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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크랩대란 인어교주해적단을 만나다!

조회수 2020. 9. 24. 19: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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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50여 점포 엄선해 수산물 시세와 가게 정보 제공
고객과의 신뢰가 제일 중요
청결하고 정직하게 점포 관리해
전 세계 수산물 잇는 네트워크 꿈꿔
2014년 킹크랩 대란이 일어났다. 당시 러시아에서 들어오는 물량이 갑자기 늘어나 킹크랩 가격이 떨어졌다. 누군가 소셜미디어(SNS)로 이 사실을 알렸고, 킹크랩을 사려는 소비자가 크게 늘어났다. '킹크랩 대란'이라는 말이 각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에 오를 정도였다.

당시 킹크랩 가격 하락을 알린 사람은 푸드테크 커뮤니티인 '인어교주해적단'. 푸드테크는 식품을 IT기술과 결합해 생산, 판매하는 새로운 산업이다.


'인어교주해적단'은 윤기홍 대표(34)와 김용완 팀장(34)이 운영한다. 홈페이지나 앱, SNS로 시세 정보를 소개하고 문의도 받는다. 

 

이들의 시작은 2013년. 당시 블로그에 정보를 올렸다. 지금은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등 다양한 SNS에 정보를 공유한다. 사이트 누적 방문자 수 700만명, 하루 평균 7000여 명의 고객이 방문한다. 제휴 점포는 250개. 매일 상인들과 연락하고 수산시장을 돌며 시세를 확인한다.

출처: jobsN
"수산물 정보? 우리에게 물어보세요"

대기업 나와 수산업에 뛰어들어

원래 창업에 관심이 있었나

(윤기홍 대표) 2010년 이랜드 유통부에 취직했다. 회사에서는 정해진 규칙과 시스템에 맞춰 일을 해야 해 답답할 때가 많았다.무엇보다 회사 높은 자리까지 간 사람을 봐도 부럽지 않았다. 작더라도 나만의 사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2012년 11월에 회사를 관뒀다. 친구와 둘이 뜻을 모아 창업을 준비했다.

왜 하필 수산업이었나? 

(윤기홍 대표) 직장생활을 할 때 중국 출장이 잦았다. 시장조사를 나가보면 수산시장에 사람들이 많았다. 중국뿐 아니라 필리핀 보라카이로 여행을 갔을 때도 수산물 코너에 중국인들이 몰려있는 걸 봤다. 문득 중국의 치즈 파동이 떠올랐다. 치즈에 관심갖는 중국인이 늘면서 치즈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그러다보니 각종 치즈 제품 가격이 40%나 급증했던 적이 있다. ‘중국인들이 본격적으로 해산물을 먹게 되면 수산업 시장도 커지겠다'고 생각했다.
출처: jobsN
시세 조사 중인 김용완 팀장

처음부터 잘 풀렸나?

(윤기홍 대표) 수산업으로 바로 성공한 게 아니다. 첫 도전은 패션 사업이었다. 의류를 판매하는 모델이었는데, 지인 소개로 투자자를 만났다. 투자를 받기 위해 투자자 회사에 가서 허드렛일을 마다하지 않고 도왔다. 4개월이 넘어가도 투자는 이뤄지지 않았다. 제대로 시작도 못해보고 실패했다. 창업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창업을 돕는 기관인 패스트트랙 아시아에서 주관하는 창업캠프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뜻이 맞는 동료 두 명을 만나해적단을 창업하게 됐다.

윤 대표가 처음 시도한 아이템은 칠리크랩이었다. 당시 중국인이 칠리크랩에 열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에는 칠리크랩을 취급하는 가게가 거의 없었다. 국내에서도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중국에서 칠리크랩을 수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믿을 만한 파트너를 구하기 쉽지 않았다. 중국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구매하려 했지만 서로 믿고 맡길 판매자(셀러)를 찾기 어려웠다. 

사업을 운영하는 과정 못지 않게 시작할 때도 신뢰가 중요했다. 판매자와 플랫폼 모두 믿지 못하면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그때 결심했다. 일단 수산물 시세 정정보를 공개하기로.
출처: jobsN
김영완 팀장(왼쪽)과 윤기홍 대표

처음 상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윤기홍 대표) 좋지 않았다. 사기꾼 취급도 당했다. ‘돈 안 받을 테니 걱정하지 말라’며 설득했다. 노량진 수산시장, 가락시장을 찾아가 어렵게 2-3개 점포와 제휴를 맺었다. 점포 사진을 찍고, 수산물 시세를 물어 블로그에 올렸다. 처음에 반신반의했던 상인들이 우리가 올린 글을 보고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자 점점 마음을 열었다.
출처: jobsN
노량진 수산시장

정직하고 청결한 점포 만들고 싶어

시세 정보를 공개해서 얻는 것은 무엇인가?

