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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이 투자한 '4차 산업혁명' 대박 기술 가진 24세 청년

조회수 2018. 11. 5. 14: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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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VR 시대의 첨병 될 것
사막개미에서 배운 편광 기술로 '3차원 마우스' 개발한 20대
외국 기술의 수십분의 일 비용으로 구현 가능…
여럿이서 함께 즐기는 VR기술로 모바일 VR 대중화 앞장설 것

한류스타 배용준이 이제 막 태어난 작은 벤처기업에 투자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도 투자하겠다며 돈을 꺼냈다. 회사가 가진 기술의 미래에 투자한 것이다. 기술 개발자인 회사 대표는 만 24살 청년. 너무 어리다는 생각이 들법하다. 그러나 정작 대표가 회사를 대표하는 기술을 만든 것은 고교 2학년 무렵이다.


회사 이름은 폴라리언트(Polariant). 가상현실 기술기반 스타트업이라는 폴라리언트는 빛의 편광 현상을 이용하는 3차원 마우스 ‘폴(POL)’을 개발한 업체다. 쉽게 말해 요즘 유행인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 환경에서 사용하는 마우스다. 정확히 말하면 폴라리언트는 가상현실용 마우스를 만들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가진 기술기업이다.


컴퓨터 본체와 모니터가 있는데 마우스와 키보드가 없다고 생각해보자.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요즘 정보기술의 미래로 주목 받고 있는 가상현실 기술도 사실은 마찬가지다. 그냥 입체영상만 볼 생각이 아니라면 입력장치 쉽게말해 키보드, 마우스와 비슷한 장비가 필요하다. 쉽게 말해 게임이라도 하려면 닌텐도 위 게임기용 컨트롤러와 비슷한 형태의 장비가 필요하다. 물론 위 컨트롤러와는 달리 3차원 동작을 인식해야 한다. 

출처: jobsN
왼쪽부터 장혁 대표, 최영제 사업전략이사, 전현기 기술총괄이사. 세 사람은 폴라리언트의 공동창업자다.

지금도 입력장치를 만드는 회사가 있다. 문제는 비싸고 불편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폴라리언트는 이용하기 편한 가상현실용 마우스를 저렴한 가격에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폴라리언트 장혁 대표는 “폴라리언트의 독자적인 기술이 VR 대중화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듣기만해도 머리가 아프지만 폴라리언트가 가진 기술을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전자기파가 진행할 때 파를 구성하는 전기장이나 자기장이 특정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현상. 편광(偏光·polarization)이라는 단어의 정의다.



2개의 편광필름을 겹쳐 놓고 빛을 쏩니다. 두 편광필름이 겹쳐진 각도에 따라 편광필름을 통과한 빛의 밝기가 변합니다. 조도센서로 빛의 밝기를 측정하면 빛의 방향과 각도를 알 수 있죠. 이런 센서를 여러 개 사용하면 사람의 동작을 입체(3차원)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출처: 폴라리언트 홈체이지
(왼쪽)폴라리언트 기술에 대한 설명, (오른쪽)폴라리언트가 편광현상을 이용해 개발한 모바일 VR 컨트롤러 'POL'

폴라리언트는 이를 이용해 사물의 3차원 위치 및 자세를 센티미터 수준으로 정밀하게 측정하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해 만든 가상현실용 입력장치에 POL이란 이름을 붙였다. 

◇유사 제품 대비 수십분의 일 비용으로 VR컨트롤러 구현…투자유치도 활발


현재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주로 쓰이는 장치는 HMD(Head Mounted Display). 스키장에서 쓰는 고글 비슷하게 생긴 안경처럼 보이는 HMD를 머리에 쓰면 3차원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사용자의 눈앞에 360도 카메라로 촬영한 가상세계가 펼쳐진다. 고개를 돌려 어느 방향을 봐도 마치 현실세계처럼 영상이 펼쳐진다.


가상현실을 경험하기 위한 HMD 장치는 이미 시판중. 스마트폰만 꼽으면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저렴한 HMD도 나와있다. 그런데 현재 가상현실이란 그냥 맛보기다. 말 그대로 HMD를 머리에 쓰고 그냥 3차원 영상을 본다. 가상현실에서 쓸 수 있는 입력도구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VR 분야 선두주자 오큘러스, 바이브, 소니 등 외국 대형회사들이 VR 컨트롤러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VR컨트롤러는 쉽게 말해 VR용 마우스다.

해외 경쟁업체들이 이미 VR컨트롤러를 출시한 상태입니다. 그 안에 적외선 카메라나 공간감지센서가 여러개 들어갑니다. 가격이 수백만원을 넘어가죠. 게다가 컨트롤러의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계산을 많이해야하는데, 컴퓨터에 비해 상대적으로 연산속도가 느린 스마트폰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VR컨트롤러는 컴퓨터와 같이 써야 합니다.
출처: 조선DB
오큘러스의 VR컨트롤러를 이용해 가상현실을 즐기는 모습

지난해 VR 기기 판매량은 약 700만대, 전년 예상의 절반 수준이다. 예를 들어 시장조사기관 KZERO는 작년 VR 장비가 1500만대 팔릴 것으로 봤다. 그 이유는 간단히 말해 너무 비싸기 때문이다.


흔히 하는 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고 한다. 스마트폰으로도 입체영상을 볼 수 있지만 입력장치가 더 비싸다. 최영재(36) 폴라리언트 사업전략이사는 “기존 기술은 비용과 접근성에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폴라리언트의 강점은 뛰어난 ‘가성비’(가격 대 성능 비율). 5만원 정도로 VR컨트롤러를 구현해냈다. 기존 제품 가격의 수십분의 1이다. 빛을 쏴주는 광원(光源)과 POL만 있으면 그만이다.


