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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퇴한 제주 청년, 3000억 굴리는 CEO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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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출신 청년의 성공 창업기
한양대 자퇴 후 투자자문사 창업
재벌 3세·중견기업 오너들이 돈 맡겨


제주도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자랐다. 어려서 주식에 관심이 많았다. 한양대 경영학과를 2학년이 끝나고 자퇴했다. ‘대한민국 상위1%’ 돈을 관리하겠다는 포부로 투자자문사를 차렸다. 창업 7년 만에 3000억원을 수탁액을 굴리고 있다. 정환종(35) '밸류시스템' 자산운용 대표 이야기다.

 

서울 삼성동 밸류시스템 사옥을 찾았다. 주택가 사이로 현판이 보였다. 2층짜리 단독주택이 사옥이다. 현관문 열고 들어가니 전속 주방장이 점심 준비에 한창이다. 주식 시장이 개장 중이라 그런지 직원들이 꽤 분주한 모습이었다.


“안녕하세요. 정환종입니다.” 뿔테안경 청년이 손을 내밀었다.

삼성동 단독주택 사옥에서 일하는 직원들

출처jobsN

1년에 1000개 기업 탐방, ‘기자’ 같은 일

밸류시스템 투자자문을 설명해주세요. 

운용자산의 95%를 국내 주식에 투자합니다. 나머지를 헤지펀드, 해외투자일임상품 등에 넣구요. 수수료 수입 등으로 지난해 2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습니다. 로보어드바이저(로봇과 투자전문가의 합성어. 인공지능이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자동으로 투자자산을 배분하는 기술)를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인공지능은 과거 수십년 주식시장 차트를 0.1초 단위로 찍은 ‘스냅샷’을 갖고 있습니다. 무한장에 가까운 스냅샷들을 분석해, 10초마다 상승 또는 하락하는 장의 미래를 예측해 종목을 사고 팝니다. 사람은 ‘점심 먹고 오후에 팔지 뭐’라는 결정을 내리지만, 인공지능은 끊임없이 일합니다.

나머지 2200억원은 어떻게 투자하나요.

워렌 버핏의 전략과 비슷합니다. ‘사람들이 두려워할 때 탐욕을 갖자’는 것이죠. 과거 10년 간 한국, 미국, 영국의 주가가 3% 이상 떨어진 날을 분석해 봤습니다. 3개국이 함께 4% 이상 떨어진 24개 사례 중 22개에서, 폭락 15일 후 주가가 평균 8% 올랐습니다. 큰 충격에서 완전히 회복되는 시간은 20일 정도죠. 일반 투자자는 좋은 실적이나 호재가 나올 때 관련 주식을 삽니다. 저희는 반대로 이때 미리 사둔 주식을 팝니다. 정보의 불균형이 해소된 주식은 투자하면 안됩니다.

주식 종목 배분은 어떻게 합니까?

성장주(기업 성장이 증명된 주식)와 가치주(저평가 받고 있는 주식) 비중을 6대4 정도로 하고 있습니다. 투자 기업은 100개 정도 됩니다.

정환종 대표

출처jobsN

좋은 기업을 어떻게 찾아내나요?

저희 직업은 ‘기자’와 비슷해요. 1년에 1000곳 정도 회사를 탐방합니다. 깊숙한 정보를 얻기 위해 열심히 묻죠. 사장부터 평직원까지 모두 만나려고 노력합니다. 각 기업 정보의 깊이를 1~10으로 구분하면, 1~2단계 고급정보는 해당 기업 사장과 임원만 압니다. 일반 투자자는 8단계에 있구요. 저희는 최소 3~4단계는 알려고 노력합니다. 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 R&D 현황, 기업 인사 등 정보를 입수하는 대로 컴퓨터에 입력합니다. 이 정보를 기반으로 투자합니다.

아버지 “꼭 취업해야 하느냐, 자퇴하고 사업하지 그래.”

제주 성산읍에서 태어난 ‘제주 촌놈’이다. 외환위기가 불어닥친 1998년, 아버지가 고등학생이던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간 친구도 직장 잃고 감귤 농사 짓는다. 좋은 학교 갈 필요 없다.”


