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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여대→연봉1억 싱가포르 꿈의기업‥'월세가 무려‥'

꿈은 이뤄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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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 싱가포르 지사
어카운트 디렉터 서세나씨
해외취업 비결과 해외 직장인의 삶

글로벌 기업 에릭슨의 싱가포르 지사에서 어카운트 디렉터(account director)로 일하고 있는 서세나(35)씨.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 에 ‘LTE’, ‘LTE-A’같은 통신 서비스와 솔루션을 파는 사업을 총괄한다. 우리나라 직책으로 따진다면 부장급. 에릭슨은 20세기 후반 이동전화 사업을 주도한 세계적인 이동통신 장비업체. 스웨덴의 국민기업인 발렌베리 그룹의 주력 계열사다. 2016년 매출 2226억800만크로나(약 28조7000억원)를 냈다. 전직원이 400명인 에릭슨 싱가포르의 작년 매출은 약 2000억원 정도다.   


서씨는 어릴 때 외국에 나가본 적이 없고 취업이 잘된다는 공학이나 경영학을 전공하지도 않았다. “5살 때부터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고2 때 진로를 바꿔야 했어요. '멘붕' 상태였습니다.”  


성신여대 법학과 진학 후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다른 스펙을 쌓을 겨를이 없었다. 처음 받은 토익점수는 550점. 그의 첫 직장은 한국에 있는 중견기업이었다. 어떻게 유명 글로벌 기업에 입사할 수 있었던 걸까. 서씨에게 싱가포르 근무 문화와 취업 비결을 물었다.

출처서세나 씨 제공

싱가포르 생활① “가정을 우선, 단축·재택 근무 눈치 보지 않는다”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 도어를 보면 에릭슨에서 일하는 어카운트 디렉터의 연봉은 미국 기준으로 12만3264~16만9000달러(약 1억 4000만~1억9200만원)다. 컨설팅 회사 켈리 서비스 싱가포르(Kelly service) 자료에선 7만8000~13만4400싱가포르 달러(약 6320만~1억1000만원)다.


출근시간은 한국과 비슷하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퇴근한다. 사내 부서끼리 또 고객과 미팅이 많아 업무가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하지만 상사의 눈치를 보며 불필요하게 야근을 하지는 않는다.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 재택근무제를 이용하는 문화가 활발하다.  


“밤낮, 주말 없이 일할 때도 많습니다. 하지만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은 제가 충분히 조절할 수 있습니다.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라 가정을 우선시해도 불이익을 주지 않아요. 아이가 있는 직원이 많은데 아이가 아프다거나, 가사도우미가 쉬는 날에는 집에서 일하거나, 근무 시간을 줄일 수 있어요.” 


영업을 맡고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성과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단기적 성과만으로 직원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서씨의 회사에는 한해 3~5번 직속 상사와 면담을 하는 시간이 있다. 개인의 연간 목표와 장·단기 커리어 개발 계획을 세우고 성과를 평가한다. 상사는 칭찬과 피드백으로 시작해 앞으로의 방향과 개선점을 충고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고 하잖아요. 돈도 많이 주고, 일도 쉬운 회사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 회사에는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너 이번에 못했으니까 아웃이다’ 이런 분위기는 절대 아닙니다.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퇴사하고 싶어 하는 직장인이 많아요. 다행히 저는 존경할 만한 직속 상사를 만나 배우는 점이 많습니다.”

회사 동료들과 서세나씨.

출처서세나씨 제공

싱가포르 생활② 악명 높지만 상대적인 물가  

싱가포르는 물가가 높기로 유명한 나라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발표한 '세계 생활비'(Worldwide Cost of Living) 보고서에서 싱가포르는 4년 연속 세계 도시 물가 1위였다. 의료, 교통, 집세가 비싼 편이다. 그래서 억대 연봉을 받아도 지출이 적지 않다.


서씨는 싱가포르에 정착할 때 월세 2000싱가포르 달러(약 162만원)인 집에 살았다. 보증금은 2개월치 월세를 낸다. 새로 지은 콘도이고 전자제품이 '빌트인'된 곳이기 때문에 비싼 편은 아니다. 서씨는 직책이 높은 직장인이기 때문에 비교적 여유로운 편이다. 월수입의 50~60%는 월세와 생활비로 쓰고 나머지는 저축한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유학생이나 신입사원은 일반 가정집 방 한칸을 빌려 살기도 한다. 이 경우 월세가 700~1500싱가포르 달러(약 56만원~122만원)선이다. 

