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평 반지하 알바소녀→'4년간 순수입 10억'BJ 인생역전

조회수 2018. 11. 5.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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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방송 대표 여자 BJ 이설
고교시절 포함 5년간 가족 생계 위해 투잡
인터넷 방송 BJ로 변신해 수억대 연수입
병마(病魔)도 막지 못한 절실함이 성공비결

통계청이 2016년 발표한 '2015 인구주택총조사'. 우리나라 1인가구 비중이 27.2%다. 전체 가구유형 가운데 1인가구가 가장 많다. 얼마 전까지 가장 많았던 2인가구(26.1%)를 처음으로 제쳤다. 이런 흐름을 타고 혼밥(혼자 밥먹기) 혼술(혼자 술먹기) 혼영(혼자 영화보기) 등 뭐든지 혼자하는 문화가 대세로 자리를 잡았다.


'1인 시대'의 트렌드 속에서 눈에 띄게 급성장하고 있는 분야는 개인 인터넷 방송. 초등학생 장래희망 1순위가 BJ(Broadcasting Jockey)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들의 주무대는 하루에 10만개 가까이 새 채널이 생기는 아프리카TV. 아프리카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는 대외비라 공개할 수 없지만 DUV(Daily Unique Visitor·일간 순방문객)가 5년전인 2012년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했다. 여기서 가장 잘 나가는 상위 1% BJ 중 한 명인 이설(예명·26)을 만났다. 

출처: jobsN·이설 제공
왼쪽 사진은 '토끼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이설. 오른쪽은 2016 아프리카 시상식에서 'THE 20'에 선정된 이후 상을 받은 모습이다. 한해 동안 아프리카를 가장 빛낸 20명의 BJ에게 주어진 상이다.

◇세 가족 생계 책임진 '소녀가장'

BJ 6년차인 이설은 "매달 격차가 큰데 적은 달은 1000만원대, 많은 달은 7000만원까지 수입을 올린다"며 "밖에 나가면 목소리만 듣고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있어 깜짝 놀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녀는 현재 강남의 한 빌라(약 24평)에 산다. 방 세 개 중 하나를 스튜디오로 꾸며 개인 방송을 진행 중이다. 

장래희망이 원래 방송이었나요 

아닙니다. 학생 때는 장래희망을 적을 때 뭘 써본 일이 거의 없었어요. 공란으로 남겨두는 식이었죠. 뭘 꿈꾸는 것 자체가 사치라고 생각했어요. 돈 잘 버는게 인생의 목표였어요. 솔직히 '왜 이런 집에서 태어났나'라고 세상을 향해 원망도 많이 했어요.

그 정도로 가정형편이 어려웠나요

 

부모님이 어릴때 이혼하셨어요. 어머니(67)가 새벽에는 신문 배달 낮에는 식당일을 하면서 저랑 오빠(39) 둘을 혼자 키웠어요. 그러다 중3때 어머니랑 오빠 둘 다 일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몸이 안 좋아지면서 안 그래도 어려웠던 가세가 완전히 기울었죠. 어머니는 너무 일을 많이 하신데다 나이가 들면서 신경 수술까지 받았습니다. 오빠도 간 문제로 복수 증상이 나타나는 바람에 일을 그만뒀어요.

중학교 3학년 이설은 한순간 '소녀가장'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다. 어머니와 오빠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대기 위해 전단지를 돌렸다. 고깃집 불판을 닦는 알바도 했다. "대학교 진학은 상상도 못했어요. 고등학교도 어머니가 '고등학교는 나와야 한다'고 말씀하셔서 어쩔 수 없이 갔습니다." 기초수급자였기 때문에 학비는 들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돈벌이 에 나섰다. 학교와 알바 2개가 기본이었다.  

