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75kg 잘 나가던 트레이너 서른에 은행원 된 비결

조회수 2020. 9. 22. 11: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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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트레이너→보험사 직원→호주 이민→신협 직원으로..'몸짱' 금융맨의 취업 성공기
신협중앙회 대표 '몸짱' 신익동氏
군 복무하며 '몸 만들기'에 빠져
헬스트레이너→보험사→호주이민 거쳐 신협으로

신협중앙회 3년차 직원 신익동(32)씨는 사내 ‘몸짱’으로 통한다. ‘어깨 깡패’에 웬만한 사람 허벅지만한 굵은 팔뚝, 두꺼운 상체 때문에 신씨를 ‘헐크’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외부인은 덩치를 보고, 회사 안전을 책임지는 보안요원으로 착각하기도 한다.


운동만 열심히 한 사람같지만 공부도 잘했다. 부산대 회계학과 출신인 그는 군대를 다녀온 후 여섯 학기 중 다섯 학기나 장학금을 받았다. 그 가운데 3번은 과 1등 이상을 해야만 받는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  

출처: 신익동씨 제공
신협중앙회 3년차 직원 신익동씨

‘반전 매력’의 신씨가 높은 연봉과 안정성으로 금융권 최고 인기 직장 중 하나인 신협중앙회에 입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신협중앙회를 비롯한 금융권 입사에 관심있는 취업준비생들을 위해 잡앤(JOB&)이 궁금한 점을 꼼꼼히 물었다.


-입사가 빠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취업 준비를 오래한 건가요?

“네. 1985년생인데 2년 전 입사했으니 동기들보다 나이는 많은 편입니다. 입사 전 경력이 많습니다. 대학 다닐 때 휴학하고 1년간 전업 헬스 트레이너로도 일했고, 1년간 호주로 워킹홀리데이도 다녀왔어요. 졸업 후 첫 직장은 동부화재였고요. 2년 반 조금 넘게 다녔습니다. 동부화재 퇴사 후에는 호주에서 1년 조금 넘게 청소 용역 발주하는 업체에서 일했었고요.”  

출처: 신익동씨 제공
군대에서의 신익동씨(왼쪽 사진), 대학 시절의 모습(오른쪽)

-참 많은 일을 하셨네요. 헬스 트레이너로까지 일하셨던 것은 조금 의외네요.

“군대 가기 전까지만 해도 왜소한 편이었요. 키 173cm, 몸무게 60kg이 조금 안됐고요. 팔·다리 가늘고, 배만 볼록 나온 체형이었습니다. 2005년 7월 입대했는데, 여름에 신병 훈련을 받으니 몸무게는 55kg까지 빠졌죠. 배치 받은 부대에 성격 좋은 선임이 있었는데, 제 체격이 너무 왜소하다고 같이 운동을 하자고 하더라고요. 그 선임을 따라서 매일 일과 끝나고 체력단련장에서 운동을 했습니다. 그러다가 몸 좋아지는 재미에 푹 빠져서 2년간 몸 만들기에 거의 미쳐서 지냈습니다.”  

군 입대할 때의 신익동씨

-얼마나 몸이 좋아진 건가요? 규율이 엄격한 군대에서 전문적으로 몸을 키우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신병 교육 끝나고 55kg이었던 몸무게가 제대할 때는 75kg였습니다. 그야말로 ‘벌크 업’이 된거죠. 주 7일 2시간 이상씩 운동했습니다. 말년에 시간 여유가 생겼을 때는 하루 4시간까지도 했습니다. 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몸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식단 관리도 철저히 했습니다.


급식 먹을 때도 탄수화물 섭취는 줄이려고 했고, 고단백질 식사를 했습니다. 굽거나 찐 계란 9알, 현미우유 1000ml를 거의 하루도 안 빠지고 먹었어요. 참치 캔도 한 주에 3회 정도는 먹으면서 단백질을 보충했고요. 몸 만드는 것과 관련된 월간지도 구독했고, 틈나는 대로 관련 영상도 찾아보면서 전문성을 키웠습니다. 휴가 나올 때마다 몸이 달라지니까 주변 반응도 좋더라고요. 가족, 친구들 모두 응원해줬습니다.”   

