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8700만원.. 한번가면 16년 다니는 여의도의 회사 가는법
한화생명 상반기 신입사원 공채
특별전형(31일 마감), 일반전형(4월 3일 마감)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선정된 회사 가는법
“A급 권투선수가 되기 위해선 10라운드를 버텨내야 합니다. 10라운드에 다다르지 못하고 9라운드에서 포기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기회가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까지 권투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을 거듭했습니다. 하지만 잦은 부상 탓에 운동을 그만두고 느지막이 학업에 전념했습니다. 공부를 시작하면서는 운동을 그만둔 것에 대한 낙심과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운동을 하며 쌓아둔 체력과 근성으로 지치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노력했고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이것이 저의 첫 기사회생이자, 전화위복의 기회였습니다. 이런 경험을 통해 첫째 노력은 어떤 형태로든 보상받는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둘째 긍정적인 마인드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만약 주변의 격려에도 낙담만 했다면 지금만큼의 성과를 절대 이룰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삶에선 언제나 도전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비단 수험생활만이 아닌 대학생 시기에 기자, 부국장, 스포츠 경기 중계, 생활체육대회에 참여한 것 또한 도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도전정신을 꼭 마음에 새기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한화생명의 2016년 공채에 합격한 한 수험생의 자기소개서 원본이다. 자기소개서에는 공부와 담을 쌓고 살던 권투선수 출신 지원자가 뒤늦게 공부를 시작하면서 경험한 고생이 녹아 있다. 이 지원자는 40명을 뽑는 신입사원 공채에 5200명이 몰려 130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지난해 공채에 합격했다. 한화생명 인사팀 관계자는 “우리가 가장 눈여겨보는 것은 지원자가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을 극복한 사례가 있느냐는 것”이라며 “어려움을 극복해 인생에 대한 깨달음을 얻은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한번 가면 16년 다닌다, 평균 연봉 8700만원 알짜 대기업
한화생명이 대졸 일반직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영업관리·경영지원·상품계리·자산운용·금융 IT 직무를 뽑는다. 영업관리를 30%가량 채용할 예정이다. 채용 인원은 지난해보다 10명이 늘어난 50여명이다(하반기 공채에도 50여명 채용한다). 전체 채용 인원의 80%는 문과 출신이다.
한화생명은 삼성생명에 이어 업계 2위를 달리는 보험회사다. 2015년 기준 매출 16조원, 순이익 5299억원을 냈다. 직원 평균연봉은 8700만원, 신입사원 초봉은 4700만원이다. 최근 3년간 직원 1인당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지급했다. 복지카드도 직급에 따라 160만원~200만원 준다. 직원과 배우자(자녀 포함)까지 생명보험, 자녀 학자금을 회사에서 제공한다. 본사 여의도 63빌딩 45층에 사내 휴게실과 카페테리아가 있다.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6년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GPTW는 한국에서 가장 일하기 좋은 기업 1위로 2011~2013년, 2015~2016년 5년간 한화생명을 선정했다.
한화생명의 입사 전형은 서류전형→직무설명회→1차 실무면접(금융경제시험과 논술·토론·PT·역량면접)→최종 임원면접으로 이어진다. 서류합격자는 4월 20일 발표한다. 5월 8일 직무설명회(63빌딩 본사에서 실무자들이 회사와 직무에 대해 미리 설명해주는 자리)를 갖는다.
먼저 서류전형이 두가지라는 점을 착안해야 한다.
첫째, 일반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는 일반전형이 있다. 둘째 자기소개서를 면제하고 63초 이내의 자기소개 동영상만 제출하는 특별전형이 있다. 특별전형은 오는 31일(오후 3시까지), 일반전형은 4월 3일(오후 3시)이 제출 기한이다.
특별전형은 한화생명이 지난해 상반기 공채 때부터 실시해온 ‘무스펙자’들을 위한 제도다. ‘흙속의 진주를 찾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모든 대졸자가 인턴·자격증·대외활동 같은 스펙이 없어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쓸지 고민한다. 그러나 스펙이 전혀 없어도 충분히 합격할 자질을 갖춘 지원자들도 많다”며 “인성과 자신감, 포부를 영상에 담으면 합격 가능하다”고 했다.
실제 지난해 5200명 지원자 가운데 200명이 특별전형으로 지원했다. 특별전형 지원자 가운데 원광대, 아주대를 졸업한 2명이 최종합격(38명은 일반전형)했다.
취업준비를 잘 해왔고 다양한 직무 역량이 많은 지원자는 일반전형을 선택하면 된다. 다만 스펙이 떨어지기 때문에 글로 쓰는 자기소개서로 본인을 차별화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지원자는 특별전형에 도전해 볼만 하다. 영상에는 한화생명에 대한 지원 동기, 지원분야 직무역량, 입사 후 기여방안을 표현하면 된다. 유튜브나 페이스북에 영상을 올리고, 해당 URL 주소를 특별전형 자기소개서 항목에 붙여 넣으면 된다. 특별전형과 일반전형은 복수지원이 불가능하다.
강력한 끈기와 역경 극복 경험을 담아라
그렇다면 누가 특별전형에 합격했을까. 아래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관리직에 최종합격한 유재우씨의 영상 소개서다.