고등학생 때는 어떻게 살았나요

오후 3시쯤에 학교 끝나면 알바 1개를 하고, 밤이면 또 다른 알바를 했어요. 새벽 6시에야 일을 마무리했습니다. 한시간쯤 눈을 붙이고 등교했고요. 동대문의류시장 함바집(노동자들을 위한 밥집) 각종 매장관리 알바 등 안해본게 없어요. 미성년자는 심야 알바 자리를 안주니 아는 언니 등본 빌려서 취업하기도 했고요. 하루 24시간 중 절반 이상 동안 매일같이 일 했습니다. 잠이 모자라 학교 화장실에서 잔 적도 많아요. 코피가 나거나 빈혈로 쓰러진 경우는 셀 수도 없고요. 그걸 3년 내내 했어요.

이설은 시간을 최대한 절약하면서 일을 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살던 방2개짜리 10여평 남짓의 반지하 주택(은평구)을 떠났다. 동대문 근처에서 자취를 하면서 투잡을 뛰며 한달에 200만~250만원 남짓을 손에 쥐었다. 이 수입으로 가족의 생활비를 해결했다. 병원비 등으로 불어났던 빚 7000만원도 갚았다. 졸업 후에도 1년 더 투잡을 뛴 20살 때 가족들의 빚을 다 해결했다. 비슷한 시기에 어머니와 오빠의 몸 상태도 호전됐다. 중학교 3학년 시절부터 5년여간 먹고 싶은 것 입고 싶은 것을 모두 참은 끝에 얻은 결과물이었다. 그녀는 고교 시절 친구들에게 '안 쓰는 옷 있으면 달라'며 친구들에게 옷을 구한 적도 많았다.


인터넷 방송으로 성공한 이후 지금까지 4년간 10억 정도 벌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해 쓰기보다는 아직도 가족을 위해 쓰는 돈이 대부분. 이설과 따로 살고 있는 어머니와 아직 미혼인 오빠는 전세계약이 끝날 때마다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갔다. 작년엔 아예 3억정도의 빌라를 사드렸다. 어머니에겐 생활비로 쓸 수 있는 카드를 드렸고, 오빠에게 꾸준히 용돈을 준다. 이설은 "어머니와 오빠에게 강남에서 같이 살자고 해도 '익숙한 동네(은평구)가 좋다'며 말을 듣지 않아 여전히 혼자 살고 있다"며 "고등학생 때부터 자취를 했으니 혼자 산지 10년"이라고 했다.

출처: 이설 제공
2015년 서든어택 모델로 촬영할 당시 사진

◇우연히 접한 아프리카, 인생 역전의 시작 

방송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빚을 다 갚고 너무 지쳐서 3개월만 딱 쉬어보자 생각하고 미친듯이 게임만 한 적이 있었어요. 힘들게 알바하던 와중에도 게임을 했거든요. 아이온이라는 게임의 대회에 나갔는데 거기서 아프리카 방송을 해야하니 아이디를 만들라는 거예요. 그러다 우연히 여자 BJ 방송을 봤죠. 그 전엔 방송을 본 적이 없어서 '아프리카 방송 BJ는 다 벗는 것 아냐?'라는 막연한 인식이 있던 때였죠. 근데 막상 보니까 안 그런 거예요. 나도 할 수 있겠는데 이런 생각으로 2012년에 시작했어요. 원래는 한두번 하다 그만두려고 했는데 팬이 생기고 관심을 받다보니 좀 더 하자고 했는데 여기까지 왔어요.

이설이란 방송용 예명은 과거 키웠던 강아지 이름이다. 방송을 시작한 이설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기를 모으며 승승장구했다. '설장군' '설대장' '설형님' 등 남자에게나 붙을 법한 별명이 붙었다. 걸걸한 목소리도 이런 별명이 붙는데 일조했다.


보통 시청자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하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먹방(먹는 방송)' '겜방(게임 방송)' '춤방(춤추는 방송)' 등도 한다. 정해진 형식은 없다. 그녀의 방송을 즐겨찾기로 등록한 시청자수는 40만에 육박한다.


방송을 보는 동시간대 접속자수는 적게는 수백명에서 많게는 수천명이다. 방송 초기 월 수백만원의 '별풍선'을 받았다. 5년이 흐른 현재 매달 수천만원의 별풍선을 받는다.