대학생 때의 신익동씨(왼쪽 사진), 신씨가 사람 무게를 얼마나 버티는지 확인해보기 위해 누워있는 모습

-제대 후 헬스트레이너까지 한 걸 보면, 아예 그 쪽으로 나갈 생각도 있었나 보네요.

“네. 군 생활을 통해 운동에 흥미가 커졌어요. 복학하고 부전공으로 스포츠과학을 공부했습니다. 2008년에는 ‘생활 체육지도사’(보디빌딩) 자격증을 땄어요. 2009년에는 전국 아마추어 보디빌딩 대회에도 나갔고요. 운동이 너무 좋다 보니 이 일을 업으로 삼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휴학 후 부산에서 1년간 전문 헬스 트레이너로도 일해봤습니다. 적성이 맞았어요. 월 수입은 많이 벌 때는 300만원도 넘었고요. 하지만 헬스 트레이너라는 직업을 얼마나 오래 안정적으로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들었고, 아무래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운동은 취미로 하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운동에 거의 미쳐있었는데도, 모두가 부러워하는 금융권 취업에 성공하셨네요.

“공부는 안 하고, 운동만 한다고 안 좋은 소리를 들을까 봐 학교 공부도 정말 열심히 했어요. 복학 후 6학기 중 다섯 번 장학금을 받았어요. 대학 때 1년간 호주 브리즈번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다녀와서 영어 실력도 좋아진 것 같고요. 다행히 2011년 7월 동부화재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갔는데, 금방 회사를 나오셨네요. 적성에 안 맞던가요?

“아뇨. 적성에는 잘 맞았습니다. 동부화재에서 자동차 대인 보상업무를 했는데, 사람 만나서 일을 처리하는 업무는 잘 맞았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어요. 하지만 그 때는 나이도 어렸고, 뭔가 직장이 답답했던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챗바퀴 돌리는 듯한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이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와 같은 막연한 불안감 같은 게 있었어요. 마침 호주에서 워킹홀리데이를 할 때, 알게 된 형이 있었는데 호주 브리즈번에서 하는 사업을 도와줄 수 있겠느냐고 제안했습니다. 한국을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사표를 냈습니다.” 

호주에서 생활할 때의 신씨.

-호주에서는 왜 금방 돌아왔나요?

“사실 호주에 정착할 생각으로 갔습니다. 합류한 회사는 청소 용역을 발주하는 업체였어요. 그러다가 현지에서 영주권 취득 관련해서 약간의 문제가 생겼고, 개인 사정 등이 겹치면서 2015년 4월 한국에 돌아오게 됐습니다.”


-다시 취업 전쟁이 시작된 건가요?

“네. 대학생 때 원서 쓰는 것보다 훨씬 불안했고, 절박한 심정이었어요. 학생 신분이 아닌 백수였고, 나이도 만 30세였으니 적지 않았죠. 신협중앙회를 비롯해서 금융권 20곳에 원서를 넣었습니다.”


-어떤 부분을 어필해서 합격한 것 같나요?

“신협중앙회 1차 면접 때, 같이 들어간 지원자들 중에 보험계리사, 감정평가사도 있었고, 다들 나이도 어렸어요. 아무래도 위축이 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대단한 자격증은 없지만, 제가 걸어온 길이 결코 헛되지 않고 값지다고 생각한다’고 확신에 찬 눈빛으로 말씀을 드렸어요. 자기소개서는 대학 때 운동에 미쳐서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기 위해 극단적인 자기 절제도 해봤다, 헬스 트레이너라는 꿈을 향해서도 달려봤고, 호주라는 새로운 세상에서 도전하기 위해 가진 것들을 모두 포기할 만큼 배짱과 열정도 있다는 식으로 썼던 것 같습니다.”  

신익동씨

-몸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이 업무에도 도움이 되나요?

“올 초 손목을 다치는 바람에 요새는 운동을 많이 못해서 근육이 조금 줄었어요. 최근 다시 시작했는데, 입사 이후 꾸준히 1~2시간씩 했습니다. 단백질 위주의 식단 관리도 계속 하는 편이고요. 운동을 해서 완성된 몸 때문에 확실히 일하는데 자신감이 붙어요. 몸에 활력이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어지간해선 크게 피곤한 것도 없습니다. 식단 관리가 아주 높은 수준의 절제력을 요구하는데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됩니다.”


글 jobsN 김지섭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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