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와 신입사원 계급장 떼고 토론하는 회사

조회수 2020. 9. 29. 17:3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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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문제 해결하기 위해 1박 2일간 끝장토론
일과 삶의 균형 맞춰주는 복지
직무 전문성 갖춘 인재 원해

KT는 요즘 소통을 강조한다. 보수적이란 이미지를 벗고, 고객 요구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누구나 의견을 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서울 광화문 KT사옥을 찾아 기업 문화를 알아봤다. 

출처: jobsN
KT 광화문 사옥과 사내식당 메뉴

계급 떼고 한판 붙는 '1등 워크숍'

KT 커뮤니케이션기획팀 김윤정 차장은 KT 소통 문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예로 '1등 워크숍'을 꼽았다.


1등 워크숍은 여러 부서가 얽혀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여는 행사다. 연수원에서 1박 2일간 계급장을 떼고 '끝장토론' 방식으로 결과물을 얻을 때까지 얘기한다.


토론 후 결과물을 담당 임원에게 보고하면 1주일 내에 답변을 받을 수 있다. 자칫 길어질 수 있는 의사결정을 압축해 빨리 해결할 수 있다.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워크숍을 열어 한 주에도 대여섯 개의 토론이 열린다. 주로 차·과장급이 참여하며, 신입사원과 상무가 함께 토론하는 경우도 있다.


정기 '소통미팅'도 있다. 한 달에 한 번 부서직원이 모여 부서의 실적, 목표 등을 공유한다. 딱딱한 얘기만 하지 않고, 생일 같은 직원의 일상을 공유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로 활용한다.

출처: KT제공
'끝장토론' 모습

회사 경영에 젊은 직원의 목소리를 반영하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각 부서에서 선발한 '블루보드'라는 청년리더그룹이 그 역할을 맡는다. 두 달에 한 번 정기회의에서 경영진과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가진다. 젊은 직원이 생각하는 회사의 고민과 문제점을 전달하고, 후속 프로젝트를 진행해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

최고의 여성 휴가 제도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긴 위한 휴가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여성직원은 산전·후 휴가로 최대 90일(70일 유급)까지 휴가를 사용하며, 출산 지원금으로 첫째·둘째 100만원, 셋째 150만 원을 받는다.


출산 후 2년간 육아휴직을 쓸 수 있으며, 원부서 복귀율이 100%에 근접한다. 남성 직원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불임 여직원은 1년간 난임휴직을 다녀올 수 있다. 태아검진휴가, 단축근무, 직장보육시설, 임산부간담회 등 아이를 키우면서도 회사에 잘 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장기근속직원(10·20·30년) 대상으로 2~3주간 안식년 휴가를 준다. 리프레쉬 휴직제도가 별도로 있다. 10·20년 근무한 직원은 각각 6개월, 1년 쉬며 재충전 및 자기계발 기회를 가질 수 있다. 휴직 기간에 월 기본급 80%가 나오고, 근속 기간에 포함돼 직원 호응이 높다. 


신입사원이 말하는 KT 문화와 깨알 복지

신입사원은 KT문화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2015년 하반기 공채에 합격한 입사 10개월 차 손준기(26)·김미경(23)씨를 만났다.


손 씨는 기업사업부문 AM(account manager)으로 기업 영업, 김 씨는 미디어 사업본부에서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다.

출처: jobsN
김미경(좌)·손준기(우) 사원

 KT를 지원한 계기는요?

(김) 통계학과를 나와 전공 살리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KT 콘텐츠 마케팅 직무로 통계학과 출신을 뽑는다는 소식을 듣고 지원했어요.

(손) 채용 설명회에 자주 갔어요. 선배 직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회사 문화나 업무 프로세스가 마음에 들어 지원했어요.

KT 입사 준비에 도움이 됐던 경험이 있나요?

(김) 대학 때 했던 통계학회 활동이요. 직접 통계데이터를 만들고 분석해서 예측모델을 만들었던 경험을 자소서에 녹였죠.

