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초봉 4000만원, '바나나맛 우유' 실컷 마실 수 있는 회사

조회수 2018. 11. 5. 10: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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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상반기 30명 채용, 4월 19일까지 접수
전직원 휴가 꼭 다녀오도록 적극 장려
50주년 맞아 기업문화 새롭게 바꾸는 중

“더위사냥과 저는 1989년에 태어났습니다. 더위사냥은 최근 패키지를 리뉴얼해 젊은층에게 각광 받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장수제품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새롭게 도전했습니다. 빙그레라는 옷을 입고 새롭게 출발하고 싶습니다.”


2015년 하반기 최종면접장. ‘마지막 포부를 빙그레 제품과 자신을 연관지어 말해보라’는 질문에 지원자 K씨가 답했다. 그는 면접 전 빙그레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어가 관련 기사를 스크랩했다. 눈에 띄는 광고나 제품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메모해 면접 전 대기실에서 본 것이 도움이 됐다. 빙그레 인사팀 이종대 대리는 “신입사원에게 엄청난 전문 지식을 바라지는 않는다”며 “빙그레 제품을 공부하며 회사 가치와 직무를 한번이라도 고민해봤다는 걸 증명한 대답이었다”고 했다.


빙그레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작년 하반기에는 올리브영에서 판매한 바나나맛·딸기맛우유 화장품 2만개가 10일 만에 다 팔렸다. 젊은층은 바나나맛우유를 ‘단지우유’, ‘항아리 우유’, ‘뚱바(뚱뚱한 바나나)’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열광하고 있다. 바나나맛우유의 작년 매출은 약 1950억원(수출액 포함). 덕분에 작년 빙그레 매출은 8131억원로 늘었다.


2016년 기준 직원 1578명의 1인당 평균 연봉은 4875만원이다. 남자 직원은 5082만원, 여자 직원은 4133만원이었다. 대졸 초임은 4000만원, 근속연수는 10년 5개월이다.  

출처: 빙그레 제공
빙그레 본사

◇채용 계획과 절차

 

빙그레는 2017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 원서 접수를 오는 19일 오후4시까지 받는다. 지난 하반기와 비슷하게 30명 안팎을 뽑을 예정이다.


영업(국내·해외 영업), 관리(재무회계·구매), 연구(R&D), 생산(생산관리·원가회계·설비관리) 직무에서 모집한다. 졸업자 혹은 8월 졸업예정자가 지원할 수 있다. 어학 점수나 나이 제한은 없다.


국내영업 직무 지원자는 운전면허가 있어야 한다. 해외영업·구매·R&D 직무는 영어·일본어 능통자를 우대한다. R&D 직무는 영어 원서를 읽을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생산 부문의 설비관리 직무에 지원하려면 냉동공조기사 또는 전기기사 자격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전형 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 검사-1차면접-2차면접 순이다. 이공계와 상경계는 각 35% 수준이며, 인문계는 20% 수준이다. 수도권대학과 지방대는 4 대 6, 남녀 비율은 7 대 3이다. 작년 하반기 채용에서는 30명을 뽑는데 1만 4000명이 지원했다.  

◇서류 전형

2017년 상반기 빙그레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다.


1. 빙그레 인재상에 비춰볼 때, 본인은 어떤 유형의 인재라고 생각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기술해주십시오. (400자)


2. 해당 직무를 선택한 이유와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기술해 주십시오. (400자)


3. 본인이 이뤄냈던 가장 뛰어난 성과에 대해, 그 일을 시작한 계기와 노력과정 및 구체적인 성과를 기술해 주십시오. (400자)


4. 빙그레의 최근 이슈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그에 대한 본인의 견해 또는 문제해결 방안을 설득력있게 기술해 주십시오. (400자)


5. 향후 빙그레의 비전을 하나의 키워드로 제시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와 본인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기술해 주십시오. (400자)


서류전형에서 학점, 어학 등 모든 항목을 모두 살펴보지만 첫째로 보는 건 ‘자기소개서’다.