고등학교 때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새롬기술’이란 종목에 투자했다. 한 달 만에 폭락해 휴지 조각이 됐다. 2000년 한양대 경영학과에 입학했다. 아버지는 “1학년 1학기 등록금만 대줄 테니, 나머지는 알아서 하라"고 했다. 고시원에 터를 잡고 주식 공부에 밤낮 매달렸다. “00증권 주식투자대회 1위 입상자, 증권사 PB…. 무작정 수백명을 찾아다녔어요. 제대로 배우면 충분히 돈 벌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100만원으로 주식투자를 시작했다. “ 삼성, 아모레퍼시픽 같은 우량주에 투자했죠. 이미 알려졌지만 공식 발표는 하지 않은 정보를 충분히 활용했습니다. 가령 A기업이 액면 분할할 예정이면 미리 주식을 사고, 정식 발표를 하면 팔았어요. 이미 사업보고서에 나와 있는데, 기사화되지 않은 정보인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내부자보다 2~3발 늦지만, 일반 투자자보다는 2~3발 빠르자고 생각했죠. 수업 시간 중에라도 좋은 정보가 들리면 화장실 가서 투자했어요.”


자금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 규모도 커졌다. 지상파 방송에 주식투자를 잘하는 화제의 청년으로 출연했다. '4년 마치고 졸업해 취업할까, 바로 투자사를 창업 할까.' 고민이 들었다. 아버지가 말했다. “사업하러 경영학과 간 것 아니냐. 그 정도 배웠으면 됐다. 뭐하러 졸업까지 하느냐. 자퇴해라.” 

바로 결심이 서던가요?

나중에 취업하면 수레바퀴 같은 삶을 살게 될 것 같더라고요. 주도적인 삶을 살아야 겠다는 결심이 섰어요. 다만 자퇴하면 ‘고졸’이 된다는 게 걸렸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자퇴를 권유하시는 거예요. 2006년 친구 8명을 모아 바로 창업했습니다.

그의 사무실에는 '사람들이 두려워 행동할 때 탐욕을 갖자'란 문구가 벽에 걸려 있다

출처jobsN

30대 1의 원칙…. 30명을 만나야 1명의 마음을 얻는다

투자자문사를 차렸지만 입지를 다지기 위해 고액 자산가의 자금을 유치해야 했다. 제도권 은행, 증권, 보험사에서 고액 자산가의 돈을 위탁받아 높은 수익률로 가치를 증명해야 했다. 

어떻게 시작했나요. 

처음 ‘영업왕’이라 불리는 사람을 찾아가 지혜를 들었어요. 길거리 전단지도 돌려봤구요. 그렇게 1년 영업했는데 실패했습니다. 금융계에선 학벌과 출신이 너무 중요하더라구요. 서울 강남 한 은행 지점을 찾아가 ‘내 돈 20억원을 예금하고 운용할 테니 수익률을 지켜보라’고 했어요. 100% 넘는 수익률이 났는데도 고액 자산가를 연결해주지 않았어요. 한양대를 중퇴한 제주 출신 어린 애를 믿지 않은거죠.

학력과 출신을 덜 따지는 지방에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래도 문전박대가 일상이었다. ‘30명을 만나야 1명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꾸준히 찾아 다녔다. 부산, 광주, 대구에서 금융회사 30곳씩을 골라 매일 돌았다. 2년 간 모텔방을 전전하며, 빵과 우유를 돌렸다. 어느 순간 ‘정 과장’이란 별명이 붙었다. “그렇게 노력했더니 부산의 한 은행이 저희를 딱하게 봐 줬어요. 부자 몇 분을 소개 받았죠. 다행히 수익률이 좋게 났어요. 소문이 퍼지면서 자리 잡았고, 2011년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출처밸류시스템 홈페이지 캡처

이후 비상했다. 펀드 평가회사 KG제로인의 2013~2015년 3개년 수익률 분석에 따르면, 투자자문사 가운데 상위 5% 안에 든다. 재벌 3세와 중견기업인도 찾아오면서 운용자산이 3000억원을 넘겼다.

창업과정에서 깨달은 게 뭡니까?

돈은 출신과 학벌을 따지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좋은 수익률을 만들어주는 사람에게 옵니다. 그 믿음을 잃지 않고 포기하지 않았어요. 30명을 만나 1명의 마음만 얻으면 성공합니다. 본인이 ‘흙수저’라고 생각하신다면, 금융분야 창업도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월가, 미국 명문 공대, 서울대·고려대 박사 출신 인력이 합류해 있다. 영업이익의 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경영진의 지시 이행을 하루 업무의 40% 이내로 제한했다. 업무 시간의 60%를 직원 스스로 쓸 수 있다. “급속하게 회사를 키우기 보다, 행복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게 후회되지 않나요?

이 공간이 대학입니다. 제가 필요하면 찾아서 공부합니다. 하고 싶은 공부만 하는 주도적 학습을 하는 거죠. 투자자와 시장의 마음을 얻는 게 대학 졸업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글 jobsN 이신영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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