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사시 합격 '전설의 수험생' 일타강사가 말하는 '독하게 공무원 합격하는 법'

조회수 2018. 11. 5. 15: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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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타강사가 말하는 공무원 합격비결
사법고시 2년만에 합격한 전효진 강사
자신의 공부법으로 9급 공시생 제자들 다수 합격
폭망하는 장수생들의 특징은?

오늘부터 9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접수다. 지난해는 4120명 뽑는데 역대 최다인 22만2650명이 지원했다. 올해는 선발인원이 4910명으로 늘었지만, 지원자도 25~26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공무원 시험에 빨리 붙는 비결이 있을까. ‘전설의 수험생’으로 불리는 전효진(36)씨는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1년 만에 공무원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고 외친다. 노량진 공단기 학원에서 행정법·헌법을 가르치는 그는 서울대 경영대 시절 사법고시를 2년 만에 합격했다.


이후 대기업 사내변호사로 일하다 2012년 공무원 시험 강사로 변신했다. 지금은 매주 주50시간씩 2000여명의 공시생을 가르치는 이른바 ‘일타 강사’다. 일타 강사란 일등 스타 강사를 줄인 말이다.


그녀의 부모님은 마트 직원,화장품 방문판매원,자동차 판매원 등으로 일했다. 고시 공부를 할 때도 과외를 병행해 돈을 벌어야 했다. 독하게 공부해 결국 사시합격으로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지난해 8월 출간한 고시 공부법과 생활습관을 담은 책 ‘독하게 합격하는 방법’은 7쇄를 찍었다. 찍어 놓은 책이 다 팔려 계속 책을 6번 다시 찍었다는 이야기다. 그녀에게 ‘9급 공무원에 빨리 합격하는 8가지 독한 비결’을 들어봤다.  

출처: 공단기 제공
전효진씨

1.1년치 공부 ‘그물 계획’을 짜라

나는 장수생이 많은 사법고시를 단기간에 합격했다. 강사로 직업을 바꾸면서 사시 공부법을 공무원 시험으로 바꿔 스케줄을 짰다. 지난 6~7년간 가르친 제자 다수가 이 방법으로 합격했다. 수석 합격자도 배출했다.


9급 공무원 시험은 1년 동안 해야 할 것을 미리 정해두고 시작하지 않으면 붙기 힘들다. 계획을 잘 짜면 떨어질 가능성도 확 떨어진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필수 과목 3가지(한국사·국어·영어)와 선택과목 2가지를 공부하는 기본서다. 과목당 1000페이지에 이르는 기본서를 적어도 5번 정독해야 한다. 공무원 시험은 기본서를 반복해 봐야 합격할 수 있다.


3월부터 이듬해 4월 필기시험까지 1년치 공부 계획은 다음과 같이 짜는 것을 권한다. 먼저 3~7월까지 5개월간은 30일 단위로 각 과목 기본서를 1회독하고 학원 단과반 강의를 들어라. 30일간 한 과목씩 독파하면 총 5개 과목을 5개월간 공부하는 셈이다.


8~10월 2주차까진 한 과목당 15일 단위로 시간을 줄이자. 기본서와 기출문제집의 공부비중을 5대 5로 잡아야 한다. 마지막 10월 3~4주차부터 12월까지 과목당 기본서와 틀린 기출문제만 봐야 한다.


포인트는 ‘기본서 3회독’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짧은 시간 스케줄 안에서 기본서를 더 빠른 속도로 정독하는 공부법이다. 스케줄로 짜면 아래와 같다.


3~7월: 매달 한 과목씩 기본서 1회독+학원 강의


8~10월 2주차: 매달 두 과목 공부, 한 과목당 15일(기본서 2회독)+학원 강의


10월 3주차~12월: 매달 두 과목 공부, 한 과목당 15일(기본서 3회독)+기출문제 틀린 것+‘500제’ 같은 예상문제집 풀기 

공무원 수험 서적들

2. ‘8-4-2-1’로 마지막 100일을 공부해라

3월부터 12월까지 충실히 일정을 지켜왔다면 ‘나도 합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 마무리 공부 전략으로 ‘8-4-2-1’을 쓰자. '8-4-2-1'은 서울대 법대생들이 많이 쓰는 공부법이다.


