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언 파문 '총각네 야채가게' 황당한 일주일 계획

조회수 2020. 9. 22. 11: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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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 "토요일은 토할때까지 일하라" 이전부터 예견된 갑질

최근 '갑질 논란'으로 비난받고 있는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가 27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다. 

출처: '총각네 야채가게' 공식 홈페이지 캡처

26일 SBS가 '총각네 야채가게' 전 직원이 이 대표에게 폭언·폭력·금품 상납을 강요받은 사실을 보도한 이후다.


이 대표는 '장사의 신'이라 불린다. 1998년 대치동에서 시작한 18평짜리 채소가게를 연매출 400억원을 내는 농수산물 유통업체로 키웠다.


보도를 보면 점주들은 2주에 한 번 열리는 점주 교육에서 이 대표가 영업 자세를 강조한다며 교육 중 따귀를 때리고 욕설을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점주와 함께 있는 단체 채팅방에 스쿠터 사진과 함께 '나 이거 사줄 사람'이라고 상납을 강요했다. 스승의 날, 생일에 인사하지 않은 점주에게는 '쓰레기 같은 놈'이라 말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점주들은 500만원을 내고 강제로 듣는 유료 교육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를 두고 '똥개교육' 또는 '진돗개 철학'이라 불렀다.


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사태'라는 반응이다. 총각네 야채가게는 일반 프랜차이즈와 달리 본사 직원을 뽑아 이들을 가맹점주로 만들어 사업을 키웠다. 특히 자본금이 없는 청년 점주들에게는 보증금과 권리금, 인테리어 비용 등 창업자금을 본사가 대주고 점주가 갚도록 했다. 

출처: '세상을 바꾸는 시간' 유튜브 영상 캡처
2013년 이영석 대표가 강연하는 모습.

이 대표는 '돈도 스펙도 없던 흙수저 출신' 창업가로 유명하다. 그는 자수성가했다는 사실에 취해 일방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을 가맹점주에게 강요했다. '나도 했는데, 너희는 왜 못하냐'는 것이다. 그동안 이 대표의 고압적인 생각은 이전부터 수시로 드러났다.


이 대표가 강조하는 경영이념은 '사람을 존중하고 키우는 경영'이다. 하지만 실제 경영방침을 보면 동의하기가 힘들다.


2012년 '총각네 야채가게'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회사 사무실 벽에 표어가 걸려있다. 각 요일의 앞글자를 따 유머있게 표현한듯 하나 직원 입장에선 불쾌해 보인다.


'월래 대청소하는 날''화끈하게 일하는 날''수퍼바이져 하는 날''목요일은 목 빠지게 일하는 날''금요일은 금방 일하고 또 일하는 날''토요일은 토하도록 일하는 날''일요일은 일어나지 못하게 일하는 날'이라고 쓰여있다. 또 옆에는 작은 글씨로 '우리기업은 밤과 낮 주말이 없다, 본부장도 나와서 일한다'고 적혀있다. 열정을 빌미로 노동을 착취하는 사내 분위기를 알 수 있다. 

출처: 총각네 야채가게 블로그

이 대표는 창업 성공담을 바탕으로 대학과 기업을 비롯한 여러 단체에서 무수히 많은 강연을 했다. 이때도 '똥개 교육', '진돗개 철학' 시선은 자주 비쳤다.


2014년 YTN 사이언스 '청년창업 런웨이'에 출연해 "스물 두살 때부터 야채 행상 조수로 2년 동안 무급으로 일했다"고 밝힌 적 있다. 그는 "2:2:2 법칙이 있는데, 남들보다 2시간 일찍 출근하고 2배 더 성과를 내고, 2시간 늦게 퇴근하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돈을 주면서 일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노동력도) 상품이기 때문에 돈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나꿈소' 유튜브 영상 캡처
2012년 잡코리아 '나꿈소'강연에서 강북과 강남을 차별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똥개 교육', '진돗개 철학'은 그가 쓴 책에도 공공연히 나온다. 2012년 책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에서 이 대표는 "(직원을 채용할 때) 질문 내용만 봐도 그 친구가 똥개로 사는 사람인지 진돗개로 사는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내용이 나온다. 그는 신입사원 면접을 볼 때 '급여를 받지 않고 일할 수 있냐'고 묻는다. 이때 면접자가 '못한다'고 답하면 '돈도 받고 일도 배우는 도둑놈 심보'라 표현했다. 이어 "월급, 휴일을 물어보면 똥개"라고 했다.


이번 '갑질 논란'을 두고 사람들은 더욱 실망스럽다는 반응이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광고회사에서 일하다 '상사가 후배의 몫을 가로채는' 비합리적인 기업 문화에 실망해 퇴사했다고 밝힌 적이 있다.


2011년엔 그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총각네 야채가게'가 방영되기도 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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