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4800만원 직원 자녀 수능 100일 챙겨주는 회사
국내 백화점 1위, 롯데백화점
퇴근시간 20분 후 컴퓨터 자동 off
인문계출신 지원자 많아
롯데백화점은 작년부터 롯데물산·서울 송파구와 함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러버덕’, ‘판다 1600+’에 이어 최근 ‘슈퍼문’ 프로젝트를 펼쳤다. 한 달 간 600만명에 가까운 사람이 슈퍼문을 보기 위해 서울 잠실 석촌호수를 찾았다. 'Lovely Life, 당신의 삶을 더 사랑스럽게' 롯데백화점의 슬로건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이다.
시장점유율 업계 1위, 롯데백화점
백화점 업계 빅3 중 한 곳인 롯데백화점은 1979년 설립됐다. 빅3 중 단연 앞선다. 시장점유율이 50%에 이른다. 아웃렛 19곳을 포함한 전국 롯데백화점 점포 수는 52개. 지난해 서울 소공동 본점에서만 매출 1조8000억원을 달성했다. 점포 하나가 웬만한 대기업 매출을 올린다.
시장 트렌드를 선도하려고 노력한다. 대표적인 시도가 서울 홍대에 있는 영(young) 패션 전문점 엘큐브(el CUBE). 백화점. 아웃렛 시장이 포화 상태가 이르자 선보인 소형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 인사팀 담당자는 “꾸준한 성장을 위해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한다”고 했다.
롯데백화점에 입사하면 일단 영업관리직으로 배치돼, 각 지점에서 근무한다. 1~3년 근무 후 본사에 지원할 수 있다. 본사에는 기획, 마케팅, 해외사업 등 부서가 있다. 가장 인기 많은 부서는 마케팅, 상품본부(MD)다.
롯데백화점 신입사원 초봉은 4800만원이다. 유통업계 최고 수준이다. 입사 후 3~4년이 지나면 대리, 다시 3~4년이 지나면 과장이 될 수 있다. 승진에 따른 연봉 상승폭이 괜찮은 편이다.
계열사 할인부터 수능 100일 전 휴직까지, 풍부한 혜택
최고 복지는 계열사 할인이다. 세븐일레븐, 롯데시네마 등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10%~60% 할인받을 수 있는 'W카드'를 지급한다. 매년 12월 롯데상품권을 제공한다.
사원의 60%가 여성이다. 여성을 위한 ‘맘(mom) 편한 휴직제도’를 운영한다. 별도 신청 없이 출산휴가 후 자동으로 최대 2년까지 휴직할 수 있다. 추가로 자녀 초등학교 입학 때 1달~1년 휴직할 수 있고, 고3 수험생을 자녀로 둔 사원은 수능 시험 전 최대 100일 휴직할 수 있다.
PC-OFF제도와 유연근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퇴근 시간 후 20분이 지나면 PC가 자동으로 꺼지는 PC-OFF제도를 2014년 도입했다. 저녁에 PC를 사용하려면 사전에 담당 임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유연근무제는 Early Bird(1시간 일찍 출/퇴근), Standard(정시 출/퇴근), Slow Start(1시간 늦게 출/퇴근)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나처럼 멋있게 일할 수 있어요.' 홍보하고 싶은 신입사원
롯데백화점 신입사원은 어떻게 생활할까. 2014년 7월 인턴으로 들어와, 2015년 1월 최종 합격한 김성철(29)·이선희(26) 씨를 만났다.
김성철 씨는 소공동 본점 화장품 플로어에서 색조화장품·향수 관리, 이선희 씨는 식품 플로어에서 베이커리·한과 관리를 맡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지원한 계기는요?
(김) 어릴 때 무용을 했어요. 부상을 당해 그만두고 대학전공으로 경영학을 선택했습니다. 사람들과 어울리며 일하는 직업을 찾고 싶었어요. 백화점을 그 무대로 삼기로 했습니다.
(이) 식품영양학과를 나왔어요. 맛집 찾아다니는 걸 좋아해요. 백화점은 맛있는 음식을 사고 싶게 진열해 놓잖아요. 꼭 일하고 싶었습니다.
면접에서 무엇을 어필했나요?