빙그레 인사팀은 자기소개서를 쓸 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인사팀 이종대 대리는 “여러 경험을 나열하기보다는 하나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서술하는 게 좋다”며 ‘why’와 ‘how’를 강조했다. “그 일을 왜(why) 했고, 어떤 과정(how)을 거쳐 어떠한 결과를 얻었는지, 또 그에 따라 무엇을 느꼈는지를 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문항 당 400자 이내로 쓰기 때문에 '임팩트' 있는 경험만 쓰자.


“영업장을 방문해보니 빙그레에서 일하고 싶다”고 무난하게 적으면 불합격할 수 있다. 타사 영업방식과 비교·분석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한걸음 더’ 나가야 한다.


‘열정’, ‘책임감’, ‘노력’, ‘꼼꼼함’ 같은 추상적인 단어만 강조하거나 학생회에서 했던 활동을 줄줄이 나열하는 자소서는 탈락 대상이다. 홍보팀 김명훈 사원은 “누군가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느낌으로 쓰는 게 좋다”고 했다.자소서는 인사팀이 심사한 다음 신입사원을 받을 부서의 관리자가 한 번 더 검토한다. 이후 다시 한번 인사팀이 최종 평가한다.  

출처: jobsN
해외영업팀 황채연 사원과 홍보팀 김명훈 사원

◇필기 전형과 1차 면접

 

서류 전형에서는 최종 합격자의 10~12배수를 추린다. 필기 전형은 다른 회사의 인·적성검사와 비교했을 때 난이도가 낮다는 평가가 많다. 빙그레 관계자는 “시중에 나온 각종 인·적성 문제집으로 유형을 익히면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시험은 약 2시간이다.


1차 면접(실무진 면접)에서는 부서장과 과장급 이상 실무자 3명이 면접관으로 들어온다. 영업 부문 지원자는 PT 면접과 질의응답 면접을 본다. 대기실에서 지원자별로 다른 PT 주제를 받고 30분 동안 발표를 준비한다. 이후 면접실에 들어가 각자 3~5분 정도 발표를 한다. 지원자가 발표를 마치면 그 자리에서 면접관에게 질문을 받는다. PT와 질의응답을 합쳐 50분가량이 걸린다.


PT주제로는 과거 ‘유커 대상 프로모션 운영 전략은?’, ‘캠핑 문화와 연계한 빙그레 제품의 판매촉진 전략을 제안하시오’, ‘10년 후 식품업계 추세와 흐름’이 나왔다.


빙그레와 관련한 업계 이슈를 직무 지식과 연결해야 한다. 빙그레는 작년부터 ‘옐로우카페’, ‘바나나맛우유 화장품’처럼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해외 수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이종대 대리는 “‘이런 상황인데 빙그레 직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생각하면 된다”며 “예를 들어 ‘사드 문제로 중국과 트러블이 있는데 판매촉진 전략을 어떻게 해야할까’, ‘야구시즌인데 우리와 어울리는 마케팅 전략은 무엇인가’를 물을 수도 있다”고 했다. 식품회사이기 때문에 ‘혼밥족’이 늘어나는 배경과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 전략을 물을 가능성도 있다.

출처: 빙그레 제공
현대시티아울렛에 있는 옐로우카페. 외국인 손님이 80~90%를 차지한다.

영업 직군 이외 직무 지원자는 ‘직무 에세이’를 쓰고 질의응답 면접을 본다. 별도 장소에서 주제에 맞게 50분간 에세이를 쓴다. 면접관이 지원자가 쓴 에세이를 10~15분 동안 검토한 후 면접을 본다. 예전엔 에세이를 발표하는 순서가 있었지만 최근 없앴다. 이종대 대리는 “나중에 발표한 지원자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에 공정한 평가를 막는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직무 에세이 주제로는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타겟 지향적 관점에서, 요맘때의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구체화하세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끌레도르의 활성화 전략을 쓰시오’와 같은 주제가 나왔다.


