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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은행원이 된 성신여대생, "행복한 가정도 꾸렸어요"

조회수 2018. 11. 5. 14:2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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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이 제2의 집이 되었죠
우리은행 홍콩지점 취업
여행 중 홍콩인 배우자 만나
화려한 겉모습만 보고 온다면 실망할 수도

청년 실업률(15~29세)이 심화하면서 해외 취업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6년 청년 해외 취업자 수는 4042명으로 2014년 1679명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2007년 3월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입사한 이지남(39)씨도 이 중 한명이다. 벌써 10년차 은행원이다. 성신여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이후 국내 IT 회사에서 3개월 간 일하다 2004년 홍콩으로 떠나 현지 항공사를 거쳐 우리은행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취업 여정기를 알아봤다.

◇ 여행 갔던 홍콩에서 제 2의 인생 시작

출처: 이지남씨 제공
우리은행 홍콩지점에서 근무하는 이지남 주임

맡은 업무는 무엇인가요.

2007년 3월에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입사해 주임으로 일하고 있어요. 초기에는 한국이나 해외 선사의 선박금융(선박을 만드는 선사에 은행이 자금을 대출하는 것)에 대해 상환 기일을 관리하는 업무를 했습니다. 현재는 부서를 이동하여 자금 업무를 하고 있어요. 외환 거래 및 자금 조달, 운용 관련 보고서 작성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에는 어떻게 입사하게 된 건가요.

금융업에 종사할 생각도 없었고 관련 경험도 전혀 없었습니다. 우연히 교민신문을 통해 채용 공고를 접했고 이메일로 이력서를 보내 서류 지원을 했습니다. 면접을 볼 기회를 얻었고 인사담당 및 관련 부서 책임자분들과 면접을 봤습니다. 마지막에 지점장님과 최종 면접이 있었고 이틀 후 최종 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중국어로 자기소개한 것이 합격 비결인 것 같아요.
출처: 이씨 제공, 플리커 캡처
우리은행 홍콩지점 직원들(왼쪽)과 홍콩 야경 모습

홍콩에 어떻게 오게 되셨나요



 



2002년 대학생 시절 여행을 왔었습니다. 여행하는 내내 홍콩이 너무 예쁘더라고요. 너무 일하고 싶었습니다. 여행 중 길을 물어보다 홍콩 사람인 지금의 남편을 만났어요. 홍콩 취업을 결정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홍콩에서 세 번 만나고 이메일을 주고받다가 결혼까지 결심했습니다. 고민이 많았지만 2004년 3월 홍콩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마음이 어찌나 떨렸는지 몰라요. 그래도 중국어 전공자였기에 우선 부딪혀 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홍콩에서 첫 직장은 뭐였나요.

2004년 8월부터 홍콩 항공사 드래곤 에어(Dragon Air)에 입사해 그라운드 서비스를 담당했습니다. 교민신문 채용공고를 통해 면접을 봤죠. 공항에서 체크인을 돕고 안내하는 일이었습니다. 중국어와 한국어 둘 다 잘 했기 때문에 한국인 관광객, 중국인 관광객 모두와 의사소통할 수 있다는 게 제 강점이었죠. 1년 반 동안 일했는데, 보다 안정적인 직장에 도전하고 싶더라고요. 그게 우리은행이었습니다.

전공이 어문계열이어서 은행 취업에 불리한 점은 없었나요.

부끄럽긴 하지만 은행 관련 지식에 대해 하나도 모르고 들어갔습니다. 면접 때 뽑아만 주시면 열심히 배우겠다고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경험이 없으니 희망 연봉도 낮춰 불렀습니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언어는 자신 있었습니다. 한어와 광둥어뿐 아니라 영어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이 저만의 장점이었습니다. 의사소통이 가능하면 업무야 배워가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출처: 이지남씨 제공
홍콩인 배우자와 이지남씨

연봉은 어느 정도 되나요.

연봉이 약 5600만원쯤 됩니다. 남편과 같이 벌고 있고 또 사랑하는 가정이 생겼기 때문에 후회는 없습니다.

이 주임은 우리은행 홍콩지점의 '에이스'다. 2007년 입사했다가 2010년 1월 개인사정으로 퇴직했는데, 은행측에서 "이 주임만한 직원이 없다며 다시 재입사해달라"고 붙잡았다. 그래서 그해 5월 재입사해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중국어가 워낙 뛰어나고 업무 처리에 빈틈이 없어서 홍콩 현지 영업을 하는데 있어 굉장히 중요한 인재"라고 했다.  

출처: 이지남씨 제공
딸과 함께 있는 이지남씨

◇ 해외 취업의 명과 암을 잘 살펴야…화려함만 보고 도전하는 것은 금물 

해외 취업의 장점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다양한 문화권을 접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어나 영어를 주 언어로 사용하지만 홍콩은 다양한 언어권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경험의 폭이 넓어진 다는 것이 장점이죠. 효율적인 사고방식도 마음에 듭니다. 의견 교환도 자유로운 편입니다.

생활비용이 비싸지 않나요?

사실 육아휴직은 조금 짧은 편이에요. 보통 평균 10주 정도만 쓸 수 있어요. 12개월 이내인 한국보다 적어요. 그래도 아이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가사도우미 비용이 훨씬 적게 든다는 점이 최고에요. 홍콩 정부가 가사 도우미 월급을 법적으로 정해 놨거든요. 그래서 훨씬 저렴한 임금으로 가사도우미 분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아이들을 봐주는데 월 6-70만 정도만 씁니다.

다른 문화권에 적응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은 없었나요.

2006년 지금 남편과 결혼했는데요, 남편의 존재가 큰 도움이 됐습니다. 낯선 길을 찾아가는 것부터 면접 연습까지 많은 도움을 줬습니다.

해외취업의 잘못된 환상이라면 어떤게 있을까요.

처음 직장을 구할 때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경력이 전무하면 아예 입사 지원도 어렵거든요. 만약 사회 초년생이 대학을 갓 졸업하고 해외취업을 한다고 하면 말릴 것 같아요. 처음 우리은행 홍콩지점에 입사했을 때 월급은 150만원이었는데 월세는 100만원이었습니다. 주거, 숙식과 같은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직장을 다니기에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외국 생활은 영화가 아닙니다. 국내에서 경력을 좀 쌓고 해외 취업에 도전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잘못 해외 나왔다가 큰 코 다치기 쉽거든요.

글 jobsN 김수현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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