시 이화선(우)

2011년엔 초경량항공기 조종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안산항공전에서 홍보대사로 위촉됐을 때, 개막식에서 비행기를 직접 조종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제안을 받고 연습했다”는 그는 항공법규, 항공기상, 항공교통 및 항법이론 등의 필기시험과 20시간의 비행 교육(5시간의 단독 비행 포함)을 이수했다. 한 번에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고, 개막식 비행도 무사히 마쳤다. 기회가 된다면 다음엔 요트 운전에 도전하고 싶다고 한다.

출처: jobsN

끊임없는 도전으로 여성 카레이서 길에 앞장섰던 이화선은 레이싱에 도전하는 후배들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처음 차를 탔을 땐 프로경기에 여자는 저 혼자였어요. 지금도 남자선수의 비율이 높지만 유명한 권봄이 선수를 포함해 레이싱에 도전하는 여성들이 많아져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는 그는 카레이서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성별에 상관없이 열심히 한다면 카레이싱의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차와 스피드를 좋아한다면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세요.”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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