별풍선은 아프리카에서 시청자가 BJ에게 선물할 수 있는 현금성 아이템이다. 시청자는 1개당 100원에 구매한다. BJ는 아프리카측에 수수료를 떼고 별풍선을 현금화할 수 있다. 인기와 공헌도에 따라 BJ 등급이 여러 개로 나뉘는데, 가장 높은 등급인 파트너 BJ는 20%의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이설은 파트너 BJ 중 한 명이다. 여기에 조회수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유튜브 수익과 광고나 행사 수입도 있다. 이설의 유튜브 구독자수는 35만여명에 달한다. 2016년 한달에 수입이 7000만원이 나온 적도 있다. 

방송 컨셉은 뭔가요

예전엔 여자 BJ 컨셉이 비슷했어요. 섹시 컨셉이죠. 저는 치마도 구두도 싫어하고 예쁜척도 못하는, 어찌보면 남자 같은 성격인데 섹시한 의상을 일부러하고 내숭을 떨다보니 힘들더라고요. 채팅창에도 안 좋은 글도 많이 올라오고. 그래서 원래 성격대로 방송을 하자 결심을 했어요.

시청자에게도 '지금까지 가식적으로 방송했다. 원래 그런 성격이 아니다. 이제 솔직하게 내 모습을 보여줄테니 보기 싫으면 안 봐도 된다'고 선언을 했죠. 그 이후로 다른 방송이랑 다르게 털털하게 하고 싶은 말 하다보니 신선하게 느끼신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아요.

노출 논란이 아프리카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데요 

아주 일부지만 노출이 심한 분들이 있어요. 미꾸라지가 연못물을 흐리듯이 일부가 그러는 것 때문에 같이 엮어서 이미지가 나빠지는 거죠. 당장 사람을 많이 끌어모으려고 본인을 성상품화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BJ들도 개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요. 그래서 이미지가 좋게 바뀐 것도 무시할 수 없어요. 요즘에는 걸그룹이 오히려 아프리카에 나오잖아요.

걸그룹이 아프리카에 등장할때 주로 MC를 맡는 이가 바로 이설이다. AOA 헬로비너스 오마이걸 다이아 등과 함께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이설은 "아프리카 본사에서 혹은 걸그룹 소속사측에서 먼저 요청이 온다"며 "친구들이 보고나서 '너 AOA랑 방송하더라'고 부러워하더라"고 했다. 걸그룹과 함께 댄스 방송을 한 적도 있다.


이설은 댄스 방송을 위해 일주일에 한두번 안무 전문가에게 지도를 받는다. 그 외에도 방송을 위해 많은 이들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광고 촬영이나 행사 MC 의뢰도 많이 들어 온다. 이런 일은 아예 광고 대행사에 맡긴다. 유튜브 영상을 편집하는 디자이너도 직원으로 채용했다. 멀리 지방으로 출장을 갈때는 로드 매니저를 끼고 갈 때도 많다. 세금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개인 세무사도 따로 두고 있다. 

출처: 유튜브 캡처
먹방(왼쪽), 춤방(가운데)은 이설의 주요 콘텐츠다. 맨 오른쪽은 AOA 혜정(왼쪽)과 방송 촬영을 할 당시의 모습

◇'1% BJ' 원동력은 절실함 

BJ의 하루는 어떻나요 

일주일에 5~6회 정도 하고요. 밤에 평균 4~5시간 정도 방송을 해요. 시청자와 소통하려면 트렌드를 알아야하니까. 예전에는 방송 전에 인터넷 기사를 많이 봤어요. 요즘에는 어느 정도 경험치가 쌓여서 말이 많이 늘었죠. 방송 끝나면 새벽 5시쯤 되는데 씻고나서 오후 2시쯤에 일어나요. 그 이후엔 광고주와 미팅을 한다거나 게임 댄스 등 방송 콘텐츠를 다듬는데 시간을 써요. 지인을 만나는 등 방송과 관련되지 않은 업무를 볼 시간은 거의 없어요.