회사에 대한 애정을 강조하는 지원자 혹은 직무 이해도가 높은 지원자 중 어떤 지원자가 유리할까. 직무에 따라 다르다. 인사팀 이종대 대리는 “R&D나 생산설비 분야는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직무 지식이 중요해 전공 질문이 많다”고 한 반면 “영업이나 관리 직무는 관련 경험을 쌓기 쉽지 않기 때문에 인성 질문을 많이 한다”고 했다.  

출처: 빙그레 제공

◇2차 면접

 

사장과 각 부문 임원 등 4~5명이 참석하는 임원 면접이다. 최종 합격자의 3~5배수가 들어온다.

 

‘바나나맛우유를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같은 실무 질문부터 ‘학점이 낮은 편인데, 왜 학점이 좋지 못하냐?’, ‘살면서 가장 고통스러웠던 경험과 극복한 방법’, ‘인생에서 가장 즐거웠던 경험’과 같이 다소 고민을 해야 하는 질문도 나왔다. 


국내영업 직무에선 ‘영업을 하는데 옆집에서 더 싼 제품을 판매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장점과 단점·지원 동기·입사 후 포부·취미·특기 등과 같이 개인 신상에 관한 내용도 물어본다. 해외영업이나 구매, R&D 직무에서는 영어나 중국어 등 외국어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기도 한다.

 

빙그레는 지원자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면접 당일 건물 로비에 바나나맛 우유 등 빙그레 음료를 채운 냉장고를 비치해 마음껏 가져가도록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큰 가방을 들고 오는 지원자도 있다. 빙그레에 취업한 신입사원들은 매일 바나나맛 우유를 비롯해 각종 빙과류와 스낵을 즐긴다.

출처: jobsN
빙그레 본사 11층에 있는 휴게실 냉장고에는 직원들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도록 빙그레 제품이 채워져 있다.

◇복지 및 기업문화

대표적인 복지혜택은 ‘휴나인(休Nine) 제도’다. 시기와 상관없이 임직원 누구나 연속으로 9일 동안 휴가를 다녀올 수 있다. 홍보팀 김태규 대리는 “빙그레는 유음료와 빙과류 판매를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 매우 바쁘다”며 “성수기 이외에 장기 휴가를 다녀오도록 적극적으로 권장한다”고 했다. 부하 직원이 휴가를 다녀오지 못하면 팀장과 부서장의 인사평가에 반영한다.


해외영업팀 황채연 사원은 “2015년 11월에 입사했는데 2016년 9월에 휴나인 제도를 신청해 홍콩 여행을 다녀왔다”며 “휴식도 즐기면서 업무에 대한 동기부여도 됐다”고 했다.  

출처: 잡플래닛 제공
빙그레 직원들이 말하는 장점(왼쪽)과 단점

빙그레는 올해 50주년을 맞아 사내 문화와 분위기를 크게 바꾸고 있다. 작년 하반기부터 대리와 사원급 젊은 직원 20명이 모여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한 태스크포스(Task force)를 만들었다. 최근 직원의 의견을 반영해 복지 제도를 개선했다.


1시간 단위로 출퇴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를 시작했고 금요일에는 회식이나 행사를 금지하기로 했다. 워크숍을 가더라도 근무시간에 끝내도록 했다. 재직 1년 이후부터 연간 23일 휴가를 간다. 기본적인 연차 휴가(15일) 이외에 리프레시 휴가, 특별 휴가를 모두 쓰도록 회사에서 장려한다. 김 대리는 “ 직원들이 불합리하다고 느끼는 점을 직접 듣고 바꾸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했다.


글 jobsN 이연주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기사는 빙그레 인재개발센터 이종대 대리(lbigbell@bing.co.kr)와 잡플래닛이 도와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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