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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말랭이·껍찔째감귤 완전 신기한 먹거리 소개

조회수 2020. 9. 24. 18:4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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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 빚 걱정 덜고, 안전한 농산물 구매하는 사이트가 있다
농부 빚 없애주는 착한 창업
농사 전에 완판, 구매자 7000명 넘어
후원 받은 농산물 450개 넘어
나와 함께 참깨 잎 솎아 듀오

참깨 농장 체험을 홍보하는 깜직한 문구다. 평범했던 참깨 농장이 체험 사업까지 하게 된 것은 한 청년의 기지에서 비롯됐다.


'농사펀드' 대표 박종범(36)씨. 농사펀드는 농부로부터 신청을 받아 농사계획을 소개해 주는 온라인 사이트다. 소비자는 계획을 보고 원하는 농산물을 골라 후원금을 입금하고, 농부는 목표액이 모두 모이면 농사에 들어간다. 이후 소비자는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받는다.


농부는 후원받은 영농자금으로 빚 걱정없이 농사를 하고, 소비자는 농사를 짓기 전에 좋은 농산물을 미리 구매한다. 가격도 시중보다 30% 정도 저렴하다.


농사펀드는 농부의 체험 사업 소개도 해준다. '나와 함께 참깨 잎 솎아 듀오’ 같은 기발한 문구로 농부의 체험 사업 모집을 도와준다.

농사펀드 박종범 대표 / jobsN

박종범 대표는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났다. 대학교 3학년 때 춘천의 작은 벤처기업 ‘농촌넷’에 입사해 농촌과 인연을 맺었다. 그 뒤로 10년 넘게 농촌관련 회사에서 일하며 전국의 농부들을 만났다. 빚을 내 농사를 짓고 판로를 걱정하는 농부가 안타까워, 2015년 2월 서울 미아동에 농사펀드 사무실을 차렸다.


“올여름 가장 인기가 좋았던 복숭아입니다.” 박씨는 순박한 웃음을 지으며 접시를 내민다. 농산물을 향한 애정이 느껴졌다.

출처: 농사펀드
'밍밍한 물무화과 안녕~ 쨈무화과 안녕!' 귀농 6년차 부부가 재배하는 무하과는 목표 80만원 450%인 360만원을 달성했다.

농부의 빚·판로 걱정 없애는 농사펀드

농사펀드를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농부를 위한 후원형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입니다. 농사펀드가 직접 펀드 후원을 신청한 농가에 방문합니다. 상품특징, 투자상환계획, 농업지, 수확시기를 확인하고 사진과 함께 소개합니다. 소비자는 원하는 농산물을 골라 소액투자하고 상품으로 돌려받습니다.

후원형 펀드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원하는 소비자와 농업자금이 필요한 농부를 모두 만족 시킬 수 있습니다. 농부는 펀딩으로 농사 시작 전에 구매자를 확보해 좋은 상품을 만듭니다. 소비자는 그 과정을 지켜보고 믿고 먹습니다.

펀딩으로 농업자금이 생기면 상품 품질이 좋아지나요?

판로가 불안한 농부들은 성장촉진제, 농약을 과다 사용합니다. 또 밀식재배도 많이 합니다. 한정된 땅에 빼곡히 작물을 심는다는 말입니다. 그럼 땅에 영양분이 부족해져 병해충이 많아집니다. 다시 인공비료와 살충제를 뿌려요. 악순환이죠. 완성된 수확물이 모두 팔릴 것이라는 확신만 생기면 무리해서 농사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농사펀드 농부들은 농약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꼭 필요한 사용은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농부와 농사펀드 직원 / 농사펀드 제공

첫 상품 목표금액 50%달성 → 입소문으로 다음 상품 200%달성

농촌과 친해진 계기가 궁금해요

농촌넷에서 일하다 자유투어 기획팀으로 이직했어요. 계속 농촌에 관심이 가더라구요. 그 때, 지인이 ‘정보화마을 운영사업단’을 추천해줬습니다. 행정안전부에서 도시와 농촌의 정보격차해소를 위해 2000년부터 시작한 사업이에요. 전국에 지정한 365개정보화 마을 중 100개정도 직접 방문했습니다. 마을 이장님, 부녀회장님 모두 친해졌어요. 정부사업의 한계를 보완할 만한 개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프로젝트였나요?