 

“아침은 커피와 과일로 간단히 해결하고 점심도 샌드위치를 먹어요. 5000~1만원 선에서 해결합니다. 저녁이나 주말에 친구나 동료와 함께 와인을 곁들여 먹으면 한끼에 50만원을 훌쩍 넘기도 해요. 자동차는 한국에 비해 2배 정도 비싸요. 직장 동료 워킹맘이 많이 타고 다니는 도요타 SUV가 1억원을 넘습니다.”  


택시비는 기본 3싱가포르 달러(2500원). 하지만 10분만 가도 금액이 20싱가포르 달러(1만6000원)를 훌쩍 넘는다. 버스와 지하철은 1~1.5싱가포르 달러로 우리나라보다 싼 편이다.   


취미는 피아노 연주부터 독서, 수영, 블로깅까지 다양하다. 여행도 즐긴다. 1년 동안 코사무이, 도쿄, 쿠알라룸푸르, 호주 서·남부, 보라카이, 발리를 다녀왔다. “열심히 일한 만큼 지친 몸과 마음을 바로 회복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한 만큼 여가도 충분히 즐겨야 한다는 서세나씨.

출처서세나씨 제공

싱가포르 생활③ 작지만 다양한 사회

싱가포르는 인구 569만명 작은 도시국가이지만 인종과 언어, 문화가 다양하다. 인종은 중국계가 인구의 약 75%를 차지해 가장 많고 그다음으로 말레이계, 인도계 순이다. 영어와 중국어 뿐만 아니라 말레이어와 타밀어까지 공용어가 4개다. 종교도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 도교, 힌두교 등 신자 비율이 고르다.  

서로 다른 생각을 인정하고 개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깔려있다. “야식 메뉴를 고를 때는 술과 돼지를 먹지 않는 무슬림, 소고기를 먹으면 안 되는 힌디, 고기를 위주로 먹는 유럽인까지 입맛이 달라서 한참을 고민해야 합니다. 회의를 할 때는 세계 각국의 다른 억양과 발음 때문에 다른 때보다 더 집중 해야 합니다. 이런 점이 재밌어요.” 


모든 지도와 표지판, 건물에는 영어로 쓰여있어 불편하지는 않다. 하지만 싱가포르식 영어인 ‘싱글리쉬’를 쓰기 때문에 당황할 때가 많다. “포장마차 같은 곳에서 음료수를 사는데 주인이 ‘유고 아이고(you go, I go)’라고 말했어요. 무슨 뜻인지를 몰라 3번을 다시 물었죠. 알고 보니 제가 테이블로 돌아가서 앉아 있으면 갖다 주겠다(you go back to your table, then I will bring it to you)는 뜻이었어요.” 

출처서세나씨 제공

목적의식 파악→꿈에 몰입

대학교 2학년 때까지는 학업과 아르바이트에 치여 살았다.  다른 동기들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공모전에 참여할 때 서씨는 과외·사무직·서비스직 등 가리지 않고 일했다. “국제법·국제정치를 공부하면서 어렴풋하게 ‘해외에서 일하면 멋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엄두를 내진 못했습니다.” 그가 말을 이어갔다. 


“해외 취업이라는 목적 의식이 생기니까 영어 공부가 하고 싶더군요. 그때부터 치열하게 영어를 공부했어요. 핸드폰, 컴퓨터 같은 전자제품 사용환경을 영어로 바꾸고, 한국 드라마보다는 미드를 봤어요. 아리랑, TBS, EBS 같은 영어 라디오도 수시로 들었습니다. 원어민이 읽는 대로 크게 따라하는 제 목소리를 녹음해 듣기도 했습니다.”  

2005년 대학교 4학년 때 한국산업인력공단의 해외 인턴십에 뽑혔다. 항공비, 체류비를 국비로 지원받아 자카르타에서 5개월 동안 CJ그룹 마케팅 인턴을 했다. 해외 취업에 대한 꿈은 더욱 커졌다. “한국 제품을 해외에 소개하고 마케팅하는 일을 했습니다. 여러 나라 사람들과 서로 다른 언어로 일을 하면서 ‘가슴이 뛴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느꼈어요.”  


