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 미쳐 한국에서 창업한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그녀..문락(moonROK) 한나 웨이트 대표

조회수 2018. 11. 5. 15:0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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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가진 분야에 자신을 내던지세요
소녀시대 Gee 뮤직비디오 보고 무작정 한국으로
우승 경험과 투자를 토대로 스타트업 시작
"K팝 문화, 세계에 알리겠다"

최근 경기도 판교의 한 빌딩. 사무실을 들어가니 컴퓨터 앞에서 직원 3명이 작업 중이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금발의 푸른 눈을 가진 미국인이었다. 한나 웨이트(27·Waitt)씨다.


2014년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문락'(www.moonrok.com)은 외국인 K팝 팬들 대상으로 한국 아이돌과 연예계를 홍보하는 온라인 사이트. 국내에 유통하는 K팝 연예인에 대한 소식을 영어 기사와 동영상 컨텐츠로 만들어 올려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로 시작했다. 2016년 10월 공식 오픈했다. 정식으로 문을 연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아 아직 매출은 없다.


꾸준히 국내외 창업 경진대회에 출전해 6차례 수상했다. 2016년 11월, 외국인 창업가를 대상으로 한 미래창조과학부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2400여 개 팀 중 5위에 뽑혀 지원금 4000만 원을 받았다.


2016년 2월에는 미래부 글로벌혁신센터(KIC)가 주최한 창업 경진대회에서 우승하며 3만2000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서비스 반응이 좋아 2016년 "한국에서 사업가로 성공하겠다"며 아예 한국에 들어왔다.


"대학 시절부터 한국 K팝을 끼고 살았어요. 대학 재학 시절에는 'K팝의 역사와 미래'라는 주제로 책을 내기도 했어요." 문락에서 문(moon)은 '열고 닫는 문', 그리고 락(ROK)은 한국(Republic Of Korea)을 뜻한다. 그녀는 왜 한국에서 창업 했을까.

출처: jobsN
한나 웨이트 대표

◇한나 웨이트 대표와 문락(moonROK)


어떤 역할을 맡고 있습니까.

K팝 연예 뉴스 편집장(Editor in chief)을 맡고 있습니다. 웹사이트의 모든 콘텐츠를 관리하는 편집장 역할을 합니다. 콘텐츠 콘셉트를 정하고, 인터뷰할 아티스트를 섭외합니다.

직접 인터뷰도 하고 촬영도 합니다. 직접 글도 씁니다. 가령 '어떻게 YG 엔터테인먼트의 블랙핑크는 어떻게 K팝 역사에서 가장 폭발적인 데뷔 무대를 치를 수 있었는가' '한중 외교 긴장 관계가 중국 K팝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같은 주제로 글을 직접 쓰기도 했습니다.

문락은 해외 팬들을 위한 정확한 영문 K팝 뉴스, 에디토리얼, 행사 사진 등을 올린다. K팝 아티스트 프로필도 주기적으로 업로드한다. K팝에 관심이 많은 해외 프리랜서 기자들과 계약을 맺고 한국 연예계에 대한 '사설'도 쓴다. '소녀시대' '엑소' 같은 아이돌 팬들이 사이트에 모여 소통할 수 있는 포럼도 만들어놨다.


그는 "전 세계의 공연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다"고 했다. 웹사이트에서 세계 지도를 확대하면 미국, 유럽, 아시아 곳곳에서 열리는 K팝 가수 공연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해외 팬들을 위한 '한 눈에 보는 공연지도'인 셈이다. 오는 4월부터는 웹사이트에서 회원들이 직접 세계 각지의 공연 티켓을 구매할 수도 있다.

출처: 문락2.0 캡처
문락 웹 사이트와 공연정보를 볼 수 있는 TOURS

주력하는 콘텐츠는 무엇인가요.

문락 미닛(moonROK minute)이 있습니다. 영상으로 60초 안에 K팝 뉴스를 전하는 것입니다. 매일 밤 11시에 촬영해서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에 업로드 하는 중입니다. 다양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어요.

해외 일정이 있는 아이돌을 공항에 데려다주면서 차 안 인터뷰를 진행하는 ‘공항 가자’, 유튜브에서 유명한 리액션 비디오의 주인공들을 한국에 초청해서 직접 K팝을 체험하는 ‘Super fans in Seoul’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회원 수는 얼마나 되나요.

많지는 않아요. 다만 접속자 수가 늘고 있어요. 연예계 관련 별다른 뉴스가 없는 날엔 하루에 3000명 찾아요. 그러나 앨범 발매 같은 '빅 뉴스'가 있을 땐 시간 당 접속자 수가 평균 1만 5000명으로 껑충 뜁니다. 전체 접속자 중 30%가 미국, 30%가 동남아시아에 있습니다.