마을 아이들이 한 달에 한번 마을 농사에 참여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도시아이들 뿐만 아니라 농촌아이들도 농촌에 관심이 없어요. 어른이 되면 도시로 나가버리죠. 아이들이 직접 쌀농사에 참여했어요. 충남 아산 내이랑 마을에서 시작했습니다. 재미를 느낀 아이들은 수확한 쌀을 영등포시장에서 팔았어요. ‘쌀로만 만든 떡’이란 뜻으로 ‘쌀만떡’을 만들어 내이랑마을 쌀을 홍보하더라구요. 체험 기회만 준건데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이어나갔죠. 농촌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시기였어요.
농사펀드 사무실 / 잡아라잡

농사펀드는 언제 구상했나요

정보화마을 운영사업단을 그만두고 농수산물 프랜차이즈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온라인 사업마케팅 담당으로 일했을 때였어요. 블로그에 ‘농산물 펀드를 해볼까’라고 올렸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회사에서 팀을 꾸려 작은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시작했나요?

모집공고문을 올렸더니 10팀이 지원했습니다. 쌀농사로 신청한 충남 부여의 농가 한 곳을 선택했어요. 목표금액 200만원 중 100만원을 후원받았습니다. 실패했어요. 하지만 농부는 후원해준 분들을 위해 재배를 강행했어요. 그해 가을, 쌀을 맛 본 후원자 사이에서 쌀의 품질이 좋다고 입소문이 났어요.

두번째 후원은 성공했나요?

다음해 의지를 다지려고 목표금액을 750만원으로 올리고 다시 도전했어요. 1300만원 넘게 모았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으로 ‘농사펀드’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기별로 딱딱한 것부터 물렁한 것까지 배송하는 복숭아는 올여름 가장 인기좋은 상품이다. / 잡아라잡
흰다리새우는 목표금액 100만원을 훌쩍 넘었다. /농사펀드 홈페이지

연봉·규모보다는 '역할'을 쫓아라

농사펀드를 통해 농부는 중간유통비 25%를 절약하고 소비자는 시중가 대비 30% 싸게 구입한다. 유통과정을 배제하고 농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양쪽이 모두 이득을 보도록 만드는 셈이다. 농사펀드를 찾는 농부가 많아져 올해 8월 기준 누적 프로젝트 수 460개, 참여자수는 7000명이 넘었다. 1년간 매출 2억원을 돌파했다.

수익은 어떻게 내죠?

후원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습니다.

농부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나요?

안전한 먹거리를 수확할 수 있는 규모인지 확인해요. 규모가 커지면 돈을 쫓고 규모가 작으면 약속한 수량을 만들지 못합니다. 후원자들과 약속한 계획을 지킬 수 있는 환경인지 판단합니다.
농사펀드 홈페이지

제철과일이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올여름 복숭아, 명란젓의 후원금이 각각 2100만원, 2600만원을 넘었어요. 복숭아가 익어가는 시기에 맞춰 배송해주는 복숭아패키지는 과일매출 1등입니다. 명란젓도 도시인들이 많이 찾아요. 한국에 한명뿐인 명란 장인이 제조해 유통과정을 줄인 패키지는 700명 넘게 후원했습니다.

이직·창업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회사의 규모·연봉보다 ‘역할’에 주목하세요. 농사펀드창업 이전에 회사 3곳에서 일했습니다. 돌이켜보니 지인들이 반대하는 방향으로만 왔더라구요. 농촌넷에 취직할 때도 주변에서 더 큰 회사를 찾으라고 조언 받았고, 정보화마을 사업단을 2년계약직이니 정규직을 찾으라고 했죠. 총각네 야채가게도 스타트업은 위험하다며 말렸어요. 하지만 저는 회사에서 맡을 역할을 고민하며 선택했기 때문에 농사펀드까지 오게 됐어요.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끊임없이 물어보세요.

글 jobsN 최슬기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아라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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