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만명 열광한 SNS벼락스타, 알고보니 '중소기업 경리'

조회수 2018. 11. 5. 14: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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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직장인 891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취미생활’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8.7%. 나머지 41.3%는 ‘취미가 없다’고 답했다. 직장인 10명 중에 4명은 취미가 없는 셈이다. 

취미 하나로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여성이 있다. 어려 보이는 외모 탓에 ‘여고생 벨리댄스녀’라는 별명이 붙은 이 주인공은 유튜브 ‘직캠’ 조회수가 최대 210만건에 달한다. 본인이 아닌 누군가가 찍어서 올린 영상이다. 웬만한 아이돌 영상보다 조회수가 많다. ‘벨리댄스계의 한효주’라는 말도 나왔다. 그녀의 정체를 궁금해하는 이가 많았다. 

수소문 끝에 그녀를 만났다. 유튜브 영상 설명에 ‘JSJ 벨리댄스’라고 적힌 단서에서 시작했다. ‘조수정 폴앤 벨리댄스 학원’에서 꾸린 공연단이었다. 그녀의 이름은 임성미(25). 알고보니 건물 관리 사업을 하는 한 중소기업 경리로 근무하는 직장인이었다.  

직장인으로서의 고민에서 시작  

출처: jobsN
'여고생 벨리댄스녀'의 주인공 임성미씨

여고생이라는 오해가 생길만한 ‘동안(童顔)'이었다. 일반인이나 다름없는 그녀에게 쏟아진 관심은 처음엔 부담스러워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1만명에 육박한다. 


“인터넷에 영상과 사진이 퍼졌을 때 당황했어요. 자극적인 댓글도 많다보니 괜한 걱정도 들었죠. ‘네가 맞냐’고 친구들에게도 연락도 많이 왔어요. 그러나 지금은 인스타그램에 ‘예쁘다’ ‘응원하겠다’고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면 기분이 좋을 정도로 많이 적응됐습니다.” 가끔씩 만나자거나 연락처를 알려달라는 짓궂은 장난을 치는 이들도 있었다. 임씨는 "남자친구와 찍은 사진을 올린 이후에는 그런 분들이 사라졌다"고 했다. 


벨리댄스와의 만남은 우연이나 다름없었다. 2012년 대학을 졸업한 임씨는 사무직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다. 많은 직장인이 그렇듯이 그녀도 건강과 운동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벨리댄스라는 건 막연하게 이름만 알고 있는 수준이었어요. 그러다 퇴근길에 학원 간판을 보고 ‘여기를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갑자기 들더라고요. 예쁜 옷을 입고 춤을 추는데다 운동까지 되니까 일석이조라고 생각했습니다.”


벨리댄스는 하면 할수록 즐거웠다.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가 춤만 추면 사라졌다. 복부와 허리를 중심으로 나선·회전 운동을 하는 벨리댄스는 생각 이상으로 운동량이 많다고 한다. 일주일에 한번, 2시간가량 벨리댄스를 춘다.  

“땀이 엄청 나요. 한번 추고 나면 살이 500g 정도는 빠지는 것 같아요. 오죽하면 겨울에도 창문을 열고 연습을 합니다.” 하루종일 컴퓨터에 앉아서 일을 했던 임씨는 벨리댄스를 통해 만성적으로 갖고 있던 변비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임씨는 “골반 운동을 하다보니 아프고 결렸던 허리 상태도 나아졌다”고 했다.  

출처: 임성미씨 인스타그램
임성미씨 사진

여자의 변신은 무죄

출처: JSJ 벨리댄스 페이스북·유튜브 캡처
임성미씨는 JSJ 벨리댄스 무용단으로 활동한다

평일엔 회사원, 주말엔 벨리댄스 학원에서 춤을 추는 임씨는 가끔씩 무대 위 ‘댄서’로 변신한다. 학원에서 자체적으로 꾸린 공연단의 팀원으로 활동하는 것. 임씨와 학원 원장 등 팀원이 4명이다.  전원 20대와 30대. 임씨는 “요즘 벨리댄스는 중년 여성이 하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많다”며 “이쪽 세계에서 우리는 희귀한 존재”라고 했다. 공연단 자체 페이스북 페이지도 운영하고 있다. 

팀원 4명 모두 민간 자격증인 벨리댄스 지도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출처: JSJ 벨리댄스 무용단 페이스북
왼쪽은 다른 단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오른쪽은 독사진.

특히 인터넷상에서 관심을 모았던 것은 바로 직캠 영상이 나왔던 2016년 6월 서울 중랑동부시장 행사였다. “모란시장이나 동호회 행사에 간 적도 있어요. 호텔에서 공연을 한 적도 있습니다. 처음엔 떨렸는데 관객들이 호응해주니 기분이 좋더라고요. 무대에 설 때마다 설레고 긴장됩니다.”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는 팬도 생겼다. 처음에 여고생으로 잘못 알려진 탓에 주최측에 ‘여고생에게 그런 옷을 입혀도 되느냐’는 항의 연락이 오기도 했다.   

출처: JSJ 벨리댄스 페이스북·임성미씨 인스타그램
왼쪽은 임성미씨의 공연 모습. 오른쪽은 평소 연습하는 모습이다

벨리댄스 의상은 맞춤 제작이다. 디자인과 사이즈를 의뢰하면 전문 업체가 의상을 만들어오는 식이다. 임씨는 상하의 세트로 3벌을 갖고 있다. 각각 50만원 수준이다. 벨리댄스 특성상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의상이기 때문에 행사 직전엔 다이어트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 


“탄수화물을 적게 먹는 식으로 조절하고 식사량도 줄입니다. TV를 보면서 실내 자전거를 운동도 열심히 하고요. 게다가 댄스 연습량도 늘어나니 살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평소와 공연 직후를 비교하면 대략 2kg 가까이 차이가 날 정도예요.”  

“자신만의 취미 가져보세요” 

임씨는 집안에서도 ‘벨리댄스 전도사’다. 2살 위의 언니나 어머니에게도 벨리댄스를 틈틈이 알려주고 있다. 자신이 찍힌 영상을 모니터링할 정도로 벨리댄스 실력에 대한 욕심도 갖고 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벨리댄스로 유명한 이들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한다.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다보니 SNS 등에 성적(性的)인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그녀는 “신경을 안 쓴다”고 했다. “원래 나쁜 일이 있어도 담아놓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 댓글을 보면 ‘모르는 사람을 왜 내가 신경써야 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멘털이 좋은 편인 것 같아요.”  


그녀의 목표는 벨리댄스 대회에 나가 입상을 하는 것. 벨리댄스 입문 이후 처음으로 7일 대회에 출전했다. “앞으로도 회사에 다니며 계속 벨리댄스를 할 겁니다.이왕 하는거 한 번 상을 타보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임씨는 취미가 없는 직장인에게 진심어린 조언을 건넸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는 분이 많을 거예요. 취미가 그런 현실을 버틸 수 있게 하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성격도 바뀔 수 있어요.


원래 숫기가 없고 무뚝뚝한 성격이었어요. 그러나 벨리댄스를 통해 무대까지 서게 되면서 많이 대범해진 것 같습니다. 자기한테 맞는 취미를 찾아 그 매력에 흠뻑 빠져보세요. 용기를 내어 경험해보면 새로운 세계가 열릴 수 있습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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