게다가 구조가 간단해 스마트폰만으로도 VR을 즐길 수 있다. 예를 들어 VR 야구 게임을 하려고 손에 들 입력장치와 그 장치에 연결할 노트북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만 있어도 VR을 즐길 수 있다.

 

폴라리언트 기술의 가능성을 알아본 투자자들이 줄을 섰다. 2015년 12월 네이버에서 첫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작년 5월엔 기술 전문 벤처투자회사 ‘블루포인트파트너스(BPP)로부터도 투자를 받았다. 최근엔 한류스타 배용준, 홍콩계 투자사 NP Equity Partners 등도 투자에 참여했다. 중소기업청 글로벌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TIPS(Tech Incubator Program for Startup)에서 연구 개발 지원금 5억원과 창업 지원 자금 1억원을 추가로 받기도 했다.

출처: 키이스트 캡처·jobsN
배용준,폴라리언트 직원들

◇고등학교 때 본 기사에서 아이디어 얻어


폴라리언트라는 회사 이름은 편광(polarization)과 개미(ant)의 합성어다. 장 대표가 고등학교 때 본 사막개미 기사에서 아이디어를 얻었기 때문이다. 충북과학고 2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0년, 장 대표는 한 과학잡지에서 사막개미에 관한 기사를 읽었다. 사막은 지형 변화가 심하지만, 사막개미는 먹이를 찾아 멀리 떠났다가도 쉽게 집을 찾아온다는 내용이었다.

 

개미는 움직이면서 특수한 향기를 내는 ‘페로몬’을 뿌리고 그 냄새를 맡아 집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막은 조금 다릅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 페로몬이 날아가죠. 그럼 어떻게 찾아갈까요? ‘눈’에 답이 있었습니다. 사막개미는 ‘겹눈’이 있는데, 이게 일종의 편광 필름 역할을 합니다. 태양에서 비추는 편광을 감지해 자신의 집을 찾아갑니다.”

 

장 대표는 기사를 보고, 독서실 짝이었던 전현기(24) 현 폴라리언트 기술총괄이사와 함께 학교 물리 실험실로 향했다. 형광등에 편광필름을 붙이고, RC카에 직접 만든 편광 센서를 붙여 실험해봤다. 실제로 편광현상을 이용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때만해도 ‘진짜 되는구나’했죠. 보고서를 쓰고,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는 걸로 일단락했죠. 그러다가 대학(고려대)에 재학중이던 2014년, 창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글로벌 청년창업 활성화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부상으로 미국 실리콘 밸리에 가볼 수 있는 기회를 주거든요. 공대생이라면 실리콘 밸리에 대한 ‘로망’이 있잖아요. 고등학교 때 접어뒀던 기술을 꺼내 도전했는데, 덜컥 뽑힌거죠.

2014년 9월부터 약 4개월간 장 대표는 전 이사와 함께 미국 최고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플러그 앤 플레이(Plug and Play)’에 참여했다. 벤처투자자, 개발자들과 만나 조언을 얻으며 사업화 가능성을 타진했다. 2차원 위치 측정에서 3차원 위치 측정으로 기술도 발전시켰고, 특허도 냈다. 다른 스타트업의 미국 지사장으로 있던 최영재(36) 이사도 이 기술을 가능성을 보고 합류했다. 이듬해 5월 세 사람은 폴라리언트를 정식으로 설립했다.

출처: jobsN

◇여럿이서 즐기는 VR컨트롤러 개발도 진행 중…“모바일 VR 대중화에 밑거름 될 것”


폴라리언트는 POL 이외에도 새로운 제품을 개발 중이다. 준비 중인 제품의 이름은 ‘POL Xsuite’, Xsuite는 ‘Experience Suite’의 약자로, VR 경험을 사용자에게 선물하겠다는 의미다.

요새 VR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뭔지 아세요? 함께 즐길 수가 없다는 거죠. 여러명이서 노래방을 가면 함께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출 수 있지만, 지금까지 VR은 혼자서만 즐겨야 했습니다. VR기술이 대중화되지 못한 또 다른 이유죠. 그래서 다 함께 즐길 수 있는 VR컨트롤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출처: 폴라리언트 제공
POL Xsuite 렌더링 이미지

POL Xsuite는 사용자의 VR 기기에 부착해 머리 위치를 파악하는 ‘헤드 트래커’와 손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핸드 모션 컨트롤러’ 그리고 위치 파악을 위해 조명을 발산하는 ‘베이스 모듈’로 구성된다.

 

“2~8명이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접속해 VR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실제 공간이 어디든 모여있는 사람들은 함께 가상현실 세계로 가는거죠. 아이스하키장이 될수도 있고, 전쟁터가 될수도 있습니다. 여럿이서 같이 아이스하키 경기를 하고, FPS(1인칭 총싸움게임)로 팀을 나눠 즐기는 거죠.”

 

폴라리언트는 직접 하드웨어를 생산해서 판매하지는 않고, 계속 기술 개발 회사로 남을 것이란 게 장 대표의 얘기다. “저희는 기술을 제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소위 ‘프로토타입’ 정도만 만들겁니다. 생산은 우리 기술 라이선스를 가져간 회사가 하겠죠. 또 새로운 원천 기술을 찾아내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는 데 힘을 쏟을 겁니다.”

글 jobsN 안중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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