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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비결 "낙서하라, 각자 아이디어가 연결된다"

조회수 2020. 9. 29.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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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류기업 다녀도 은퇴하면 장사할 수 밖에 없다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3년차 사원
사내 벤처 프로그램 우승, 스타트업 대표 변신
창업 실패해도 재입사 가능

누구에게나 낙서의 추억이 있다. 학창시절 칠판에 ‘김OO 바보’라고 적고 도망가기도 했고, 교과서에 알 수 없는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때울 때도 많았다. 낙서는 우리에게 아주 작은 일탈이자 즐거움이다. ‘낙서’를 콘셉트로 신개념 SNS를 기획 중인 한 사람이 있다.


두들링 김요셉(30) 대표다. 2014년 겨울, 수원의 한 팬케이크집에서 데이트 중이던 그는 냅킨에 그림을 그렸다. 옆에서 쳐다보던 여자친구도 이어서 다른 그림을 그렸다. 완성된 낙서를 보니 그럴 듯 했다. 작품처럼 소중하게 느껴져 가방에 넣고 다녔다. 모두가 함께 만드는 콘텐츠 '와플'의 시작이었다.

출처: 두들링 제공
25명의 사진·낙서가 하나의 피드로 만들어진 모습

‘와플’은 뉴스피드에 이미지를 올려 친구와 공유하는 방식이다. 인스타그램과 비슷하다. 하지만 혼자 콘텐츠를 제작하고 다수가 보는 형태는 아니다. 제작부터 공유까지 친구와 함께하는 게 특징이다.


벨기에 과자인 와플과 비슷하게 4~25칸의 격자 모양 칸이 있고, 여러 명이 사진이나 낙서를 등록해 칸을 채워 하나의 피드를 완성하는 식이다. 사진뿐만 아니라 낙서도 콘텐츠의 하나가 될 수 있다.


아직 공식 출시는 안됐다. 올해 초 베타서비스를 냈고, 미국에서 열린 글로벌 산업 컨퍼런스인 South by South West(이하 SXSW)에서 서비스를 소개했다. 트위터도 이곳에서 데뷔를 했다. 와플은 내년 6~7월부터 쓸 수 있다.

출처: 삼성 뉴스룸
서로 다른 사용자들이 배경 이미지에 각자 그림을 그려 하나의 작품이 되는 두들링.

선배 몰래 준비 한 달 만에 스타트업 대표로 변신

서울대학교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김요셉 대표. 3년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중남미 영업을 담당했다. 2015년 6월까지만 해도 사원이었던 그의 직함이 2015년 7월부터는 ‘대표’로 바뀌었다.

출처: jobsN
김요셉 대표

작년 5월,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에 참여한 게 인생을 바꿨다. C랩은 삼성전자가 도입한 사내벤처 육성 프로그램. 선발된 아이디어는 사업부에 적용하거나 벤처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씨가 낸 아이템 ‘와플’은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정됐다.


삼성전자를 포기하고 스타트업의 길을 선택한 건, 그가 문돌이(문과 나온 사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일류기업에 다니지만, 결국 은퇴를 하면 장사를 할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언젠간 닭을 튀기든 사장님이 돼야 하는 현실이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창업을 해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회사에서 C랩 공고를 본 그는 냅킨에 낙서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기획안을 냈다. 지금의 ‘와플’이다. 서류 통과 후 마지막 단계인 피칭 대회 참가를 위해 사무실 대신 대강당으로 출근해야 했다. 그제야 선배에게 소식을 알렸다. 최종 선정 후 갑자기 팀에서 빠지게 됐지만 선배들은 기꺼이 그를 응원했다.

와플 시연 본 외국인들 반응, “awesome!” 환호

2015년 6월, C랩에 선정되고 무선사업부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삼성 본사 내의 C랩존에 사무 공간을 뒀다.

출처: 두들링 제공
SXSW에서 두들링을 소개한 김요셉 대표

가장 먼저 한 일은 뭔가요?

팀원을 모집했어요. 임직원 중에서 지원을 받아 개발자 4명과 디자이너 1명을 뽑았어요. 지금은 저랑, 개발자 2명, 디자이너 1명이 남아있습니다. 개발자 2명은 다시 삼성전자로 돌아갔어요.

그 다음은요?

아이디어만 가지고 있었으니 처음부터 시작하는 거였어요. 팀원들과 앱을 구체적으로 기획했어요. 개발자들은 앱을 구현했죠. 그리고 이 서비스의 흥행 여부를 검증하러 다녔습니다. 삼성전자에서 영업담당을 했기 때문에 자신있었습니다.

어떻게 했나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미국에서 열린 산업 박람회(SXSW)에 참여해 어플을 시연했어요. 외국 사람들이 ‘awesome(놀라워!)’을 외치며 환호해줬어요. 끝나고 메일로 피드백 보내주시는 분이 많았습니다. 두 번째는 국내 대학 커뮤니티 3곳에 글을 올려서 체험단을 모집했습니다. 직접 가서 써보게 하고 어떤지 물어봤어요.

가장 많이 들어오는 피드백은 뭐였나요?

어렵다는 피드백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공부하고 써야 할 것 같다고요. 그 이후로는 UX(사용자 경험 디자인·앱 구성과 디자인)에 더 집중하고 있어요.

사원일 때와 어떤 점이 다른가요?

보고하고, 검사받을 곳이 없다는 게 오히려 힘듭니다.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게 많고, 팀원들은 오히려 저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삼성전자에서 분사 “이제 진짜 야생이에요”

두들링 팀원들은 지난 10월 말, 삼성전자에 사표를 쓰고 나왔다. 성남 판교에 사무실을 마련했다.

출처: 두들링 제공
와플 만들고 있는 '두들링' 팀원들.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요셉, 김성재, 남형주, 이진희씨.

독립하셨네요.

삼성전자 안에 있을 때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베타서비스를 만드는 단계였어요. 이제는 정식으로 출시해서 천천히 수익모델도 정해야죠. 이제 진짜 시작이에요.

앞으로 계획은요?

6~7월에 정식 출시할 예정입니다. 피드백도 계속 받을 거예요. 만들고 부수고 만들고 부수는 과정이 계속될 것 같아요. 쉽고 즐거운 서비스로 성공해서 페이스북의 뒤를 이을 SNS로 만들고 싶어요.

참 그때 그 여자친구와는 잘 지내나요?

12월에 결혼식을 해요. 처음 낙서하던 때가 5개월쯤 사귀었을 때인데, 벌써 2년이 지났네요. 올해는 회사도 새로 차리고, 결혼 준비도 하느라 정신 없이 보냈어요.

jobsN 김가영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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