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봐주고 월50만원 받는 '쏠쏠한 부업' 만든 20대 커플

조회수 2020. 9. 17. 1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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펫시터 중개서비스 도그메이트
일상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창업
폭발 성장하는 유망산업에 뛰어 들어
"반려동물 업계의 에어비앤비 목표"

우리나라에서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수는 총 457만으로 전체 가구의 21.8%에 달한다(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국민의식조사). 2010년 17.9%에서 3.9%포인트 상승했다. 


다섯 집 가운데 한 집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얘기다. 인구로 치면 약 1000만명에 이른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주요 대선후보 5명(문재인·홍준표·안철수·유승민·심상정)이 모두 반려동물 복지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대통령 자리를 노린다면 개나 고양이의 복지에도 신경을 써야 하는 시대다. 


관련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시장은 1조8000억원 규모(2015년 농협경제연구소)이며 2020년에는 6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가운데 핵심은 반려동물을 돌봐주는 ‘펫시터(Petsitter)’ 산업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 중에 1~2인 가구가 많은데, 피치 못할 사정으로 집을 비우는 경우 주인을 대신해 돌보는 사람을 펫시터라고 한다. 

출처: 본인 제공
도그메이트 이하영 대표

펫시터 산업 자체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활성화돼 있진 않지만 업계 선두주자로 ‘펫시터계의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스타트업이 있다. 펫시터를 반려견 주인과 연결해주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업체 도그메이트다. 2015년 12월 영업을 시작한 도그메이트는 누적 매출액 1억원, 이용자수 400명을 돌파했다. 아직 영업이익은 내지 못하고 있지만 올해 안으로 흑자 전환을 예상한다.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여기는 고객의 까다로운 눈높이를 맞추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도그메이트의 펫시터를 재이용하는 고객의 비중은 50%가 넘는다. 기존 고객이 입소문을 내 신규 고객이 생기는 선순환도 발생하고 있다. 현재는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다. 이 회사를 이끄는 이하영(29) 대표를 만났다.  

경단녀도 용돈벌이  

출처: 홈페이지 캡처
도그메이트 홈페이지 메인

도그메이트는 웹기반으로 영업을 한다. 고객이 사이트에 접속해 맡길 날짜를 입력하면 가장 근거리에 있는 펫시터를 연결해주는 식이다. 펫시터가 본인 집에서 동물을 돌봐주는 위탁서비스, 반대로 펫시터가 직접 고객의 집을 방문하는 방문서비스 두 가지가 있다. 펫시터는 반려견 밥을 주고, 산책을 시켜주는 일을 한다.


기존에도 펫시터 서비스가 없는 건 아니었다.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애견호텔이 펫시터 역할을 대신해왔다. 여러 반려동물을 한 건물에 잠시 맡아주는 것이다. 그러나 "집단 생활로 반려동물끼리 병이 옮을 수 있다, 하루종일 비좁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다"고 한다. 이씨는 일대일로 반려견을 케어하는 펫시터 서비스는 아직 대중화 전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철저한 펫시터 검증과 사후관리 덕분에 업계 선두주자가 됐다”고 했다. 펫시터를 모집할 당시 1000명이 넘게 몰렸다. 이 가운데 10% 정도를 추렸고, 현재 50여명이 활동 중이다. 펫시터가 되려면 전문기관을 통한 펫시터 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반려견을 키운 경험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 전업주부나 프리랜서다. 도그메이트에서도 주기적으로 수의사를 초청해 펫시터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한다.  

출처: 도그메이트 홈페이지
고객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는 '돌봄일지' 서비스. 오른쪽은 이에 대한 반응

이용 요금은 1박당 기본 3만3000원 이상(부가세 포함)이며 펫시터 등급에 따라 높아질 수 있다. 사후 평가와 활동기간, 교육 참여율 등을 종합해 내부적으로 등급을 정한다. 수익의 80%는 펫시터, 나머지 20%는 도그메이트가 가져간다. 아직 일감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펫시터 한명당 매달 30만~50만원을 번다. “경단녀 등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는 분들이 용돈벌이나 식비를 버는 수준은 됩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아예 펫시터를 전업으로 삼는 이들도 많다. 영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반려동물 산책도우미의 경우 평균소득이 2만6496파운드(3600만원)에 달한다. 미국 연봉 조사업체 '페이스케일'의 자료를 보면 펫시터 평균연봉은 3만940달러(3500만원)이다. 아직 우리나라엔 전업 펫시터가 없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부업으로 쏠쏠한 돈을 챙길 수 있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는 셈이다. 


