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간 야근 단 5번..직원 최소 연봉이 8천만원인 '꿈의 직장'

조회수 2018. 11. 5. 14:0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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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직장 드림웍스
치열한 엔터업계 '드림웍스' 야근 거의 없어
한정된 자원 잘 배분하기에 가능
복리후생 덕 20년 이상 장기 근속자 많아

"14년간 회사 다니면서 야근 딱 5일 해봤다."


글로벌 애니메이션 제작사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 근무하는 전용덕 촬영감독의 말이다. '개봉 날짜를 맞추려면 야근을 자주할 것'이라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라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에 있는 드림웍스는 '슈렉' '쿵푸 팬더' 등을 만들었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꿈의 직장이다. 


전 감독은 1997년 한국에서 광고회사를 다니다가 무작정 미국으로 갔다. 어학연수로 시작해 취업에 성공했다.(전용덕 감독의 미국 취업기 보기)


1994년 시작한 드림웍스는 20여년간 전 세계에서 15조 이상을 벌었다. 2015년에는 1조 가량 수익을 냈다. 직원 숫자는 2000여명이다. 연봉은 직군과 경력에 따라 7만~12만(약 8000만~1억4000만원) 달러 수준이다(미국 연봉 정보 사이트 글래스도어). 드림웍스의 근무 환경과 복리후생을 소개한다. 

출처: 전용덕씨 제공
놀이동산처럼 꾸며진 드림웍스 사옥. 호수와 분수, 산책길을 만들어 창의력을 유지할 수 있게 했다. 직원이나 방문객이 쉴 수 있는 벤치, 의자 등도 잘 마련돼 있다.

야근 왜 없을까? 

드림웍스는 야근 관련 규칙이 엄격하다. ① 미리 보고하지 않고 야근을 하면 경고를 하고 ② 야근할 경우 수당을 1.5배 줘야 한다. 


전용덕 촬영감독은 "애니메이션은 콘텐츠 뿐 아니라 한정된 예산을 어떻게 쓸지에 따라 성패가 나뉜다"라며 "야근 수당을 많이 지급할 경우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업무를 잘 분산해 잔업을 하지 않도록 한다"라고 말했다. 


야근을 하지 않으려면 업무를 잘 나눠야 한다. 하지만 마감이 촉박하면 야근을 할 때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 계획단계부터 마감 시간을 넉넉하게 잡는다. 스토리가 자주 바뀌는 애니메이션 제작 특성을 반영했다. 일정을 여유있게 잡지만 정해진 시간 동안 치열하게 일한다. 부서별로 직원 사정에 따라 유연근무제도 실시한다. 


드림웍스에서는 프로젝트마다 창의적 콘텐츠를 만드는 감독과 예산·일정을 관리하는 프로듀서가 공동 리더를 맡는다. 각 부서마다 예산과 일정을 조율하는 프로듀서팀이 2~3명 정도 있다. 


전 감독은 퇴근 후 "업무와 이별한다"라고 말했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숙제가 당연히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가급적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대신 아이들과 저녁을 먹고, 숙제를 봐주며 시간을 보냅니다." 

출처: 전용덕씨 제공
사람들의 움직임을 잡아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는 모션캡처 기술을 담당하는 전용덕 촬영감독. 동료들과 함께 일하는 모습.

드림워커를 위한 문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심장은 위대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 욕구로 가득 찼습니다. 관객에게 웃음을 주고 꿈꾸게 하고 싶습니다. 창의력과 기술력의 경계를 더 넓히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도 관객과 똑같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드림웍스의 가장 핵심적인 문화다. 직원을 위한 복리후생은 네 가지로 나뉜다. 


① 교육: 직원들을 위한 그림그리기, 스토리텔렝, 소프트웨어 기술 등을 배우는 프로그램이 있다. 직원들이 호기심을 갖고 항상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업에선 드림웍스 직원이 강사가 되기도 하고, 업계 전문가를 불러 강연을 듣기도 한다. 


② 캠퍼스 활동: 카드 게임 토너먼트, 페스티벌 등 1년에 한 번씩 회사에서 이벤트를 연다. 와인, 초콜릿, 합창 등 직원들이 만든 동호회 활동도 지원한다. 회사 안에 푸드트럭을 부르거나 전 직원에게 아이스크림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날씨가 좋은 여름에는 매주 목요일 오후 5시 이후에 '해피아워'라는 행사를 한다. 평소 잘 만나지 못했던 다른 부서 직원과 대화할 수 있다. 음료와 간식은 회사에서 제공한다.  


③ 건강: 매년 건강검진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회사 안에 의사와 영양사가 있어 몸이 안 좋을 때 상담할 수 있다. 매일 아침과 점심도 제공한다. 전용덕 감독은 "뷔페식으로 메뉴가 다양하게 잘 나와 식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라며 "점심 시간 전후에 미팅을 할 경우 시간을 아끼면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④ 사옥: 드림웍스 사옥은 놀이동산 같다. 정문은 아치형으로 생겨 성(城)에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호수와 분수, 산책길이 있어 짬짬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출처: 전용덕씨 제공
1년에 한 번 하는 회사 축제(사진 왼쪽과 가운데). 전용덕 감독이 참여한 슈렉포에버, 크루드패밀리 등 작품에 나온 캐릭터 인형도 등장했다.

드림워커 DNA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가족 엔터테인먼트(family entertainment)를 추구한다. 어린이 뿐 아니라 성인도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 많다. 전통적 기준에서는 예쁘거나 멋지지 않은 캐릭터가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는 내용이 많았다. 


드림웍스는 1994년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게핀이 공동 창업했다. 각자의 이니셜을 따서 드림웍스SKG로 이름 붙였다. 


2004년 제프리 카젠버그가 CEO가 돼 애니메이션 분야만 분사했다. 카젠버그는 "애니메이션은 비싼 장비가 아니라 사람이 만든다"라는 철학으로 직원을 대했다. 직원 2000명의 이름을 다 외우고, 전 직원에게 작업 공간을 꾸밀 수 있게 200달러를 지급한 적도 있다. 

출처: 드림웍스애니메이션 홈페이지, 전용덕씨 제공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의 전 CEO 제프리 카젠버그가 1년에 한 번 열리는 회사 행사에 참여했다. 직원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그는 회사 건물을 수리할 때는 "시끄럽게 해 미안하다"라며 전직원에게 헤드폰을 나눠주기도 했다. 드림웍스 사옥은 곳곳을 놀이동산처럼 꾸며놨다.

드림웍스 직원들은 '드림워커'로 불린다. 전용덕 감독은 "작업 특성상 협업을 해야해서 직원들끼리 서로를 존중하고 믿을 수 밖에 없다"라며 "회사가 세워진 초기부터 20년 이상 근무하는 동료가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6년 말 제프리 카젠버그는 사실상 드림웍스를 떠났다. 지상파 방송 NBC를 소유한 컴캐스트의 자회사 유니버설 픽쳐스에 매각하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내놨기 때문이다. 전 감독은 "드림웍스의 문화를 만들어 온 카젠버그가 떠났으니 또 다른 문화가 생길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글 jobsN 감혜림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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