졸업 후 2006년 국내 핀테크 기업 ‘코나아이’에 해외 마케팅·영업직으로 입사했다. 해외 기업은 아니었지만 4년 동안 세계 각국의 고객·파트너와 일했다. 그러다 2010년 회사를 돌연 그만뒀다.   


“싱가포르로 해외 출장을 처음 갔는데 ‘이곳에서 일하면 내가 더 성장할 수 있겠다’, '꼭 다시 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어를 쓰면서도 어르신을 우대하는 문화, 높은 학구열, 명절 풍습이 한국과 비슷했어요. 안전하면서 깨끗하고 즐길 거리도 많습니다. 반면 한국과는 달리 다인종, 다문화, 다언어 국가입니다. 또 한국보다 훨씬 남녀가 평등한 나라죠. ‘익숙하면서도 낯선’ 국가라서 도전해볼 만하다 생각했습니다. 명확한 꿈이 없었다면 도전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한단계 커리어를 쌓기 위해 성균관대 MBA를 들어가 싱가포르에 교환학생을 갔다. 틈틈이 싱가포르에 취업할 기회를 노렸으나 쉽지 않았다. 2011년 에릭슨 한국지사에 영업직으로 입사했다. 4년간 일하면서 사내 채용공고 사이트를 자주 들렀다. ‘싱가포르’, ‘세일즈(Sales)’를 키워드로 넣어두고 정기적으로 메일을 받았다.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도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기회가 오면 바로잡을 수 있도록 준비했다. 

출처서세나씨 제공

’왜’ 그 나라에서 일하고 싶은지 이유 명확해야  

마침 싱가포르에서 영업 직무를 뽑는다는 사내공고가 났다. 현지 기업에 통신 솔루션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직무이기 때문에 외국인을 잘 채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서씨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가지 강점을 어필했다. 정보통신기술 강국인 한국에서 일한 경험, 같은 회사 지사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이기 때문에 조직 구조를 잘 알고 있다는 점, 큰 규모의 프로젝트도 물러서기 보다 도전한다는 점이었다. 


면접은 3번에 걸쳐 봤다. 신입이 아닌 경력직이기 때문에 맡았던 프로젝트를 어떻게 진행했고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질문을 받았다. 서씨는 SK텔레콤과 함께 세계 최초로 LTE 솔루션을 상용화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한국 시장에 맞는 특별 솔루션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이력서에서는 제 경력을 간단하게 말하고 면접에서 자세히 어필했습니다. 경험이 없던 큰 규모의 프로젝트였지만 제가 먼저 하겠다고 나섰어요. 주눅 들지 않고 도전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왜 싱가포르에서 일하고 싶은지’에 대한 이유를 확실하게 만들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터뷰 첫 질문이기도 해요. 해외 취업을 할 때 수많은 나라 가운데 왜 굳이 ‘그 나라’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한국이 싫다’는 이유로는 힘들어요. 무작정 싱가포르에 온다면 높은 물가, 한국과 다른 문화 때문에 후회할 수 있습니다. 저는 싱가포르가 한국보다 작은 나라지만 인종, 문화, 언어가 다양하고 다른 국가에서 경험하기 힘든 업무를 경험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도전해 에릭슨 싱가포르와 함께 윈윈(win-win) 하겠다고 했습니다.” 

"꿈에 푹 빠져라"

해외 취업을 할 때 취업 희망자가 어려워하는 게 ‘비자 취득’이다. 비자가 있어야 은행 계좌를 만들고 집을 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씨가 싱가포르에서 취득한 비자는 EP(Employment Pass)다. 2년짜리 취업비자로 4년제 학사 학위를 갖고 있는 전문직 종사자에게 발급한다. 월 고정수입이 최소 3600싱가포르 달러(292만원)여야 한다.  


해외 기업이 외국인을 채용하는 목적은 뚜렷하다. 인력이 부족한 직군이거나 사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야 한다. 현지 기업의 채용 목적을 정확히 파악하고 능력을 어필해야 한다.   


“싱가포르 취업, 도전해보세요. 세상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상상하지도 못한 직업과 삶이 많습니다. 부모님이나 사회가 원하는 자리로 자신을 보내지 마시길 바라요. 자신에게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해외 취업을 원한다면 자꾸 생각하고, 주변 사람들에게 계속 말하세요. 꿈에 푹 빠지다 보면 어떻게든 그 길을 걷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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