1월부터 9급 필기시험을 치르는 4월 전까지 약 100일이 남는다. 100일을 5과목으로 나누면 한 과목당 20일이다. 이 20일을 8일~4일~2일~1일씩 쪼개 5개 과목을 번갈아 가며 기본서를 정독하자.


먼저 첫 40일간은 한 과목당 8일씩 공부한다. ‘행정법 8일, 한국사 8일, 국어 8일’ 식이다. 그다음은 과목당 4일씩, 2일씩으로 공부시간을 단축한다. 시험을 5일 앞둔 시점에 매일 한 과목씩 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처음엔 한 과목을 한 달간 공부했다가 어느 순간 8일, 4일로 기간을 압축하면 힘이 든다. 그러나 기본서 정독기간을 줄여 반복하는 것이 공무원 시험에 효율적이다. 워낙 공부량이 많아 특별히 취약한 과목에만 집중했다가, 자신 있는 과목도 기억이 나지 않아 망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5개 과목을 똑같이 균등한 시간을 들여 처음부터 끝까지 반복해 봐야 한다.


마지막 1주일 전에는 하루에 잠을 세 시간 정도만 자면서 공부하자. 많은 수험생은 마지막 5일을 남겨두면 ‘하늘에 맡기고 컨디션 조절해볼까’란 생각에 푹 자고 쉰다. 막판까지 최선을 다하자.


3. 장수생의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라

이 공부법의 핵심은 ‘1년간 하루도 버리면 안 된다’는 데 있다. 확신을 가지고 하루하루 실행하고 날짜를 지워가면 확실히 실력이 늘 것이다.


사실 5년공부해도 불합격하는 장수생들에게 특징이 있다. 처음에 기본서를 공부하며 페이스를 올리다가 어느 순간 자만한다는 것이다. 약 5~6개월 지난 시점에 합격권에 들어갔다고 착각한다. 학원도 바꾸고, 책도 바꾼다. 공무원 시험 교재 시장의 봉으로 돌변한다. 이렇게 하다 결국 실전에서 과목당 점수가 80점도 안 나온다.


80점이 안 되면 기본이 안 되어 있다는 소리다. 또 마지막 시험을 앞두고는 간단한 요약 프린트 ‘신유형’만 분석한 문제집을 푼다. 정작 시험에서 떨어지면 기본서 공부로 돌아가지 않고 1년 내내 기출문제만 또 푼다. 1000페이지나 되는 기본서를 다시 처음부터 펴면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두려움 때문이다. 반면 기출 문제를 풀면 이건 맞고 저건 틀려 뭔가 ‘공부하는 느낌’이 난다. 이건 그저 현실에서 도피하는 것이다.


두려움에 맞서야 한다. 공무원 시험 문제의 90%는 기본서를 잘 꿰면 풀 수 있다. 기본서에 없는 신유형 문제는 전체 시험 문제의 10% 수준이다. 10%에 집중하다 90%를 놓치면 안 된다. 기본서도 한권, 문제집도 한권만 보자. 

출처: 공단기 제공
전효진씨

4. 고시원,원룸을 떠나라

혼자서 방에 틀어박혀 공부하는 고시원이나 원룸은 최악이다. 같은 목표를 가진 사람들 틈에서 공부해야 한다. 혼자 공부하면 얼마나 더 공부해야 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해도 해도 끝이 없기에 만족감이 없고 기준도 없어 공부가 늘어진다. 3시간만 해도 세상 공부 다한 것 같다.개방적인 장소가 좋다.


가령 같은 도서관에서 100명이 공무원 시험을 공부하는데 5등안에 들었다고 보자. 그러면 합격권이다. 경험상 그 100명 중 75명은 ‘허수’다. 25명이 제대로 공부하는 사람이다. 이 가운데서도 20명 정도는 정말 멘탈이 강한 실력자들이다. 매일 그 20명 중 한 명이에 들어야 한다. 나는 학원 자습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수험생의 합격률은 30%대로 높다고 생각한다. 고시원? 2%도 안 된다고 본다.


5. ‘세븐 일레븐’으로 공부해라

공부할 때 원칙을 정했다. 첫째 휴대폰을 버렸다. 둘째 화장실에서도 공부했다. 셋째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를 위해 ‘한국인은 아침밥을 먹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렸다. 위가 부담스럽지 않을 정도로 오전에는 우유, 바나나로 버텼다. 화장실에도 책을 가지고 갔다. 화장실 가는 하루 10분이 1년 쌓이면 3600분이다. 60시간을 추가로 공부할 수 있다. 매일 타임워치를 가지고 몇 시간 공부했는지 측정했다. 실제 해보면 공부 시간이 많지 않아 깜짝 놀랄 것이다. 매일 기록을 경신해나가야 한다.


