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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3시간 일하는데 연 휴가 ‘3일’도 못쓰는 집배원

'연 휴가 2.7일· 하루 13시간 근무' 근로기준법이 외면한 집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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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3시간, 토요 격주 근무, 1년 간 휴가 2.7일

2016년 4월~2017년 3월까지 고용노동부가 충청권에 있는 우체국 4곳을 대상으로 집배원의 평균 근로시간을 조사한 결과다. 이들의 월 평균 초과 근무시간은 57시간이었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포함된 달에는 초과 근무시간이 훨씬 길다. 2016년 9월에는 평균 85시간, 2017년 1월에는 77시간을 초과근무했다. 정규 근무시간보다 많게는 하루 4~5시간을 더 일한 셈이다.


근로기준법이 허용하는 노동자의 주당 노동시간은 52시간이다. 법정근로시간 40시간에 초과 가능 근로시간 12시간을 더했을 때 최대치다. 4주를 기준으로 최대 근로가능 시간이 208시간인데 집배원들은 300시간 가까이 일한다는 뜻이다.  

출처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장시간 초과 노동문제가 불거지고 올해 들어서만 집배원 11명이 업무 중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민주노총 집배노조는 6월 28일 미래부장관·우정사업본부장·고용노동부장관을 고발했다. 집배원 과로사 문제를 방치한 책임이 있다는 주장이다. 경인지방우정청과 전국우정노동조합(우정노조)이 밝힌 최근 5년간 전국 집배원 사망자 수는 매년 두 자릿수다. 2013년 16명, 2014년 12명, 2015년 15명, 2016년 19명이 세상을 등졌다.


근로기준법은 법에서 정한 최대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을 시킨 사용자에게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내릴 수 있다. 하지만 고용부와 우정사업본부는 집배원의 초과 근무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장시간 근로는 인정하지만, 불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근거는 무엇일까.

근로기준법 보호 못 받는 집배원

집배원이 근로시간과 관련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못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공무원’이거나 '통신업 종사자'이기 때문이다. 국내 집배 노동자는 약 1만 8000명. 이 중 공무원은 1만 4000여명이다. 비정규직은 3000여명, 나머지는 개인 사업자 등 특수고용직으로 분류한다.


①공무원법에는 근로시간 규정 없어


공무원은 근로기준법보다 ‘국가공무원 보수 및 복무규정(공무원법)’을 우선 적용받는다. 하지만 공무원법에는 근로시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일주일에 52시간 이상 일을 시키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고용부 입장이다. 고용부는 집배원의 초과 근무와 관련해 ‘법 위반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며 인력 충원 등을 통해 집배원의 장시간 근로를 개선하라고만 ‘권고’했다.


②통신업 종사자는 '특례업종'…근로시간 규정에서 예외


비공무원인 비정규직·특수고용직 집배노동자도 상황은 비슷하다.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 일해도 문제 삼을 수 없다. 근로기준법 59조는 운수업, 통신업, 광고업 등 26개 업종을 예외로 인정해 연장근로를 허용한다. 집배원은 통신업 종사자에 속한다.


경기도 고양시에 근무하는 집배원 A씨는 “하루 소화해야 할 우편물이 있는데 일을 마치지 못하면 민원이 생기고, 인사고과에 영향을 준다”며 “아침 일찍부터 장시간 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무원이든 공무원이 아니든 집배노동자는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뜻이다. 

무료 노동 20시간, 1년 동안 휴가 3일도 못써

집배원들의 ‘무료노동’ 문제도 논란거리다. 이진우 민주노총 노동안건부장은 “실제 집배원들의 월 평균 초과 노동 시간이 77시간에 달한다”고 밝혔다. 우정사업본부가 밝힌 초과 노동시간(57시간)보다 20시간 많다.


집배노조 한 관계자는 “집배원이 실제 오전 6시부터 출근해 일을 하더라도 우정본부는 7시부터 출근한 것으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이진우 부장은 이런 문제에 대해 집배원들의 실제 출퇴근 시간과 우정본부가 인정하는 출퇴근 시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사람이 감당해야 할 업무량이 많다 보니 집배원들은 휴가를 내기도 쉽지 않다. 휴가 공백이 생길 경우 그 업무를 다른 동료들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6년 1년 동안 집배노동자의 평균 휴가 사용일은 2.7일이다. 쉽게 말해 한해 휴가를 3일도 못간다는 것이다.


집배원의 시간당 초과 근무수당은 8000~9000원 수준이다. 월 50만원 이상을 수당으로 받기도 한다. 비정규직 집배원은 기본급으로 최저임금을 받는데 수당이 기본급 절반에 달할 때도 있다. 집배노조 관계자는 "수당이 많으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만, 너무 힘들어서 덜 받더라도 근무시간이 줄어들기 바라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공무원 봉급표

국회 과로사 금지법 추진, 해결 과제 남아

국회에서는 집배원을 근로시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는 이른바 '과로사 금지법을' 추진 중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우정본부도 집배원들의 근무시간을 52시간 이내로 단축하기로 했다. 집배원 100여명을 충원해 업무량이 늘어난 지역에 배치하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방안이다.


하지만 집배노조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았다고 밝혔다. 집배원을 특례업종에서 제외하더라도 이는 비정규직이나 특수직 종사자에게만 해당한다는 뜻이다. 1만 4000여명에 달하는 공무원은 여전히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근무시간을 단축하려면 4500명을 추가채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집배노조 관계자는 “집배원의 연간 근무시간은 2800시간에 달하는데 이를 2200시간 수준으로 떨어뜨리려면 현재 인력의 23%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 jobsN 이병희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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