'먹방' '겜방'도 자주하던데요

먹방하려고 일부러 저녁을 안 먹고 방송을 할 때가 많아요. PT(개인 트레이닝)도 받고 있고 집에는 트레드밀, 종류별 덤벨, 철봉 등 운동기구를 놔두고 시간나는 대로 하고 있어요. 몸매 관리뿐만 아니라 더 중요한 건강을 위해서요. 사실 몸이 아파서 요즘 한달(2016년 12월)간은 거의 방송도 못했어요.

어디가 아팠는데요

파트너BJ는 매년 건강검진권이 나와요. 2015년에는 바쁘기도 하고 정신이 없어서 건강검진을 못 받았어요. 작년 11월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암 진단이 나온 거예요. 다행히 초기라서 생명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상태였고 종양 제거수술을 받았어요. 대신 회복하느라 한달 가까이 쉬었어요. 2015년에 검사했더라면 수술까진 가지 않았을 겁니다.

병에 걸린 원인이 뭔가요 

어린 나이에 중노동을 한데다 인터넷 방송 이후로는 낮밤이 바뀐 생활을 하다보니 몸이 좀 상한 것 같아요. 일종의 감정 노동이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한 번은 집을 찾아온다고 협박한 스토커 때문에 이사를 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 협박은 많이 당한 편이에요. 절대 주소 공개는 안 하고 선물이나 편지도 사서함을 통해서 받고 있어요. 스토커보다 더 힘든 건 악플이에요. 실시간으로 채팅창을 통해 성적 비하라든지 부모님 욕을 하는데 처음에는 못 버틸줄 알았어요. 한 번은 중국쪽에서 거액을 대가로 인터넷 방송 제의가 오길래 '중국어로 채팅을 하면 내가 아예 못 알아먹으니 마음은 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진지하게 검토한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욕에 상처를 받으면 오히려 내가 손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나마 지금은 무덤덤해졌어요.

독한 면이 있네요

지금까지 버티면서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던 원동력 중에 하나가 절실함이었어요. 악몽 같은 고등학생 시절로 되돌아갈 수 없다는 생각이죠. 암 발병 전까진 방송을 일주일 이상 쉬어본 적도 없었어요. 2015년엔 성대 결절이 와서 의사가 3개월 정도는 쉬어야 된다고 했는데 그때도 일주일도 안 쉬었어요. 방송하면 계속 말을 해야되니까 여전히 목 상태가 완전히 회복은 안 됐어요. 이번에 암 걸린 것도 병원에서는 한 번 더 수술하는게 낫겠다는 말도 들었는데 대신 치료로 진행하기로 하고, 12월말에 방송 복귀를 했어요. 사실 몸 상태를 봐서는 더 쉬는게 정답이죠. 그런데 저는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하루살이' 잖아요. 방송을 쉬는 동안에 팬들이 다른 방송을 찾고, BJ 랭킹이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걸 보니 불안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어떻게 하면 인터넷 방송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늘 고민해요. 오랫동안 저를 응원한 팬들과 단체 정모도 자주 갖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 일을 하면서 분명 보람도 있어요.

언제 보람을 느꼈나요 

방송보고 힘이 됐다고 해주시는 분들 이야기 들으면 힘이 나요. '사업 망해서 힘들었는데 방송보고 위로됐어요' '덕분에 힘든 입원 생활 버틸 수 있었어요. 퇴원하고 첫 월급타서 별풍선 드려요' 같은 메시지도 기억에 남아요.
방송 보시는 분중에 외롭고 힘드신 분이 많아요. 퇴근하고나서 친구랑 술 한잔 하고 싶은데 돈도 없고 피곤한거예요. 아니면 혼자 밥먹기 싫어서 먹방 틀어놓고 식사하시는 분도 있고요. 방송을 켜기 전엔 학교를 가야 되는 느낌처럼 싫을 때도 있지만 막상 방송을 시작하면 시청자들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다는 느낌을 받거든요. 저도 반대로 시청자에게서 위로를 받고 보람을 느끼는 같아요.

이설은 수입원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별풍선에 대해 "당연히 선물을 많이 해주면 해주실수록 좋지만 여유가 없는 분은 무리를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별풍선을 못 준다는 이유로 미안해서 몰래 로그인도 안 하고 방송에 들어오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러지 않으셨으면 해요. 재력이 있거나 여유있는 선에서 선물을 하면 되잖아요. 무리해서 선물하시는 분들은 보통 BJ와 트러블이 생겨서 결국 끝이 안 좋더라고요.

