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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1일 접수 마감
상경계, 인문계 등 문과생 비중 높아
하반기 30~40명 채용

한진은 1969년 국내 최초로 컨테이너 수송방식을 도입하고, 1983년엔 정기 연안 해송사업을 시작한 국내 수송분야 선두주자입니다. 저는 한진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생각에 지난겨울 부산에 있는 감천항과 부산신항을 직접 찾아갔습니다. 비록 보안구역이라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바깥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지만 한진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습니다.

'한진에 입사하기 위해 어떤 특별한 노력을 했냐'는 질문에 대한 한 지원자의 답이다. 

사업장을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교통도 좋지 않은 부두까지 찾아간 노력이 인상 깊었다. 몇 년 전엔 대전에 있는 택배 허브터미널을 찾아 택배 프로세스와 시설을 미리 견학하고 지원해 합격한 지원자도 있었다. (㈜한진 인사관리팀 관계자)

이렇게 적극적인 지원자가 있는가 하면, 다소 다른 사례도 있다.

대기시간에 부모와 예상질문을 주고받고, 면접장에 들어갈 땐 복장 점검을 받는 지원자도 있었다.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탈락하고 나서는 부모가 불합격 사유를 묻는 전화를 해 당혹스럽기도 했다. (㈜한진 인사관리팀 관계자)

채용 계획과 절차

재계 9위 한진그룹의 모태인 ㈜한진은 10월21일까지 ‘2017년 신입사원 채용’ 지원서를 받았다.

1945년 한진상사로 창업, 컨테이너 수송과 정기 연안 해상 수송을 국내 최초로 시작한 데 이어 1992년엔 택배사업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작했다. 1996년엔 세계 주요도시 간 국제 특송사업에도 뛰어들었다. 2014년 기준 매출은 1조5328억원, 자산은 1조9559억원에 달한다. 2015년 기준 직원 평균 연봉은 4490만원이다. 가장 비중이 많은 하역부문 남자 직원 평균은 5159만원이다. 중고교와 대학교 학자금 지원 혜택이 있다.

전국 21개 지점, 49개 물류센터, 미주·구주·중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에 2100여명이 근무한다. 해마다 상·하반기 두 차례씩 30명 안팎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이번 채용에서는 30~40명을 뽑을 예정이다.

전공이나 인·적성검사 같은 필기시험은 없다. 대신 서류에 합격하면 까다로운 1·2차 면접을 거쳐야 한다. 1차 면접은 프레젠테이션(PT)과 토론, 역량 면접으로 이뤄지고, 이를 통과하면 2차 임원 면접을 치른다. 건강검진이 이어진다.

신입사원 전공은 상경계 42%, 물류 18%, 인문·어문계열 40% 등 다양한 편이다. 이른바 ‘문송합니다(문과라서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취업이 어려운 문과 출신이 한진 취업엔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서류 전형

자기소개서는 성장과정과 가치관·생활신조, 일반적으로 경험하기 어려운 특별한 체험·남다른 성취 경험, 물류에 대한 가치관, 지원 동기 및 입사 후 포부 등 다섯 문항에 대해 600자 이내로 작성해야 한다.

많은 것을 표현하려는 것보다는 깔끔하고 담백하게 본인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게 좋다. 화려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글이 아닌 간결하게 자신의 생각을 풀어쓴 글이 읽기도 좋고 진솔하게 와 닿는다. (한진 인사관리팀 정성헌 대리)

아무리 잘 쓴 자기소개서라도 회사 이름이나 기본 정보를 잘못 쓰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학점과 외국어 성적은 꼭 보는 ‘스펙’이다. 

학교생활을 얼마나 충실하게 했는지를 평가하고, 글로벌 물류기업에서 근무하기 위한 자질을 보기 위해 꼭 본다. 물류관련 자격증이 있으면 유리하다. 영어 외에도 사업 진출국 언어를 잘하면 우대한다. (인사관리팀 관계자)

면접 전형

팀장 등 실무진이 면접관으로 참여하는 1차 면접은 다대다 면접이다. 면접 대기장에서 토론과 PT 주제를 알리고 준비시간을 준다. 각자 PT를 한 다음 함께 들어간 지원자들과 토론을 한다. 토론 과정에서 자신의 논리를 풀어가는 방식과 상대방의 의견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는지 등이 주요 평가 항목이다.

토론과 PT 주제는 회사의 사업 영역과 관련이 있거나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을 끄는 사안을 주로 선택한다. 최근 나온 주제는 

‘택배기사 주 5일제 근무 시행’
‘담배 부가세 인상’
‘메르스 환자 신분 공개’
‘화물차 영업용 차량 증차 규제’
‘임금피크제 도입’
‘존엄사 허용 여부’

운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영업용 차량 증차가 필요하다는 택배업계와 택배사업의 서비스 질 하락과 단가 경쟁을 우려해 증차는 어렵다는 국토교통부의 입장 중 어느 쪽이 타당한지 토론하는 방식이다.  

임금피크제는 도입과 관련해 청년 고용 촉진과 임금 하락이라는 점을 감안해 찬반을 갈라 토론했다. 존엄사도 순리에 따른 죽음과 인간생명의 존엄성이라는 가치에 대해 찬반 토론을 하는 방식이었다. (한진 관계자)

지원자의 논리력, 표현력, 설득력, 이해력, 소통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토론을 위해 시사상식 배경지식이 필요했다면, 면접은 회사와 관련한 좀 더 실용적인 질문이 많다.

‘당사 홈페이지를 방문해 보았는가? 개선 필요 사항은?’
‘최근 물류관련 신문기사 내용을 본 적 있는가? 관심 이슈는 무엇인지?’
‘희망하지 않는 지역이나 부서에 배치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동기를 묻는 ‘왜 한진인가?’는 물론, ‘세상이 공평하다고 생각하는가?’, ‘쿠팡에 맞설 수 있는 방안’, ‘CJ대한통운과 같은 경쟁사 대응 전략’, ‘한진의 광고 모델로 누가 좋은가’ 등도 있었다.

물론 면접에 임하는 자세나 태도도 중요하다. 

면접 때 왜 자기 차례가 늦느냐며 다른 지원자가 면접 준비하는데 방해가 될 정도로 짜증을 낸 지원자가 있었다. 결국 면접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불합격했다. 면접 복장은 단정하고 깔끔하면 좋지만, 메이크업과 의상이 면접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고민배 인사관리팀 과장)

1차 면접 결과는 합격 여부에만 영향을 끼칠 뿐 2차 면접 점수에 합산하지는 않는다. 취업 준비생이 고민하는 졸업 후 공백 기간도 한진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난해 하반기 채용한 공채 사원의 4분의 1이 졸업 후 3년 이상 지난 지원자였다. 나이나 졸업 시기가 채용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고민배 인사관리팀 과장)

글 jobsN 조재희

그래픽 jobsN 안수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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