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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찌에서 세계 휩쓴 제빵사로 변신한 청년

날라리는 왜 갑자기 빵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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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꼴찌 중학생, 빵 만들기 위해 공부 시작
제과점 만들고 제빵 컨설팅 할 계획도

제빵사 김상현(23)씨는 2011년 제 46회 전국기능대회 제과제빵 분야 동메달을 받았다. 당시 열여덟살이었다. 2년 뒤 대한제과협회 추천을 받아 제2회 세계주니어 페이스트리 챔피언십 대회에 한국 대표로 출전했다.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열린 대회에서 김 씨는 테이블베스트상을 받았다. 설탕공예 부문에서는 2위에 올랐다.


세계주니어 페이스트리챔피언십은 리미니 제과·아이스크림 박람회(SWICEP in Rimini)의 일환으로 열리는 대회다. 미국, 프랑스, 스위스 등 전세계 10여개국 대표가 출전해 2년마다 제과·제빵 실력을 겨룬다. 설탕공예, 초콜릿 공예, 아이스크림, 무스케이크, 초콜릿 봉봉, 컵 디저트 등을 만들어 전시한다. 김씨는 식탁 위에 작품을 가장 짜임새 있게 진열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과·제빵을 시작한 지 4년 만에 거둔 성과. 중학교 때는 친구들 괴롭히는 날라리였다고 했다. 이제는 단순한 ‘제빵사’ 아닌, 빵으로 행복을 전하는 ‘브래드 아티스트’가 되는 게 꿈이라고 한다.

제2회 세계주니어 페이스트리 챔피언십 대회에 참가한 김상현씨(오른쪽).

출처김상현씨 제공

"예술작품 같은 빵·과자 만들 겁니다"

’브래드 아티스트’는 뭡니까

‘제과·제빵 예술가 겸 큐레이터’로 볼 수 있습니다. 빵이나 과자 만드는 재료로 예술 작품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직업은 아닙니다. 이런 사람이 되겠다고 제가 지은 이름입니다. 맛있는 빵을 예쁘게 만들고 예술작품처럼 전시하는 사람입니다.

제빵사라는 이름으로도 할 수 있을 텐데요

‘제빵사’라고 하면 ‘빵 만드는 사람’ 정도로만 생각하는 분이 많아요.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래도 ‘빵만 만드는 사람’은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제빵사가 이름 때문에 홀대받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도 했어요. 제빵사로 10년을 일한 사람도 월급 300만원을 못 받는 일이 많습니다. 이런 풍조를 바꿔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어떤 일을 하십니까

제과제빵학원에서 국가대표 제빵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전국기능대회에서 수상하면 국가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세계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선 대한제과협회 추천을 받아야 하는데, 이 대회 수상 경력이 필수라는 것이다.

그가 가르치는 제과·제빵사는 약 20명. 이들은 전국기능경기 대회를 위해 하루 12~14시간씩 7~8개월을 준비한다. “보통 설 끝나고 시작해서 대회가 열리는 9월까지 하루 종일 빵, 과자만 만듭니다. 어떤 재료를 써서 남과 차별화된 빵을 만들지 고민해야 합니다.

김상현씨가 설탕으로 만든 피노키오, 헐크 캐릭터 모습.

출처김상현씨 제공

전교 꼴찌 중학생, 빵 만들기 위해 공부 시작

중학교 졸업을 앞둔 2008년 12월, 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했다. ‘좀 놀던 때’였다. “학교에선 싸움도 자주 했어요, 미안한 일이지만, 친구들도 많이 괴롭혔습니다.”


그러다 회의를 느꼈다. 아무 생각 없이 우두커니 앉아있는 일이 늘었다. 그럴 땐 집 근처 한 작은 빵집을 찾았다.

빵 사가지고 나가는 손님 얼굴을 보고 있었는데 하나같이 밝더라고요. '내가 만든 빵으로 다른 사람들이 행복해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요?

부모님을 졸랐죠. 제빵 배우게 해달라고. 학원비가 한 달에 35만원쯤이었습니다.

부모님은 반대했다. 끈질기게 설득했다. 조건부 허락을 받아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학원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항상 꼴찌에서 맴돌던 문제아가 마음을 고쳐먹었다. 중학교 입학 이후 국영수를 처음 공부했다. “어울리던 친구들도 멀리했어요. 공부할 시간이 없었으니까요.”


인문계 고등학교에 가려면 시험을 봐야 했다. 180점에 입학 커트라인 점수는 100점이었다. 김씨의 모의고사 성적은 40점이었다. 석 달을 공부해 120점을 받았다. 성적표가 나온 날 저녁 제빵학원에 등록했다. 

제빵은 언제 공부했나요 

학교 끝나고 오후 6시부터 밤 11시까지 학원을 다녔어요. 하루도 안 빠졌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야간자율학습할 때 저는 학원에 간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빠져나왔어요. 주말에는 제과점에서 청소 아르바이트하며 어깨너머로 제빵 기술을 배우기도 했습니다. 1년 정도 배우면서 제과·제빵 자격증을 땄습니다.

부모님 반대는 여전했다. 그래도 빵 만들기를 그만두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대학에서 주최한 제빵 대회에 나가 금상을 받자 어머니가 마음을 돌렸다. “어머니가 우셨어요. ‘그래 너 빵(만드는 거) 해라’”


2012년 동원과학기술대 호텔조리학부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중학교 때 괴롭혔던 친구를 만났다. "미안했어요, 그 땐 잘못했다고 사과했습니다. 친구도 어렸을 때인데 뭘 그러느냐고 하더라고요. 지금은 같이 소주도 마시고 자주 연락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일은 없었나요

항상 새로운 걸 고민해야 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이스트 대신 자연 효모로 빵을 발효한다거나, 그 효모를 뭘로 만들지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것도 도전이죠. 밀가루 대신 다른 곡물로 만드는 빵을 만드는 게 지금은 너무 보편화됐지만, 견과류를 넣어보기도 하고 굽는 시간을 달리해보기도 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빵과 과자를 만들고 있는 김상현씨.

출처김상현씨 제공

제과점 만들고 제빵 컨설팅 할 계획도 

하는 일에 만족하나요

제가 좋아하는 일이고, 인정도 받고 있어서 만족하고 있습니다. 월급은 200만원 정도 받습니다. 그래도 맛있는 빵을 만들겠다는 학생들을 보면 처음 빵을 배울 때 생각도 나고 뿌듯합니다.

제과점을 차려볼 생각은 없습니까

몇 년쯤 뒤에 만들어볼 계획입니다. 요즘 빵 값이 비싸요. 몇 개만 집어도 2만~3만원이 됩니다.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맛있는 빵을 개발해 초보 제빵사들에게 맡길 계획입니다. 초보자들에게는 빵 만들 기회도 주고, 빵 값은 내릴 수 있을 겁니다.

브래드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계획은요

물론 그 생각도 있습니다. 세계대회에 나갔던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은 제과점을 대상으로 빵을 전시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거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는 일도 고민 중입니다. ‘아티스트’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실력도 더 키울 겁니다.

물론 그 생각도 있습니다. 세계대회에 나갔던 친구들과도 자주 만나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작은 제과점을 대상으로 빵을 전시하는 방법을 컨설팅하거나, 멋진 작품을 만들 수 있는 방안을 알려주는 일도 고민 중입니다. ‘아티스트’라고 해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실력도 더 키울 겁니다.

글 jobsN 이병희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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