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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모셔가려고 난리 스카우트 경쟁 치열한 직업

조회수 2020. 9. 29. 16:5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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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처음 등장해 종사자 500명 이상으로 늘어
교묘·악질 수법 늘어난 보험사기
보험사기 늘며 전문성 갖춘 인력 수요 높아
1975년 1월 31일 박분례씨는 잠자고 있던 친언니와 형부, 조카를 불질러 살해하고, 당시로선 거액인 1700만원을 보험금으로 받았다. 범행 4개월전 몰래 보험계약을 해 놨던 것. 그리고 1년 뒤 시동생을 독살한 뒤 보험금을 또 청구했다.

일가족이 짧은 시간 내 참변을 당하자 보험사 직원은 정밀 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박씨는 명예훼손이라며 소송을 제기해 위자료 80만원을 받아 냈다.


보험사 직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끈질긴 조사로 덜미를 잡아 경찰에 신고했다. ‘보험사기’하면 첫번째로 꼽는 '박분례 사건'이다.


보험사기는 보험금 지급 부담을 늘려 전체 보험료를 끌어 올린다. 보험사기로 인한 보험료 추가 부담은 가구당 연 20만원으로 추산된다. 선량한 가입자들만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것.


보험사기 적발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2015년 적발금액이 6549억원으로 역대 최고라고 밝혔다. 빙산의 일각이다. 보험연구원은 전체 보험사기 규모를 연간 4조5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금융을 지키는 파수꾼

보험사기를 잡아내는 사람을 ‘보험사기전담조사원(SIU, Special Investigation Unit)’이라 부른다. 줄여서 SIU. 1996년 삼성화재가 국내 최초로 보험조사파트를 도입했다. 살인·방화 등 고의 범죄가 늘고, 보험설계사와 의사가 가담하는 등 수법이 복잡하고 다양해진 탓이다. 현재 생명

∙손해보험업계를 통틀어 SIU는 500명을 넘는다.


유망 직업 중 하나다. 보험사기가 늘고 있지만 받쳐줄 인력풀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문성이 검증되면 보험사 간 스카우트 경쟁이 치열하다. 


대체로 높은 연봉을 받는다. 기업 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에 올라온 한 보험사 SIU 경력 초임 연봉은 4600만원. SIU로서 경력이 쌓이면 기본 연봉과 성과급을 합쳐 억대연봉을 받는 사람도 있다. 2016년 기준 경찰공무원 10년차 기본연봉 2000만원 후반대에 비해 높다. 


주로 검∙경 출신이 많지만 전공에 제한은 없다. 다만 의료차트를 해석할 줄 알아야 해서 의학지식은 필수다. 우체국금융개발원 김정훈 특별조사팀장은"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의학, 금융, 법률에 대한 지식은 개인적으로 공부했다"고 소개했다.


언변도 필요하다. 혐의자에게 보험자·보험계약자·제척기간 등 전문용어를 풀어 설명해야 한다. 어려운 용어를 쓰면 자칫 고압적으로 보여 조사가 어려워지고, 다툼만 생길 수 있다. 오랜 조사를 실행할 수 있는 지구력도 필요하다.

출처: jobsN
우체국금융개발원 특별조사팀 최해송 과장, 박인영 사원, 김정훈 팀장, 배은형 대리(왼쪽부터)

어떻게 조사하나

사건 발생 후 보험금 청구가 들어오면 손해사정사가 먼저 나선다. 손해사정사와 SIU를 자칫 혼동할 수 있는데, 손해사정사는 약관과 지급기준에 의거 보험금을 산정하는 일을 한다. 이때 미심쩍은 부분을 포착하면 SIU가 사건을 넘겨 받는다. 현장에 나가 보험사기라 판단할 근거를 모아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에 수사를 의뢰한다.


SIU는 먼저 보험 청구인의 보험가입 현황을 파악한다. 가

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보험금을 청구할 때가 가장 의심스럽다. 1월1일에 가입했는데 2일에 보험금을 청구하는 식이다. 소득수준을 넘어서는 범위로 보험료를 냈을 때도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 월수입이 100만원인데 보험료가 90만원인 경우다. 


보험사는 사고 경중에 따라 적절한 입원기간과 진료비 기준을 정해놓는다. 보험사기는 이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김정훈 팀장은 “아무도 보지 않는 산에서 넘어져 다쳤다는 이유로 장기간 입원하는 등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금을 빨리 달라고 독촉할 때도 의심대상이다. 금융감독원이나 보험사 조사팀은 이런 특징을 분류해 보험사기 판단기준을 수치로 파악한다.

우체국금융개발원 제공

보험조사분석사 자격증 신설

기존에 보험사기는 형법상 사기죄로 분류했다. 10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이 처벌 상한이다. 이 정도론 처벌 수위가 경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9월 30일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특별법으로 보험사기죄를 신설해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수위를 높였다. ‘보험사기도 중대범죄’라는 사회적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혐연수원은 9월 12일부터 23일까지 제 1회 보험조사분석사(CIFI, Certificate, Insurancce and Fraud Investigator) 시험 지원자를 모집했다. 보험업계 종사자 및 관련자 4267명이 응시할 만큼 인기가 높았다.


10월 16일 1회를 시작으로 자격시험은 내년부터 연 2회 실시한다. 보험업계나 검·경 종사자라면 관심을 가질만 하다. 경력이 없는 취준생이 이 자격증을 따서 SIU에 지원하기는 어렵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에 입사해 SIU로 보직 변경을 노려 보는 게 현실적"이라고 했다.

글 jobsN 이연주

그래픽 jobsN 안수진 디자이너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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