펫시터는 매일 ‘돌봄일지’를 고객에게 메신저로 보내준다. 식사·간식·산책·놀이·배변·잠 등의 항목별로 내용을 세세하게 작성한다. 또한 고객은 수시로 반려견의 현재 상황을 알 수 있는 사진 전송을 요구할 수 있다.  


이용 고객은 돌봄 서비스가 끝난 뒤 해당 펫시터에 대

한 후기를 작성할 수 있다.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만 후기를 달 수 있기 때문에 ‘가짜 후기’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른 이용 고객에게 중요한 참고가 될 수 있습니다.” 후기가 좋은 펫시터는 단골이 생겨 고객이 수십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직접 맡기러 오는 경우도 있다. 기존 이용고객을 분석한 결과 1회 결제 평균액은 약 11만원이었다. 한 번 이용할 때 3박 정도 맡긴다는 얘기다. 

일상의 고민에서 출발한 사업

이씨는 ‘오투잡’이라는 구직 관련 스타트업을 다니다 2015년 5월 퇴사했다. 펫시터는 반려견 2마리를 키우던 이씨가 자연스레 떠올린 아이디어였다. “저 같은 경우엔 가족과 같이 살아서 큰 문제가 없었어요. 그러나 주변엔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 항상 고민에 빠지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정말 가족 같은 존재인데 아무데나 맡길 수가 없거든요. ‘내 이웃이 반려견을 돌봐주면 어떨까’라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 거죠.”  


디캠프에서 주최한 ‘창업 결심캠프’ 참여를 통해 창업 의지를 굳혔다. 애견박람회 등을 전전하며 잠재적 이용고객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시스템 구축에 활용했다. 티몬과 호텔나우 등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디자이너 출신 여자친구가 회사를 나와 힘을 보탰다. 여자친구와 함께 사비 4000만원을 털어 자본금을 만들었다. 이후 프라이머와 스트롱 벤처스, 디캠프 등에서 총 2억원 가량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출처: 이하영 대표 제공
도그메이트 직원들이 각자 자신이 키우는 반려견과 함께 찍은 사진

도그메이트의 직원은 6명. 기획자와 마케터, 디자이너, 개발자 등이다. 베테랑 수의사와 반려견 훈련사에게 자문을 받는다. 반려동물 스타트업답게 직원 대부분이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매달 유기견 봉사활동을 간다. 크라우드 펀딩 형식으로 상품을 판매, 수익의 절반을 유기견 후원에 쓰기도 한다.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꾼다  

이씨는 “반려견 주인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을 느낀다”며 한 고객의 사례를 꺼냈다. “할머니와 아들이 함께 사는 집이었어요. 근처에 애견호텔이 있는데도 할머니가 맡기지 않겠다고 해서 우리 사이트까지 찾아왔습니다. 할머니가 함께 가족여행을 떠나야 되는데, 가지 않겠다고 버티는 상황이었어요.” 펫시터와의 사전만남을 통해 신뢰를 얻은 할머니는 반려견을 맡겼다. 펫시터가 돌보는 과정에서 요로결석을 발견했다. 집에서 가만히 놔두고 키웠더라면 큰 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조기 발견과 치료 덕분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출처: 본인 제공
이하영 대표가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한 모습

도그메이트는 서울만 따져도 반려견 펫시터 시장이 잠재적으로 5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 규모를 구체적으로 집계한 통계는 그간 없지만 자체적으로 추산해 내 놓은 숫자다. 도그메이트 고객당 평균 결제금액과 서울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가구수를 곱했다. “단기적으로는 점유율을 높여 현재 월 2000만 수준인 매출액을 6000만원 이상으로 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서울 및 수도권을 중심으로 나중엔 지방 광역시별로 확대할 나갈 계획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펫시터 산업에만 매달릴 생각은 없다. 예를 들어 반려동물 용품 구매 대행 등 고객 ‘맞춤 서비스’도 기획 중이다. 고객이 펫시터 서비스를 접수할 때 등록하는 질병 등 건강상태·견종·성별·나이·몸무게 등을 축적한 데이터가 기반이 된다.  


“데이터를 다양하게 활용할 계획입니다. 가령 반려견 외모에 신경을 쓰는 분에게는 미용서비스나 용품을 추천할 수도 있고, 건강에 신경 쓰는 고객에게는 건강식단을 추천할 수도 있습니다. 점차 고객이 늘어나면 서비스 확장이 가능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겠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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