밤 11시까지 공부하다 집중력이 흐트러지면 ‘음악 찬스’를 써라. 음악을 들으며 공부하면 쉬는 느낌이 든다. 밤 11시 이후에도 새벽 1~2시까지 집중할 수 있다. 나는 자정 무렵 씻고 나서 책상에 엎드려 책을 폈다. ‘엎드려 책보기’는 하루 고생한 나에 대한 보상이었다. 자기 전에는 미리 내일 입을 옷을 다 입고 머리도 말려 잤다. 일어나자마자 나가기 위해서다.


노량진의 여러 수험생들은 친구들과 밥을 먹고 산책하고 담배를 피운다. PC방, 카페에서 놀다 오후 2시에 자리를 앉는다. 그러나 합격은 숫자의 차이에서 갈린다. 밥은 혼자 먹고 20분 안에 식사를 마쳐라. 나는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11시~11시30분 사이에 빨리 끼니를 해결했다. ‘멍 때리는’ 1초도 아깝게 여겨야 한다. 친구 약속을 단칼에 거절하라. 

출처: jobsN
노량진에 몰린 수험생들

6. ‘이불괴물’처럼 입고 다녀라

사시 준비생 시절 여자이길 포기했다. 신림동 재래시장에서 펑퍼짐한 솜바지를 샀다. 시골 할머니들이 입는 바지인데 부드럽고 따뜻했다. 갈아입지 않고 바지 하나로 한 달 버틴 적도 있다. 처음엔 주변에서 수군거렸다. 그러나 사시 1~2차에 빠르게 합격하자 다른 서울대 도서관 학생들이 솜바지를 따라 사는 것을 봤다.


예쁘게 꾸미려면 하루 1시간은 필요하다. 1년이면 360시간이다. 샌들, 속옷과 가방은 지하철역에서 파는 1만원 이하의 물건만 썼다. 화장품은 로션 하나 썼다. 중요한 것은 합격에 방해가 되는 요소는 모두 사전에 통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7. 돈 없는 게 기회였다

어머니가 마트에서 5시간 일하면서 받는 돈을 난 1시간 과외로 벌 수 있었다. 어머니에게 일 더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내가 과외를 더 뛰었다. 짬짬이 과외를 3~4개씩 해 생활비, 고시원비, 교제비 등을 충당했다. 주위에서 ‘효진이 불쌍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돈이 없는 것이 오히려 시험에 유리했다. 일단 이성교제, 친교활동을 꿈도 못 꿨다.


방음이 안 되는 저렴한 방에 살면 밤에 빨리 잠을 못 잔다. 볼일 보는 소리, 변기 물 내리는 소리, TV소리가 다 들리는 고시원에 살았다. 그래서 무조건 지쳐 곯아 떨어질 때까지 공부해야만 했다. 돌이켜보면 어려운 환경이 오히려 기회였다. 

출처: 독하게 합격하는 방법 캡처
전씨의 사시 준비생 시절 아침밥 계획과 시험지 마킹 모습

8. 포기하지 말고 시험을 계속 쳐라

공무원 시험은 3년 안에는 반드시 끝내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연중에 공부를 시작한 학생도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 합격생 분포를 보면 연초부터 공부를 시작한 사람이 50%, 중간에 시작한 사람이 50%다. 대신 늦게 시작하면 이를 악물어야 합격할 수 있다. 시험장에서는 마킹이 중요하다. 확실히 답이 아닌 것은 제거하고 헷갈리는 것만 간단히 체크하고 넘어가야 한다.


시험을 가장 먼저 보는 9급 국가직 시험 필기에서 떨어지면 상당수 수험생들의 멘탈이 붕괴한다. 한동안 휴식기를 갖기도 한다. 그러나 공부 페이스를 잃으면 안 된다. 상반기에 진행할 서울시·지방직 시험에도 도전하자. 올해는 공무원 시험 일정이 작년보다 전반적으로 앞당겨졌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해지자.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교재나 공부법, 생활패턴을 바꾸는 것은 금물이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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