출처: jobsN·유튜브 캡처
이설이 방송을 진행하는 스튜디오에 배경으로 꾸며놓은 피규어(왼쪽). 오른쪽은 스킨스쿠버 다이빙 야외 촬영을 할 당시의 모습이다

◇장비보다 마인드가 중요

이쪽에 진출하려는 친구들이 많이 물어볼 것 같은데요 

새로 시작하려는 여자분들이 실제로 많이 물어봐요. 간단하게 보면 컴퓨터와 웹캠 마이크 정도만 있으면 방송을 할 수 있어요. 거기에 추가로 여자 분들 경우엔 조명을 많이 쓰는 편이고 소품으로 머리띠라든지 게임기 이런 걸 사는 분들도 있고요. 아예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 방을 꾸미는 경우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엔 피규어를 좋아해서 배경으로 써먹고 있어요.

초기자금으로100만원 정도는 필요하다던데요 

처음부터 무리해서 돈을 쓸 필요는 없어요. 처음엔 저도 회의실에서 쓰는 5만원짜리 마이크로 시작했거든요. 요즘은 노래 전문 BJ도 아닌데 가수들이 쓸법한 녹음실용 마이크를 처음부터 쓰시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웹캠도 10만원짜리면 충분해요. 컴퓨터도 게임 전문방송을 할 것이 아니면 쓰던 것 쓰면 되고요. 여자의 경우엔 중요한게 캠 설정인데 그건 '영업비밀'이에요. 명도나 조도 화질 같은 걸 설정하는 걸 캠 설정이라고 해요. 수년 동안 최적화 과정을 거쳐서 답을 찾은 저만의 설정이기 때문에 그것만은 알려주기 어렵죠. 다른 장비는 제품 이름이라던가 이런건 물어보면 다 알려주는 편이에요.

신입 BJ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열에 아홉은 돈 때문에 시작할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도가 지나쳐서 팬들을 '뜯어먹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진 않았으면 해요. 심지어 돈을 대가로 개인적으로 만남을 갖다가 그게 기사화되면서 도매금으로 넘어간 경우도 있거든요. 게다가 만만하게 생각했다가 시작하면 쉽지 않고 힘들 수밖에 없어요. 돈을 벌려고 방송을 하는건 이해하되 팬들과 방송에 대한 애정이 아예 없는 분은 이쪽에 발을 안 들이는게 좋을 것 같아요. 반대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겠다는 정신으로 하시는 분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플랫폼 접근성이 쉽다는 점을 명심하고 어려워말고 도전했으면 좋겠어요.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을 것 같네요 

워낙 급변하는데다 새로 진출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서 위기의식을 항상 느끼죠. 요새는 BJ 전문 기획사가 나올 정도니까요. 하루 아침에 망할 수 있는 거니까요. 저도 미래를 위해 여러 가지 고민을 하고 있어요. 유튜브 활동을 시작한 이유가 BJ는 그만두더라도 크리에이터로서 활동은 가능하니까 한거고요. 만약 이 일을 못하게 되면 행사 전문 MC나 게임쪽 VJ를 하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그래서 요즘에 '무한도전' 같은 예능도 많이 봐요. 마치 배우 준비생이 드라마보듯이 진지하게 공부를 하죠. 저렇게 멘트를 치고 이렇게 리액션을 하는구나 연구를 하고요.

생계문제 때문에 고졸로 학력을 마감했던 이설은 마지막으로 "대학에서 방송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고 했다. 불우한 환경 탓에 이루지 못했던 캠퍼스에 대한 로망을 실현하는 동시에 전문 지식을 갖추고 싶다는 바람이었다. "지금 학교 가면 할머니 소리 듣겠죠? 하지만 요즘은 진지하게 대학 진학에 대해 생각해보고 있어요. 물론 지금은 팬을 위해, 또 저를 위해 방송을 하루라도 더 하는게 목표입니다.

글 jobsN 오유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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