다른 한류 사이트와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문락은 음악 관련 서비스에 최대한 집중합니다. 좋아하는 K-팝 아티스트 콘서트에 직접 가지 못하는 해외 팬들을 위해 극장에서 콘서트 영상을 상영하는 '극장 스크리닝 서비스', 전 세계의 K팝 팬 분포도와 성향, 소비행태를 담은 K팝 데이터 컨설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미와 남미 영화관과 사업 제휴를 협의하고 있습니다.
출처: 문락 제공
문락에서 직접 찍은 아이돌 행사 사진

◇소녀시대 GEE 영상보고 무작정 한국으로

그는 미국 텍사스 대학교에서 국제 관계학을, 뉴욕대 대학원에서 뮤직 비즈니스를 전공했다.


언제, 어떻게 K팝을 알게 됐나요.

대학 졸업 논문을 써야 하는데 주제를 결정 못 하고 있었습니다. 우연히 친구가 소녀시대 GEE 뮤직비디오를 보여줬고, 그때 처음 K팝을 들었습니다. 제가 눈여겨본 것은 영상 조회 수가 7000만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다른 K팝 뮤직비디오도 찾아봤는데 조회 수가 거의 다 30만이 넘는 겁니다. 지금까지 보지 못한 영향력 있는 음악 장르인 거에요. K팝의 국제적 위상에 관해 논문을 쓰기로 하고 그때부터 관심을 가졌습니다.
출처: jobsN
한나 웨이트

하지만 논문에 참고할 정보가 없었다. 부족한 정보에 갈증을 느낀 대학교에서 1년 반 동안 한국어 교양강의를 들었다. 2012년에는 연세대학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K팝에 관심을 가지면서 음악 전문매체 빌보드의 한국 지사에서 일했다. K팝의 역사를 공부하고 이해하며 서태지와 아이들, HOT 등 아이돌 1세대를 다루는 K팝 역사에 대한 사설도 썼다.

◇NYU 인연으로 세상에 나온 문락 미디어

빌보드 코리아 인턴을 마치고 뉴욕대 대학원 진학을 위해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머릿속에는 온통 'K팝' 생각뿐이었다. 외국인들이 즐기는 K팝 사이트를 만들어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출처: jobsN
문락 초기 디자인을 보여주는 한나 웨이트 대표

한국에서 창업하는 것이 두렵진 않았나요.

도전하는 것을 좋아해서 두렵진 않았습니다. 그러나 K팝은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고 전망성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 해외 팬들 인터뷰했는데, 그들이 불편해하는 거예요.

'K팝을 너무 좋아하는데 미국에서는 정보를 얻을 창구가 없어 힘들다'는 겁니다. 대학원에 다니는 한국인 동창생(현 박우삼 공동대표)과 의기투합해 창업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문화로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반응이 어땠나요.

처음엔 부모님과 친구들이 ‘한나가 미쳤다'며 뜯어말렸습니다. 그때 마침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덕분에 K팝을 향한 제 열정을 이해해주셨습니다.
출처: 문락 제공
대회 우승, 입상 경험

◇SXSW 최초 K팝 컨퍼런스 주최

   

문락에는 소정의 원고료를 주는 미국 프리랜서 기자들이 20명이나 있다. 정직원은 웨이트 대표를 포함해 4명. 아직은 작은 스타트업이지만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 첫걸음은 오는 3월 미국 텍사스에서 열리는 SXSW(South by Southwest)이다. SXSW는 1987년 시작된 세계적인 문화예술 페스티벌로, 매년 5만 명의 관중이 몰린다. 지난해 3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참석해 강연하기도 했다.

어떤 역할을 맡으셨나요.

컨퍼런스 패널로 초청받았습니다. K팝의 역사와 미래, 전략 활용 등을 이야기할 겁니다. K팝을 알릴 인기 아티스트도 함께할 예정입니다.

한국에서 생활하며 창업하는 소감이 어떤가요.

힘들지만 재밌습니다. 한국이기 때문에 더 힘들 것 같다고 생각하실지 모릅니다. 그러나, 사업을 하는 건 어디서든 똑같아요. 7시에 출근해서 늦으면 새벽 1시에 퇴근합니다. 집에 돌아가면 혼자지만 외롭지 않아요. 거의 사무실에서 생활하기 때문입니다. 자기 사업을 하면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락을 통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나요.

팬들이 음악, 아티스트 그리고 문화에 좀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습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저도 이제 갓 사업에 걸음마를 뗀 단계입니다. 다만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냥 자신을 꿈꾸는 분야에 내던지세요. 먼저 시도하세요(You just have to put yourself out there. Just try)'. 머릿속에 있는 계획도 중요하지만, 그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더군요. 자신의 아이디어를 믿어야 해요. 그래야 다른 사람도 내 스타트업을 믿고 따를 수 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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