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인정한 무인자동차 개발자 '15년 뒤 택시기사 몰락'

조회수 2018. 11. 5. 14: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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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패러다임 바뀔 것
목적지만 입력하면 끝 "택시 기사 사라질 것"
완전자율주행 기술 2년, 일상화는 15년 예상
새로운 길 개척 어렵지만, 재미로 일해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무인차’, ‘자율주행차’가 핫한 키워드다. 사람이 운전대를 잡지 않아도 목적지만 입력하면 차가 알아서 움직이도록 하는 기술이다. 자동차에 부착한 각종 센서로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면 인공지능(AI)이 분석해 운전한다. 포드, 벤츠, 현대·기아차 같은 완성차 업체를 비롯해 구글, 엔비디아 등 ICT(정보통신기술) 기업도 뛰어들고 있다. 


이런 기술의 발달로 머지않아 운전과 관련한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자동차의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것. 현재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또 이런 기술의 발전으로 직업의 세계에 어떤 바람이 불까.


배홍상(44) 패러데이 퓨처 무인차 개발 총괄 이사는 “15년 뒤면 택시 드라이버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했다. 패러데이 퓨처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라이벌 기업으로 손꼽히는 기업 중 하나다. ‘중국의 테슬라’로도 불린다. 


2016년 1월 국제가전전시회(CES)에서 전기 스포츠카 콘셉트 모델 'FF ZERO1'을 내놓으면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전기모터 4개를 지닌 이 차는 제로백(시속 100km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 3초, 최고 속도는 320km였다. 

출처: 배홍상 이사 제공
배홍상 패러데이 퓨처 무인차 개발 총괄 이사(왼쪽)와 2017년 CES에서 공개한 무인차 FF91(오른쪽)

배 이사는 자율주행기술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사람이다. 미국 버클리대학(학사)과 스탠퍼드 대학(석·박사)에서 제어계측을 전공했다. 2007년 등장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무인주행자동차 '보스(Boss)'의 개발 주역이 바로 배 이사다. 


보스는 도심지 무인 주행 경연대회(UrbanChallenge)에서 우승을 차지한 GM의 무인자동차다. 구글을 비롯해 자율주행기술을 개발하려는 업체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패러데이 퓨처를 선택했다. "기술만 개발하는 일이라면 어디서든 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개발한 기술을 양산차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 패러데이 퓨처로 왔습니다." 

  

그는 2015년 패러데이 퓨처로 오면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팀 총괄 이사를 맡았다. 개발 인원만 50여명, 이 가운데 절반은 박사급이라고 했다. 

출처: 페러데이 퓨처 제공
패러데이 퓨처의 무인차 FF91

◇ 목적지만 입력하면 차가 가는 시대 "택시 기사 사라질 것"

-자율주행차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레벨 3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은 올해 안에 보편화될 겁니다. 저희는 2년 안에 레벨 4단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ISA)은 자율주행 수준을 4단계로 구분한다. 1단계는 앞 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차선을 이탈하지 않게 하는 수준이다. 2단계는 고속도로 같은 제한된 조건에서 자동차가 방향을 조정할 수 있는 수준, 3단계는 운전자의 조작이 거의 필요 없지만 긴급 상황에서는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조작하는 수준이다. 테슬라의 반자유주행 기술 ‘오토파일럿’이 레벨 3 정도다. 4단계는 목적지만 입력하면 사람의 조작이 필요 없는 완전자율주행수준이다.

-레벨 3과 레벨 4의 차이는 얼마나 됩니까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지가 큰 차이입니다. 운전자가 있으면 차량에 작은 문제가 생겨도 큰일이 나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방향을 잘못 꺾었다거나, 감속을 하지 않는다면 사람이 조절하면 됩니다. 그게 레벨 3 수준입니다.

그는 완전 자율주행 기능 상용화로 “운전하는 재미가 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운전을 안 해도 되는 세상이 옵니다, 세상이 바뀌는 거죠. 50~60년대에는 회사에 타자만 대신 쳐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직업이 사라졌습니다. 운전하는 직업도 이렇게 사라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를 소유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질 수 있다고도 했다. ‘라이드 셰어링’이 보편화될 수 있다는 것. 모든 차들이 택시처럼 움직이며 사람을 태워 나른다. 주차장이 필요 없어진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에 대규모 주차 공간을 필수로 마련해야 하지만 그것도 필요 없습니다. 도시계획 자체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출처: 패러데이 퓨처 제공
FF91의 측면에 위치한 카메라(왼쪽), 휠 이미지(오른쪽).

◇ 완전자율주행 기술 2년 안에 개발, 일상화하기까지는 15년 예상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는데 2년, 이 기술이 자리 잡아 자동차에 일상적으로 쓰이는데 15년이 걸린다는 게 배 이사의 예상이다. 

-완전자율주행차가 일상화되기까지 오래 걸리네요

“술을 개발하는 것과 그 기술을 일상생활에 쓰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누군가에게 ‘자율주행차가 나오면 타겠느냐’로 묻는다면 ‘그렇다’고 합니다. 하지만 ‘당신의 아이만 자율주행차에 태우고 학교에 보내겠느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 합니다. 기술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기간이 필요합니다.

-신뢰 문제만 있습니까?

제도 문제도 있습니다. 완벽한 기술이 나온다고 해도 법으로 판매를 허용해야 합니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사고가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보험사가 반발할 수도 있다. “현재 일어나는 교통사고의 90%는 운전자 실수에서 비롯합니다. 사고가 나지 않으면 보험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만약 완전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낼 경우 자동차 제조 회사와 탑승자 중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인지도 분명치 않다. 이런 논란까지 해결해야 완전자율주행차 시대가 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출처: 패러데이 퓨처 홈페이지 캡처
패러데이 퓨처의 자동 주차 기능 작동 모습

◇ 교과서 없는 새로운 길 개척 어렵지만, 재미로 일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면서 어려운 일은 없습니까

무인 자율주행 기술을 자동차에 넣어서 시험 운행을 해보는데, 잘 돌아가다가 알고리즘에 문제가 생겨서 경로를 이탈한 적이 있습니다. 다른 회사에서 비슷한 기술을 개발한 게 있다면 참고라도 할 텐데, 물어볼 데도 없습니다. 교과서, 참고서가 없는 상황에서 공부를 하는 셈입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이런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야 한다는 게 어려웠습니다.

그는 오전 8시까지 출근하지만, 퇴근시간은 따로 없다고 했다. 대부분의 업무가 컴퓨터로 하는 일이라 퇴근해도 급한 일은 집에서 처리한다. "밤새워서 일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퇴근한다고 일이 끝나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재미있으니 일을 합니다.” 


배 이사는  “청년들이 일하고 싶은 분야를 정하고 계속해 꿈을 꾸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1980년도에 인기를 끌었던 '전격 제트 작전'이라는 드라마에 완전자율주행차가 나옵니다. 주인공이 타는 차가 인공지능차 입니다. 보다보면 인공지능차가 주인공이란 생각도 듭니다. 젊은이들이 이런 실현 불가능해 보이는 상상을 하면서 자신을 길을 개척했으면 합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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