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퇴사→창업 3번 실패→중소기업 4곳→미국 회계사로 홍콩 입성 '홍콩서 세계 시장 도전합니다'

조회수 2018. 11. 6. 10:3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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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세 '철없는' 회계사의
취업 창업 성공·실패기
삼성 나와 창업 실패
중소기업 다니며 중국 진출 꿈
홍콩서 한류 마케팅 도전

지방대 나와 대기업 입사. 그만두고 3번의 사업 실패. 4곳의 중소기업 거쳐 회계법인 입사. 자리 잡는가 싶더니 홍콩 회계법인으로 이직. 


김태건(40) 회계사는 한시도 가만 있질 못한다. “속된 말로 멍때리는 시간이 없어요. 하루 하루 너무 짧아요.”


홍콩 회계법인 ‘딥블루’ 이사를 맡고 있다. 한류 스타와 한국 기업을 잇는 회계사를  꿈꾼다. 홍콩에서 그를 만났다.

김태건 회계사

◇삼성 그만두고 창업 실패

한동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국제정치와 전산전자를 복수전공했다.


대학 졸업하고 어디 갔나요.

삼성중공업 갔어요. 1년 만에 나왔습니다.

왜요.

다들 대기업 가고 싶어하죠?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회사 사람’은 ‘꿈없는 사람’과 같은 뜻입니다. 가끔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윗선에서 ‘까여요.’ 그걸 목격하고 나왔습니다.

2006년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했다.


뭘 했나요.

겁도 없이 친구들과 3개 사업을 연달아 진행했어요. 중국 전문 여행사와 ‘던킨도너츠’ 가게 열고, 서울 서대문에 샐러드바도 열었습니다. 하나도 성공하지 못했어요. 경험 부족이 원인이었습니다.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사업 접고 2008년 곧장 취업했다. 이번엔 중소기업. 다양하다. 자동차 부품 회사, 휠체어 리프트(지하철역 계단 등에서 휠체어 이동을 돕는 장치) 회사, 반도체 엔지니어링 회사. 위조지폐 감별기 회사. 4곳을 다녔다. 주로 전략기획 업무를 담당했다. 

김태건 회계사

많이도 돌아다녔네요.

배워야 하니까요. 경험 부족으로 사업 말아먹었으니 처음부터 모든걸 배웠어요. 중소기업이 답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일 소홀히 한 건 아녜요. 전략기획이 ‘모든 걸 다한다’는 뜻이잖아요. 경영계획 수립부터 영업까지.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 남더라구요.

뭔가요.

중국이요. ‘휠체어 리프트’ 회사 있을 때 제대로 중국 시장을 봤습니다. 중국 파트너와 일하며 여러 입찰에 참여해 성과를 냈는데요. 기회가 굴러다니더라구요. 좁은 한국에서 뭐하나요. 중국에서 승부봐야죠. 그중에서도 홍콩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요.

한국에선 매출 100억원 기업도 대출받는 게 어렵습니다. 그런데 홍콩에선 같은 기업이 1000억원의 펀딩을 할 수 있습니다. 무한대의 자유가 보장된 거죠. 제 꿈 펼치기 딱이었습니다.
신인 아이돌 그룹 H.U.B와 함께 한 김태건 회계사

◇한류 마케팅 전문 회계사 꿈꾼다

2013년 국내 한 회계법인에 스탭 직원으로 들어갔다. 목적이 뚜렷했다. 일하며 미국 회계사 자격증 따겠다는 것. 

홍콩 가겠다면서 미국 회계사 자격증이라뇨.

전문가로 인정받고 활동하려면 자격증이 필요하겠더라구요. 홍콩에선 미국 회계사를 자국 회계사처럼 인정해 준다는 얘기 듣고, 미국 회계사에 도전했어요.

2014년 10월 자격증 취득에 성공했다. 한동안 회계법인에 남아 있다 작년 11월 나와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10월 취업 비자 받아 홍콩 입성에 성공했다.

준비 기간에 뭘 했나요.

원래 홍콩에 회계·컨설팅 회사 만드려고 했어요. 파트너 찾다가 연이 닿아 지금 회사, 딥블루에 온거에요.

어떤 일을 맡고 있나요.

회계 감사 같은 일반 업무 보다는, 기업 컨설팅을 주로 합니다. 중국 진출 추진하는 한국 기업이 주요 고객이죠. 홍콩을 동남아 진출의 교두보로 보는 기업도 돕고 있습니다. 벌써 3군데 일 도와줬습니다. 요즘엔 한류 엔터테인먼트 쪽에 관심이 많아요. 문제가 많거든요.
김태건 회계사

어떤 문제죠?

지금 한류는 한국 기업에 별 도움 되지 않아요. 특히 중소기업이요. 한류가 외국에서 활동하는 우리 기업 매출 증대로 이어져야 하는데 유기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한국 이미지를 망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류 기생충’ 때문이죠.

어떤 부류죠?

대행사들이에요. 중국 쇼핑몰이 대행사에 5억원 주고 한류스타 부르면, 중간에서 떼먹고 2000만원만 스타에게 건네져요. 쇼핑몰은 5억원 줬으니 오래 공연하고 갈 걸로 기대하는데, 2000만원 받은 스타는 2~3곡 부르고 갑니다. 한한령(限韓令)은 한류 기생충 영향도 있습니다.

어떻게 바꾸게요.

징검다리 역할 해보려고 합니다. 한국 기업과 연예기획사를 이어주는 거죠. 홍콩에 ‘샤샤’란 화장품 가게가 있어요. 한국 회사들 보면, 이런 데 돈 줘가며 입점해요. 아이돌 공연 활용해서 한국 화장품 알리면, 먼저 공급해 달라고 요청할 겁니다. 패션, 신발, 의료, 요식업도 한류 마케팅 효과가 높을 걸로 보고 있어요. 이렇게 홍콩에서 성공하면, 중국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홍콩이 중국의 트렌드를 주도하거든요.
출처: 조선DB
가수 장나라 씨 홍콩 공연 모습

구체적인 전략이 있나요.

게릴라 콘서트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홍콩 지하철역 같은 데서 아이돌 콘서트 열어, 후원 기업 홍보하는 형태죠. 이미 H.U.B 같은 신인 아이돌 그룹 초청 행사를 가진 바 있습니다. 또 400석 내지 1000석 규모 공연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한국 기업을 홍보하면서 4000만원 정도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연예기획사 측과 정당하게 나눠, 올바른 공연 문화를 만들고 싶어요.

연예계 사람은 어떻게 알게 된거죠?

올해 1월 연예기획사 대표들 상대로 클라우드펀딩을 설명할 기회가 있었어요. 그때 안면 터서 지금까지 관계 이어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인 목표는요.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싶어요. 홍콩 한류를 교두보 삼아 패션, 디자인, IT 등 여러 한국 기업 제품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한국 청년 해외 진출도 돕고 싶어요. 사업하기 좋은 홍콩에 한국 스타트업이 많이 오면 좋겠습니다. 노력할게요.

글 jobsN 박유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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