(김) 역량면접 때 '당신의 이름을 걸고 28년 동안 제일 잘한 게 무엇인지’ 물었어요. ‘발레를 했기 때문에 몸과 건강이 아플 때 견딜 수 있는 맷집이 생겼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좋은 결과는 오지 않는다는 인생의 진리를 배웠다’고 대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힘들고 지쳐도 고객 앞에서 항상 웃을 자신 있다’고 말했어요.
(이) ‘자소서에 적은 경험 중 백화점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무엇인지’ 질문을 받았어요. 3년 동안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경험을 말했습니다. 동시에 수많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해 손님에게 친절히 서비스했던 경험을 어필했습니다.
입사를 준비하는 분에게 팁을 준다면
(이) 모든 걸 잘할 수 없어요. 하지만 잘하는 척은 해야 해요. 자신의 결점을 최대한 보완해 일 맡기면 뭐든 해낼 수 있는 사람으로 어필하는게 중요합니다. 이런 어필도 능력이에요.
회사의 가장 좋은 점을 뽑는다면
(김) 대기업이라 수직적인 구조가 갖춰져 있지만, 점포별로 팀이 쪼개져 있어 소수의 팀 별로 가족적인 분위기를 낼 수 있습니다.
(이) 베테랑에게 일을 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 팀 선배 중에 25년 근속 상을 받은 분이 있어요. 25년이나 일한 분에게 어려운 일을 쉽게 배울 수 있는 것에 감사해요.
일하면서 언제 가장 보람 있나요?
(김) 준비한 만큼 매출이 잘 나올 때죠. 준비한 것보다 매출이 안 나오면 속상하고요. 화장품 플로어는 한 달에 몇 번씩 유명브랜드 행사를 합니다. 행사 당일 아침, 문 열자마자 줄 선 손님이 뛰어오면 뿌듯해요. 앉을 자리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을 때도요.
(이) 저도 당연히 매출이 잘 나올 때입니다. 식품 플로어는 크고 작은 행사를 많이 해요. 대형행사를 유치할 때는 매장디자인·이익 분배 등을 거래처와 조율해야 합니다. 최근 열었던 행사 중 ‘삼송빵집 초대전’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2주 동안 쉬지 못하고 밤새 준비했는데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고생한 것을 싹 잊었죠.
본사에서 희망하는 직무는?
(김) 인사팀 채용담당이요. ‘나처럼 멋있게 일할 수 있다.’ 회사의 좋은 점을 정리해 멋있게 홍보할 자신이 있거든요. 화장품 바이어도 해보고 싶습니다.
(이) 식품 바이어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맛있는 걸 먹으며 행복해 하는 게 좋아요. 계속 식품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요.
다양한 역량을 한 번에 평가하는 '원스탑면접'
고재욱·정우현 인사담당자를 만나 롯데백화점의 채용절차를 들었다.
롯데백화점 채용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공채전형과 인턴전형이다.
공채전형은 서류를 통과하면 원스탑면접을 본다. 하루에 모든 면접을 치른다. 역량·토론·임원·외국어 면접을 본다.
역량면접은 면접관 2명, 지원자 1명으로 진행한다. 30분 넘게 대화하며 지원자를 심층 진단한다. 토론면접은 면접관 2명, 지원자 6명이 들어간다. 유통업과 관련한 이슈가 주어진다. 지원자 6명이 토의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각 지원자 태도와 관점을 평가한다. 영어면접은 필수다. 롯데백화점이 진출한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어 중에 선택해 추가테스트를 받을 수 있다. 가점이 붙는다.
인턴전형은 서류 통과 후 역량면접을 본다. 공채 전형의 역량면접과 방식이 같다. 합격자는 2개월 정도 인턴실습을 하고 최종면접을 통해 정직원이 된다.
롯데백화점 직원은 인문·상경계 졸업자가 많다. 사람을 많이 만나는 백화점 업무 특성상 성격이 밝으면 좋다.
고재욱 매니저는 "좋은 학교를 나와도 롯데백화점의 ‘핵심가치’를 이해하지 못하면 의미 없다"며 "서류나 면접에서 말하는 경험이 백화점 업무와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글 jobsN 최슬기·이수민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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