(손) 스타트업을 하던 후배의 영업을 도와줬던 경험이 있어요. 제가 프로젝트 기획안을 짜고 운영도 했죠. 기업, 공공기관을 상대로 영업하는 직무에 큰 도움이 됐죠.

입사 면접은 어땠나요?

(김) 토론면접과 PT 면접이 있어요. 직무나 업계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고 들어가, 수월하게 할 수 있었죠. “최근 본 영화가 뭐였고, 어땠는지” 같은 가벼운 질문부터, 콘텐츠 마케팅 직무와 관련한 질문까지 다양하게 물어보셨어요.

(손) 자소서에 쓴 경험에 대해 무척 구체적으로 물어보셨어요. 압박면접은 아니지만,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어요. 특정 상황을 가정하고 어떻게 대처할지 물어보는 질문도 있었고요. 꾸미지 않고 솔직하게 말했어요.

신입사원으로서 느끼는 kt의 장점은 3가지다.


첫째는 자유로운 분위기다.

김 씨는 “기존의 딱딱한 공기업 이미지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절대 그렇지 않다” 고 말했다. 자유 복장으로 근무하고, 신입사원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다. 신입사원이 임원 앞에서 프로모션 진행이나 PT 발표를 하는 경우도 많다. 정해진 업무시간에만 일하자는 ‘제때 일하기’ 캠페인 덕에 야근이 많지 않다. 손 씨는 “야근하면 주변에서 걱정하는 분위기” 라고 했다.


둘째는 깨알 같은 복지 혜택이다.

KT 임직원은 입사할 때 휴대폰을 받는다. 김 씨와 손 씨는 아이폰 6S를 받았다. 휴대폰 요금을 내지 않고 데이터를 마음대로 쓸 수 있다. 2년마다 나오는 휴대폰 지원금 50만원은 덤이다. 복지카드와 자기계발비도 있다. 복지카드는 1년에 200만원. 제한 없이 원하는 곳에 사용할 수 있다. 자기계발비로 받는 50만원은 자격증이나 외국어 공부에 쓰는 사원이 많다.

출처: jobsN
KT 사옥

셋째는 일과 삶의 균형이다.

매주 수요일 6시에 정시 퇴근한다. 출퇴근 시간을 유연하게 변경하는 자율출퇴근제를 운영한다. 필요한 사람은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한다. 가족을 위한 복지 제도가 있다. 직원과 가족에게 1000만원 한도의 자기부담병원비를 지원하고, 자녀 학자금을 분기당 80만원 이내로 지원한다. 김 씨는 “결혼한 선배들이 부담 없이 혜택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무 전문성은 필수

박우식 KT 인사담당자를 만나 인재 채용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KT 인재 채용의 핵심은 직무전문성과 인성이다. 직무 전문성을 가장 중요하게 평가한다. 모든 전형에 직무 전문성을 물어보는 요소가 있다. 해당 직무를 파악하고 본인의 경험을 연결해 쓰고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jobsN
박우식 KT 인사담당자

자소서는 차별화된 경험을 중심으로 직무와 관련된 하나의 일관된 스토리로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무에 관련된 스펙이 있으면 가점을 받을 수 있다. 수상경력, 자격증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보여주기식 스펙은 보지 않는다.


1차 토론면접은 직무와 관련된 상황을 주고 어떻게 대처할지 묻는 주제가 많이 나온다. 다른 의견을 경청하면서, 본인 의견을 적절하게 얘기하는 균형이 중요하다. 토론면접은 답이 정해져 있지 않다. 본인 지식이나 논리를 잘 풀어내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2차 면접은 자소서 위주로 직무와 관련된 질문을 많이 한다. 역량을 파악하기 위한 돌발 질문도 나온다. 디자이너 지원자에게 '스타벅스 로고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식이다. 점수를 따기 위해 억지로 부풀리는 답변은 지양해야 한다. 일관되고 솔직한 모습으로 임하는 것이 좋다.


박우식 KT 인사담당자는 "뛰어난 경력 보다는 학생 수준의 다양한 경험을 바란다"고 했다. 솔직한 태도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직무에 대한 열정이 있으면 누구나 합격할 수 있다고 했다.

글 jobsN 유찬·이지예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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