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때려치고 작은 회사로 옮긴 '이상한' 사람들

조회수 2020. 9. 29. 17: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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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퇴사했는가④] 스타트업으로 간 사람들 편
대기업·웹툰작가 출신 스타트업 멤버
창업자와 회사 비전 공감해 과감히 이직
공기업 등 안정 선호하는 옛 동료 있어
로켓에 올라타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최고운영책임자)가 베스트셀러 ‘린인(Lean IN)’에서 쓴 표현입니다. 그녀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로켓)에 자리가 나면 그 자리가 어디인지 따지지 말고 우선 올라타라”고 했습니다.


국내에도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로켓에 올라탄 사람들’이 속속 생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는 스타트업 창업자, CEO와 달리 초기 구성원들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습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다루는 스타트업의 ‘C 레벨’ 3명을 만났습니다.


'잘 다니던' 회사를 관두고 미래가 불확실한 스타트업으로 옮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출처: jobsN
이호련 테이스트로그 CTO

벤처 CTO가 된 대기업 직원

테이스트로그의 이호련(32) CTO는 팬택에서 휴대폰 개발자로 있다가 4년 만인 2014년 스타트업으로 옮겼다. 테이스트로그는 음식 사진 위주의 소셜서비스 앱이다.

연차 낮은 직원이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옮기는 일은 잘 없는 것 같은데요. 어떤 계기가 있었나요?

팬택에 입사하던 2010년만 해도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대기업의 하청회사 같은 느낌이었어요. 개발자 대부분이 대기업을 선호했죠. 그런데 한 4년 지나니까 분위기가 바뀌더라고요. 대기업도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하기는 어려워졌고, 대신 카카오 같은 IT기업들이 성장했죠. 스타트업에 관심이 생겼죠. 회사가 어려워지면서, 빙글 채용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마침 진행 중이던 테이스트로그의 사업 방향을 듣고 참여하게 됐어요.

회사 동기들도 스타트업으로 많이 옮겼나요?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다른 점은 뭘까요?

개발자 동기만 70명이 넘었는데, 스타트업은 거의 없어요. 오히려 회사가 어려워지는 걸 보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공기업처럼 더 안정적인 직장으로 간 친구들이 많아요. 가장 다른 건 지분을 갖고 제 일을 한다는 거죠. 예전 회사에서는 대리만 되더라도 매너리즘에 빠졌는데, 여기선 일을 하는 만큼 보상을 받으니 더 열심히 하게 됐어요.

이진희 CEO가 실리콘밸리에서도 창업 경험이 있는 개발자 출신인데요. 창업을 꿈꾸지는 않나요?

처음에 합류할 때는 창업 욕심은 없었어요. 서비스를 처음부터 직접 개발한다는 것에 더 욕심이 생겼죠. 그런데 계속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다 보니까 ‘다음에 내가 창업할 땐 이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자꾸 들어요.
출처: jobsN
노민성 뤼이드 CDO

웹툰 작가에서 디자인 총괄로

토익 학습 앱인 ‘산타토익’을 서비스하는 뤼이드의 디자인 총괄(CDO) 노민성(29) 이사는 웹툰 작가 출신이다. 그가 디자인한 앱은 2015년 구글코리아가 선정한 ‘아름답게 디자인된 앱’에 뽑힐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고 있다. 호러 웹툰을 그리던 그는 어떻게 스타트업에 합류했을까?

CEO인 장영준 대표와는 어떻게 만났나요?

대학교 3학년 때인 2010년부터 1년쯤 장 대표님이 CCO(최고콘텐츠책임자)로 있던 글로벌 웹툰 플랫폼 타파스미디어에 웹툰을 연재했어요. 대표님의 당시 역할은 쉽게 말하면 요즘 TV 등에서 보는 ‘웹툰 담당자’ 셨어요. 연재하면서 채팅으로 소통했는데 합이 잘 맞았어요. 대표님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같이 일하게 됐죠.

합이 잘 맞았다는 건 뭔가요?

CCO라는 자리가 아무래도 웹툰의 흐름이나 내용에 간섭할 수 있는 자리에요. 그런데 대표님은 전혀 그렇게 안 하더라고요. 큰 울타리 정도만 만들고 전문성을 믿어 줬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장 대표는 노민성 이사를 두고 “타파스미디어 작가 중에 마감 시간을 넘기지 않는 몇 안 되는 성실한 작가였다”고 말했다.

웹툰 작가에서 바로 앱 디자이너로 변신하기가 어렵지는 않았나요?

처음에는 힘들기는 했죠. 저야 처음 만드는 앱이지만, 사람들은 초보가 만든 거라고 봐주지 않잖아요. 6개월 정도 맨땅에 헤딩했죠. 결과물이 앱이냐, 웹툰이냐는 차이는 있지만, 아이디어를 내고, 디자인적인 요소를 고려하는 것 같이 통하는 점도 있어요.

현재 계획은 무엇인가요?

적어도 우리 앱으로 공부하는 수험생들은 공부하는 걸 신나고, 멋지게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기분 좋게 ‘어디 한번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도록 디자인하고 싶어요.

글 jobsN 조재희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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