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cm·45kg, 디즈니도 반한 몸값 2억5천 ○○ "얘 데리고 마트 가세요"

조회수 2020. 9. 18. 14: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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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만들고 창의력을 팝니다" 세계가 인정한 로봇 강소기업 로보티즈
사람과 공감하는 로봇 만드는 게 꿈
세계 일류 상품으로 꼽힌 로봇 제작 기술 공개
시장이 커져야 사업도 함께 커
사람과 공감하는 '로봇' 만드는 게 꿈

사람 모습을 한 로봇이 허리를 흔들며 춤을 춘다. 침대에 누워 움직일 수 없는 환자를 위해 음식을 떠먹여주고, 피아노를 치는 로봇이 있다. 물위를 헤엄치는 뱀 모양 로봇, 사람과 공을 주고 받는 공놀이를 하는 로봇도 있다.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는 영상을 보면 영화 트랜스포머가 생각이 난다.  

이런 로봇들은 만든 회사도, 모양과 기능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공통점이 있다. 국내 한 중소기업이 개발한 다이나믹셀(DYNAMIXEL)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이다. 다이나믹셀은 움직이는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한다.


이 기업의 이름은 '로보티즈'다. 직원수는 100여명, 교육·연구용 로봇을 비롯해 다이나믹셀을 개발한다. 로보티즈는 2014년 뉴욕타임스가 '집안일 도와줄 10대 로봇' 제조업체 중 한 곳으로 뽑은 기업이다. 2015년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로보티즈가 만든 휴머노이드 로봇 플랫폼 '똘망'은 2016년 세계 일류상품에 선정됐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생김새부터 걷고 움직이는 것까지 사람과 닮은 로봇을 말한다. 세계 일류상품은 지식경제부와 한국생산성본부가 뽑는다. 글로벌 시장 규모가 연간 5000만달러 이상인 산업에서 세계시장 점유율 5위 이내에 드는 상품 중 선발한다. 수출 규모도 500만달러 이상이어야 한다.


로보티즈의 2016년 매출액은 155억원. 서울시는 올해 6월, 로보티즈가 청년이 일하기 좋은 기업 중 한 곳이라며 '서울형 강소기업'으로 선발하기도 했다. 2016년 정규직 증가 비율은 20%, 이직률은 2% 수준이었다.

출처: jobsN
김병수 로보티즈 대표

"로봇을 만지는 사람은 꿈이 있습니다"

로보티즈는 로봇이 아니라 창의력을 파는 회사라는 김병수 대표를 만났다.


-로봇을 만드는 회사가 아닙니까

"저희 주력 제품은 다이나믹셀입니다. 다이나믹셀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로봇이 만들어집니다. 저희 제품을 사가는 사람이나 기업은 다이나믹 셀을 이용해 어떤 로봇을 만들지 많은 '상상'을 하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로봇이나 기술이 아닌 '상상력·창의력'을 판다고 말합니다."


로보티즈에서 만든 가장 대표적인 로봇은 똘망(THOR-MANG)이다. 키 137.5cm, 몸무게 45kg인 똘망은 초등학교 4~5학년 수준의 체격을 갖춘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두 다리로 걷고, 각종 센서로 사물을 인지해 문을 열거나 물건을 집어 나른다. 필요한 경우 바퀴를 부착할 수도 있다. 무릎 좌우에 바퀴를 달면 평지에서 무릎을 꿇고 바퀴를 이용해 자동차처럼 달리다가 일어나면 사람처럼 걸어갈수도 있다.


똘망의 한 대당 가격은 2억 5000만원. "비싸서 처음 개발했을 때는 누가 사갈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는데 연간 몇 대씩 팔립니다." 그는 월트 디즈니사에서 '베어맥스'를 만들어보겠다며 똘망을 구매한 일도 있다고 말했다. 베어맥스는 월트디즈니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의 주인공인 휴머노이드 로봇이다. 디즈니사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캐릭터를 실제로 만드는 실험을 하는데 똘망을 사용했다는 뜻이다. 

로봇 기술 공개, 시장이 커져야 사업도 함께 커

-주력상품은 '다이나믹셀'인데 똘망을 만든 이유가 있습니까

"똘망은 이런 다이나믹셀을 각종 센서와 결합해 로봇이 어떻게 움직일 수 있는지 보여주는 종합작품입니다. 다이나믹셀이 일종의 '관절'이라고 말씀드렸는데, 관절 하나하나에 감속기어, 제어기, 통신 장치가 들어갑니다. 이런 기능들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로보티즈는 똘망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공개해 어떤 기업이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기술이 확산돼야 시장이 더 빨리 커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과정에서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업체도 늘어난다고 봤습니다."


김 대표는 다이나믹셀을 어떻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로봇의 모양과 움직임, 기능이 전혀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학교 수업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용 제품도 따로 만든다. '레고'처럼 다이나믹셀을 결합하면 간단히 움직이는 동물이나 곤충도 만들 수 있다.

그는 20대 때부터 주목받는 로봇 제작자였다. 고려대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한 그는 1998년 세계로봇축구연맹이 주최한 로봇월드컵대회와 일본 마이크로 마우스 미로 찾기 대회에서 우승했다. 1999년에는 동료들과 함께 창업해 로보티즈를 설립했다.


"그저 로봇이 좋았습니다. '미래에는 로봇이 필요한 세상이 될 것이다' 같은 생각은 하지도 않았습니다." 

완구용 로봇을 만들어 좋은 실적을 내기도 했다. "잘 나갈 때는 한 달에 1억씩 들어왔습니다. 직원들과 실컷 먹고 써도 한 달 동안 2000만 원을 못 쓸 때였습니다."


하지만 생산과 판매까지 직접 하려던 욕심이 화를 불렀다. 적자가 나기 시작했고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할 지경까지 몰렸다. "직원들과 마지막으로 고별작을 만들자고 했던 게 휴머노이드 로봇이었습니다. 그게 다시 회사를 일으켰습니다."

사람과 공감하는 '로봇' 만드는 게 꿈 

-휴머노이드 로봇을 만들 때 어려운 점은 없습니까

"두 다리로 걷도록 만드는 게 쉽지 않습니다. 작은 로봇은 충분히 가능한데, 덩치를 키울수록 어려워집니다. 복잡한 수학도 필요하고요. 기술을 배우려고 유학하는 선배들을 찾아다니고, 저희 CTO는 일본 도쿄대학에 들어가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계획이 있습니까

"사전에서 로봇을 찾아보면 '생명체를 닮은 기계 장치'라고 나옵니다. 하지만 전공자들이 말하는 로봇은 조금 다릅니다. '최소한의 외부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해 움직이기까지 하는 장치'라고 말합니다.


어떤 설명이 맞는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하는 로봇은 사전에서 말하는 정의에 가깝습니다. 일반인과 공감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게 목표 입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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