(윤기홍 대표) 처음에는 상인들과 고객의 신뢰를 얻어 우리 물건을 팔려는 계획이었다. 시세 정보 공개를 시작하자마자 방향이 달라졌다. 정직한 점포를 만들자는 목표가 생겼다. 당시 수산물 시장에는 잘못된 관행이 많았다. 수산물을 잘 모르는 손님이 오면 바가지를 씌웠다. 손님이 가진 정보나 안목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었다. 누구나 정당한 가격에 제대로 된 물건을 사는 문화를 만들고 싶었다.
출처: jobsN
시세 등 정보 확인을 위해 시장으로 찾아가 제휴 점포 주인과 대화하는 김용완 팀장

제휴 점포는 어떻게 선정하나

(김용완 팀장) 먼저 주변 상인들의 평판을 듣는다. 직접 찾아가 점검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방문한다. ‘이건 얼마예요?’라고 물었을 때 시세를 속여 판매할 경우 그냥 지나간다. 정직하게 이야기할 경우 저울을 달아본다. 저울을 조작해 무게를 속이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도마 등 기구가 얼마나 청결한지, 고객에게 친절하게 대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제대로 된 점포 찾기가 쉽나? 

진짜 어렵다. 한 시장을 전부 돌아도 정직한 가게를 하나도 못 찾는 경우도 있을 정도다. 대신 적합한 가게를 찾으면 신분을 밝히고 함께 일하자고 말한다.
출처: jobsN
깐깐한 과정을 거쳐 검증된 제휴점포

정직함 말고 다른 기준은 무엇인가? 

(김용완팀장) 요즘에는 가능성을 많이 본다. 장사를 오래하다보면 변화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잘해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린 그렇게 못한다’라고 말하는 가게보다 변화할 마음을 가진 가게를 주로 찾는다. 가게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려는 절실함이 없으면 일단 제외한다. 완벽한 가게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휴를 맺고도 계속해서 개선해나간다.

해적단과 제휴를 한 점포는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다. 윤 대표를 포함해 직원 8명이 블로그에 올라오는 이용 후기를 매일 확인한다.


고객들의 불만 신고가 들어오면 즉시 해결하려고 한다. 해당 점포의 주인과도 불만을 공유한다. 해적단의 정보를 믿고 제휴 점포를 방문하는 고객 도움을 많이 받는다. 

우리가 내건 정보를 믿고 제휴 점포를 가는 고객들이지 않나. 책임감을 갖고 점포와 고객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후 서비스에 많은 에너지를 투입한다.

고객과의 신뢰가 중요

제휴 점포들의 매출은 어떻게 변했나?

(윤기홍대표) 시장에서 매출 꼴찌였던 점포가 1등으로 올라갔다. 이런 사례가 꽤 된다. 고객 연령대도 다양해졌다고 한다. 가락시장은 그동안 20~30대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 해적단 블로그에 소개된 이후 젊은 층 소비자가 늘었다. 지금은 거의 절반 정도가 20~30대 고객들이다.

다른 점포들의 제휴 요청도 늘었나? 

(윤기홍대표) 제휴 요청이 많다. 하지만 점포 관리를 위해 쉽게 늘리지 않는다. ‘아직 역량이 안 되니 기다려 달라’고 정중히 거절한다. 직원을 더 채용해 앞으로 제휴 점포도 늘려나갈 예정이다. 무엇보다 고객과 신뢰를 지키는 게 우선이다.

제휴 점포는 홍보비를 내는 건가? 

(윤기홍 대표) 처음 창업하고서 1년간 무료로 홍보했다. 2014년 7월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다. 제휴 점포에서 오히려 권했다. 매출이 늘어 ‘스타 점포’가 되자 ‘해적단이 망하면 우리도 망한다’라며 수수료를 내겠다고 했다. 지금은 수도권 지역 점포만 수수료를 낸다. 다른 지역은 해적단이 아직 충분히 기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해 받지 않는다.
출처: jobsN
인어교주해적단 직원들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 

(윤기홍 대표) 후기 등에서 "잘 먹었다"라는 글을 볼 때. 고객들이 서비스 발전을 위해서 의견을 줄 때가 정말 좋다. 한 고객은 해적단을 위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당시 앱 개발 회사 대표였는데, 지금은 해적단 프로그램 개발을 책임지는 CTO가 됐다.

해적단은 최근 미국 수산물 업체와도 계약을 텄다. 홍콩과 동남아 레스토랑에 킹크랩을 공급하는 회사였다. 국내 수산물업자를 멕시코 참치 수출업체에게 연결해주기도 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수산물을 산지부터 고객까지 서로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게 꿈입니다.

jobsN 김윤상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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