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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파병 경험을 도전정신으로 풀어
골프 산업에 대한 높은 이해로 눈길 사로잡아
면접의 왕도는 '그룹 홈페이지 정독'

지난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이하 한화H&R)에 입사한 라두현(24)씨. 그는 해외 대학을 나왔다. 학비 걱정에 조기졸업을 할 정도로 평범한 가정에서 컸다. 한국회사에 지원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따. 4개 회사에 지원하면 3곳에서는 서류부터 떨어졌다. 그는 어떻게 한화에 입사했을까? 

한화그룹은 지난해 1036명의 신입사원을 뽑았다. 올해는 500여명을 뽑을 예정이다. 한화그룹 초봉은 평균 4300만원. 경쟁률은 130대 1에 이른다. 채용 절차는 '서류-영어 면접-PT 면접-인턴(2주)-최종 면접' 으로 진행됐다. 인적성 시험은 없었다. 라두현씨의 입사기를 들었다.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한화 골프사업부 입사

라두현씨는 미국 USC(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 남가주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비싼 학비 탓에 3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학점은 4.0만점에 3.4. 자격증은 없다. 

해외 유명 대학을 나온 그에게도 취업은 쉽지 않았다. 여기저기 지원서를 냈지만 서류 합격률이 25%에 불과했다. 하지만 가장 원했던 한화H&R에 입사했다. 한화H&R 골프기획 분야에 들어간다는 목표로 전략적인 접근을 한 결과다.

어떤 일을 하시나요? 

바라던 대로 골프사업부에 있습니다. 골프 관련 사업을 기획하고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는 부서예요. 지금은 태안 리조트에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야 하기 때문이죠. 11개월 동안 교육을 받고 나면 서울 여의도 63빌딩 본사에서 근무합니다.

한화H&R 골프기획에 지원한 계기는요?

골프가 취미에요. 전공인 경영과 취미를 동시에 살리고 싶었습니다. 대학에 다니며 꾸준히 골프산업을 공부하고 동향을 파악했어요.

학생이 골프를 취미로 하기엔 비싸지 않나요?

평일 늦은 시간에 갔어요. 해가 지면 공을 칠 수 없기 때문에 골프장 이용료가 확 떨어집니다. 우리 돈으로 1~2만원이면 칠 수 있습니다.

아프간 파병, 한인학생회 활동 자소서에 녹여내

라두현 사원은 아프가니스탄 파병 경험, 한인 학생회 활동, 골프를 소재로 자소서를 썼다. 유학 시절 한국군에 입대해 파병을 다녀왔고, USC 한인 학생회에서 한국기업 채용 설명회 등을 진행했다. 

정량화된 스펙이 아닌, 자신의 경험을 회사의 핵심가치에 연결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화그룹 인력팀 관계자)

파병 경험은 어떻게 녹여냈나요. 

한화의 핵심가치인 ‘도전’에 연결했습니다. 파병 현장에서 검문검색과 통역을 담당하면서 작지만 여러 도전적인 상황을 경험했거든요. 아프간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검문에 필요한 다리어(아프간 언어)를 공부했습니다. 검문을 받는 사람들이 기분 나쁘지 않게, 현지어를 사용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파병 중 힘든 일은 없었나요? 

사전 통보 없이 기지에 들어오려는 아프간 경찰과 대치 상황이 벌어진 적이 있습니다. 통역을 잘못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었어요. 단어 하나하나에 신경 써 오역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다행히 잘 해결했습니다. 이런 경험을 자소서에 썼어요.

답변이 어려웠던 문항은 없었나요?

‘면접을 보러 가는 길에 무단횡단을 하지 않으면 지각해 탈락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는 항목이 있었습니다. 무단횡단을 하지 않고 가서 상황 설명을 하겠다고 했어요. 제 본래 생각도 그랬고, 한화의 핵심가치인 ‘정도(正道)’를 의식하기도 했습니다.

기업 홈페이지 정독하며 면접 준비

한화그룹은 1차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직무 설명회를 연다. 해당 직무의 선배에게 질문할 기회도 있다. 면접 전에 직무 정보를 알려주는 것이다.

영어 면접은 외국인 면접관 1명이 4명의 지원자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자기소개 같은 간단한 질문이 나온다. PT 면접은 30분 동안 주제에 맞는 전략을 세워 5분 동안 발표하는 것이다. 인턴 기간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최종면접에서 결과물을 발표한다.

면접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한화 홈페이지를 정독했습니다. 사업 방향 위주로 봤어요. 관련 뉴스를 꼼꼼히 살펴보고 예상 질문을 뽑아 연습했습니다. 외우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말하고 싶어 자기소개와 키워드만 준비해 갔습니다. 스터디는 따로 하지 않았습니다.

예상한 질문이 나왔나요?

PT 면접에서 ‘골프 산업의 현황과 전망’이 주제로 나왔습니다. 예상했던 질문이었어요. 국내에 500개 이상의 골프장이 있는데, 대기업을 중심으로 위탁운영과 M&A가 이루어질 거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과 일본도 같은 변화를 겪었거든요. 해외 사례를 근거로 자신 있게 말했습니다.

최종 면접은 어땠나요?

대표이사님이 “골프산업에 관심이 있는 게 맞냐”는 질문을 3번, 4번이나 반복하셨습니다. 다른 지원자들에게도 동일한 질문을 했고요. 당황하지 않고 계속 골프 사업부에서 일하고 싶다 말했습니다.

회사 생활은 만족스럽나요?

아직 1년 차라 모든 게 신기합니다. 신입사원 부모님을 플라자호텔로 초대해서 대표 이사님과 식사를 한 적이 있어요. 입사 과정을 동영상으로 봤는데, 효자 노릇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력팀에서는 직무가 잘 맞는지 주기적으로 상담하면서 신경 써주고, 회사를 알아가도록 적극 지원해줍니다. 앞으로 할 일에 기대가 큽니다.

jobsN 김가영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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