“가르시아 장군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책을 읽어보셨습니까? 책의 주인공인 로완은 쿠바 밀림 속 가르시아 장군을 찾아 대통령의 편지를 전하라는 임무를 부여받습니다. 이때 로완 중위는 부여된 임무 해결책을 찾아 3주 만에 완수했습니다. 저는 로완 같은 인재가 되기 위해 28개월 장교로 복무하며 부여된 임무 해결책을 스스로 찾아 완수해왔습니다. 제 뒤로 밝게 빛나는 한화생명이 보이십니까? 장교 시절 역량을 바탕으로 한화생명을 더 크고 아름답게 빛낼 수 있는 불꽃으로 활약하겠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유씨는 원광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장교경험이 유일한 스펙이었다. 영상에서 주먹을 불끈 쥐며 강인한 체력과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영상을 통해 구구절절 자신의 스펙과 직무역량을 이야기할 수 없다”며 “기승전결에 맞게 자신의 열정과 에너지를 표현하면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
일반 전형 자기소개서 문항은 다음과 같다.
- 인생의 목표(포부)는 무엇이며, 지금까지 목표를 이루기 위한 본인의 노력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500~700자) -온갖 어려움과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낸 경험을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500~700자) - 조직이나 팀의 일원으로 본인만의 강점을 발휘하여 차별화된 성과를 만들어낸 경험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해 주시기 바랍니다. (500~700자) - 지원 분야에서 구체적으로 하고 싶은 일과 본인이 그 일을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차별화된 능력과 경험을 기술해 주십시오. (500~700자)
상투적이고 추상적 언어로 자소서를 쓰면 안 된다. 다음은 지난해 상반기 불합격한 자기소개서 일부다.
“인사직무를 하고 싶습니다. 인사 실무 업무를 진행하며 우수 인력 발굴 및 채용인원들에 대한 적절한 인력 배치업무를 수행하며 남들보다 잘할 수 있는 차별화 된 능력으로는 전문가로 근무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뜨거운 열정입니다. 해당 실무업무에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물론 동료나 상사에게 물어보는 자세와 해당 업무에 종사하며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취득 및 실무업무에 필요한 서적 등을 통해 끊임없이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오타와 맞춤법도 조심해야 한다. 한화생명 인사팀은 대표적인 오타와 맞춤법 실수 3가지를 공개했다. ‘고등학교떄(X) 고등학교때(0)’, ‘재밌었던(X), 재밌는(0)’, ‘십었습니다(X) 싶었습니다(0)’.
PT와 역량면접이 평가 점수의 70%
서류전형을 통과한 300여명 대상으로 1차 실무면접을 치른다.
1차 실무 면접에 임하기 전에 회사에 대해 빼곡히 공부해야 한다고 인사팀은 조언했다. “회사의 비전과 사업내용, 매출액, 인원, 지원 직무에 대한 이해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시험이 결국 ‘어떻게 하면 한화생명이 잘 되도록 당신의 주장을 연결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기 때문이다. 1차 실무 면접 과목 가운데 PT와 역량 면접이 평가 점수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한화생명은 별도의 인적성 필기시험을 보지 않는다. 대신 금융경제이해력 시험과 금융논술을 본다. 올해 신설한 금융경제이해력 시험은 평소 신문 경제면을 열심히 봤다면 풀 수 있다고 했다. 보험과 경제 이론, 복리, 이자에 관한 질문이 나온다. 지난해 금융논술은 ‘미국 금리 인상에 한화생명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고령화 시대 한화생명이 어떻게 해야 하나’ 등 금융 관련 주제가 나왔다. 가장 뜨거운 금융·경제 관련 이슈와 회사의 방향을 녹여 써야 한다.
토론면접은 지원자 3명이 한 조가 되어 금융 현안에 대해 토론한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보험업계의 미래, 미국 금리 인상 같은 현안이 나온다. PT는 1시간 준비 시간을 주고, 5분 발표하고 15분 질문을 받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실제 내용이나 지식보다는 표현력을 더 본다”고 말했다. 영업관리의 경우, 지점을 관리한다. ‘지점을 00방식으로 관리해 회사에서 1등 실적을 올리겠다’, 상품 계리분야는 ‘00같은 보험상품을 만들어 업계 1등을 하겠다’는 식으로 PT를 준비하면 된다.
마지막 역량 면접은 실무 부서의 차·부장급이 참여한다. 본인이 지원한 직무에 지원자가 잘 맞는지 평가한다. 이 자리에서 한화생명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판단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회사에 대한 정보가 없이 오는 것은 실례”라고 했다. 인사팀은 금융환경 변화·보험상품 개발 자율화·국제회계기준의 변화(IFRS)·신지급여력제도 도입 같은 현안을 공부하라고 했다. 한화생명이 추진하는 다양한 해외·신규사업을 공부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난해 공채에 나온 3가지 면접 질문이다.
‘한화생명은 “라이프 플러스”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라이프 플러스에 대한 지원자의 느낌에 대해 말해주시고 다음으로 다른 모델과 컨셉을 추천해 주고, 이유를 설명해보십시오.’ ‘보험회사의 사회적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직의 리더 경험이 있습니까? 경험을 말씀을 주시고,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역량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예의에 어긋나는 지원자’는 감점을 준다. 면접장뿐 아니라 면접 대기장에게서의 행동 가짐을 눈여겨본다. 면접 대기실에서 소란 유발은 물론이고, 면접을 잘 끝내고도 복도에서 전화로 지인에게 “면접 끝났어!”라고 외치며 큰 소리로 통화해 면접을 방해한 지원자가 불합격하기도 했다. 다른 지원자의 말을 끊거나, 면접이 다 끝나 퇴장해야 하는데도 손을 들고 ‘아직 할 말이 남았다’는 식의 튀는 행동은 감점 대상이다.
과도한 메이크업과 의상은 삼가야 한다. 단정한 정장차림이 좋다. 지난해 하반기 공채 합격자 중 최고령은 남성 만 32세, 여성은 28세였다.
이 입사가이드는 한화생명 인재개발팀 지주은 차장과 이태춘 대리(02-789-7832)가 도와주셨습니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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