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률 1위 대학 넘치는데..좌절하는 취준생들 '취업률 100%'의 허와실

조회수 2018. 11. 5. 14:5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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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률 100%학과
맹목적인 믿음은 금물
‘취업률 100% 학과’에 속지말자
‘꼼수’ 부려 취업률 높이는 대학도
‘대학알리미’ 공시 확인 필요…무조건 신뢰는 금물

‘□□대 ○○ 취업률 100% 달성’


대학 정보 공시사이트 ‘대학알리미’가 밝힌 국내 4년제 대학 취업률(2015년 12월 31일 기준) 100% 학과는 533개. 전체 9092개 학과 중 6%에 달한다. 하지만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이런 통계를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2015년, 취업포털 커리어가 구직자 552명에 대한 ‘대학 취업률 신뢰도’를 설문조사 한 결과 '취업률을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답변이 78.26%에 달했다. 65.22%는 ‘취업률이 ‘각 대학에서 발표가 과장됐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학 발표 내용과 취준생들이 체감하는 취업률의 괴리감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과연 대학이 발표하는 취업률은 믿을만할까. jobsN이 취업률의 허와실에 대해 알아봤다. 

출처: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 ‘취업률 100% 학과’에 속지말자


취업률 100%라고 나타난 533개 학과 중 436개(82%) 학과 졸업자 수는 10명을 밑 돌았다. 표본 숫자가 적으면 통계 수치를 믿기가 힘든 경우가 많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실에 따르면 이화여대 도자예술학과, 동국대 철학전공 학과 등이 취업률 100%로 나타났다. 30명 이상인 학과 23개(4%) 중 16개는 학과 특성상 취업률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의학과·치의학과·군사학과 등이었다.

 

졸업자가 10명 이상이면서 취업률 100%인 학과 중에서도 실체가 의심스러운 곳이 있다. 부산의 한 사립대 미술 관련 학과는 2015년 2월 총 38명이 졸업했다. 그 가운데 6명이 대학원 등에 진학, 취업 가능한 인원은 32명이었다. 그런데 이 중 단 7명만이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에 잡히는 취업자였을 뿐, 나머지 25명은 ‘개인창작 활동 종사자’였다.


미술 관련 학과의 특성상 졸업생이 개인창작 활동에 종사하는 일이 많을 수 있지만, 일반적인 '취업'으로 보기 어렵다. 한국교육개발원 관계자는 "예체능 계열 종사자 가운데는 4대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전시회를 열거나 공연 등에 단역으로 출연한 경험도 사회 초년생에게는 의미 있다고 여겨 취업자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일정한 수입이 없어도 취업자로 계산한다는 의미다. 

출처: 조선DB
2016년 3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기아자동차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면접을 보고 있다.

◇ ‘꼼수’ 부려 취업률 높이는 대학도


교육부 감시를 피해 교묘하게 취업률 통계를 왜곡하는 대학도 있다. 교육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취업통계조사 실태를 점검해 취업률을 부풀린 대학을 적발했다.


2013년 30개 학교, 2014년 17개 학교, 2015년엔 14개 학교가 취업률을 실제보다 높게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대학 졸업생 수는 약 50만명. 교육부가 이 학생들을 전수(全數)조사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는 헛점을 이용해 일부 대학이 취업률을 조작한 것이다.


대전의 한 사립대는 교육부 취업률 집계 기준일(매년 6월 1일)을 일주일 앞두고 교내 조교 140명을 모두 졸업생으로 채용했다. 게다가 정원(114명)보다 26명을 더 채용해 버렸다. 취업률을 올리기 위한 '꼼수'였다.


취업률을 조작한 뒤 광고까지 한 학교도 88개에 달한다. 한 대학에서 여러 학과 취업률을 속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적발 건수는 105건에 달했다.


2016년, 강원도의 한 대학은 학교 홈페이지에 생활체육학전공 졸업생 취업률이 3년 연속 100%라고 게시했다. 그러나 실제 취업률은 54.7%인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의 한 대학도 홈페이지에 공대 취업률이 7년 연속 100%라고 공시했지만, 실제 취업률은 56.7%였다.

출처: 조선DB
해외 취업 박람회 전경

◇ ‘대학알리미’ 공시 확인 필요…무조건 신뢰는 금물


허위정보를 구분하기 위해 교육부는 2008년부터 대학 정보 공시 사이트 ‘대학알리미’를 운영하고있다. 등록금이나 장학급 지급율 등 정보는 물론이고, 취업률 정보도 공개한다.


대학교를 검색하고 '대학개별 공시 바로가기'를 누르면 대학 정보를 볼 수 있다. '교육·연구성과' 목록 안에 졸업생의 취업 현황에서 최근 2~3년간 취업률을 확인할 수 있다.


교육부는 2010년부터 취업률 산정에 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하고 있다. 이전까지 각 대학은 자체적으로 취업률을 집계해 공개했는데, 신뢰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아지자 내놓은 대책이다.


다만 통계중 취업률만 보고 무조건 믿으면 안된다는 지적이 있다. 대학이 통계 수치를 올리기 위해 ‘허위 취업’자 수를 늘리는 경우 공시만으로는 알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예체능 학과 졸업생 중 4대보험을 적용받지 못하는 ‘개인창작활동 종사자’는 취업자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취업률을 조작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정황을 발견하면 현장조사 하고 있다”며 “취업률 통계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 jobsN 안중현·이병희

그래픽 jobsN 육선정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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