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식재료 파는 20대 슈퍼마켓 사장님

조회수 2020. 9. 24. 14: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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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면서 아이디어 얻어 창업..원칙은 오직 '즐거움'
구로시장 '영프라쟈' 위치
소규모 생산자 위한 슈퍼
슈퍼마켓 플랫폼 만들고 싶어요

낡고 불편하다. 요즘 세대가 보는 슈퍼마켓의 이미지다. 이런 인식에 반기를 든 젊은이가 등장했다. 쾌·슈퍼를 만든 윤지혜(29), 변은지(28 )씨. 슈퍼 특유의 감수성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낡았더라도 정감 가는 분위기를 살리고 싶다. 청년 방식대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그들을 만났다. 

윤지혜(좌)·변은지(우) 씨 / 쾌·슈퍼 제공

슈퍼마켓에도 철학이

둘다 광고를 전공했다. 졸업 후 4년 남짓 광고 회사에 다니다 2014년 퇴사했다. 1년 간 준비해 작년 3월 쾌·슈퍼를 열었다. 

쾌·슈퍼, 이름이 특이해요 

(변) '쾌락원칙'에서 따왔어요. 철학이라면 거창하지만,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것을 팔고 있어요. 슈퍼에서 쾌락을 찾는 거죠. '쾌'거리 중에서 특이한 먹거리에 집중합니다.
쾌·슈퍼 제공

어떻게 즐거움을 주시나요.

(변) 보통 슈퍼는 손님에게 인사만 하고 끝이잖아요. 저희는 대화하려고 노력해요. 취향을 파악 해서 식료품을 추천해드리는거죠. 단골손님들은 “오늘은 뭐가 좋아요?” 하며 먼저 다가오세요. 산책하듯 들러 새로운 식료품을 알아갈 수 있는 곳입니다.

왜 슈퍼마켓인가요? 

(윤) 저희가 대학생이던 2008년 같이 이집트·터키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특유의 향신료 냄새에 매료됐어요. 유적지와 미술관보다 식료품 가게와 슈퍼마켓을 찾아다녔죠.

(변) 여행에서 가져온 식료품을 주변 분들한테 나눠줬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이후 국내 여행을 할 때도 슈퍼마켓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마침 창업에 관심이 있던 터라 이걸 해보자고 생각했죠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변) 전국 300여 슈퍼마켓을 돌아다니면서 사진과 정보를 모아 슈퍼마켓도감을 만들었어요. 우리가 차별화할 점은 무엇인지 계속 고민한 결과죠. 서울시 사회적 경제 아이디어대회인 '2015 위키서울'에서 독립출판물로 냈어요. 서울시장상을 받았습니다.

차별화할만 부분을 찾으셨나요? 

(변) 청년 소규모 생산자분들과의 네트워크요. 청년이 만든 수제 잼, 청년 농부가 수확한 농산물 등을 판매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거죠. 동네 슈퍼에서 보기 힘든 해외 식료품을 선보이기도 합니다.

(윤) 매장이 작다는 약점도 차별화 포인트로 삼고 있어요. 같은 상품을 계속 진열하기보다 기획전 형식으로 상품을 바꾸는 식이죠. 지금은 동남아 식료품 전을 하고 있어요. 다음엔 일본 식료품을 소개할 예정이에요.
jobsN

전통시장과 청년이 만나는 곳

쾌·슈퍼는 구로 시장 내 '영프라쟈'에 위치해있다. 영프라쟈는 '구로는 예술대학'이란 비영리 예술단체와 구로구청이 함께 만든 곳이다. 청년에게 창업 기회를 제공해, 전통시장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쾌·슈퍼 같은 13곳의 개성 넘치는 가게를 만날 수 있다. 

영프라쟈에 대해 좀 더 알려주세요 

(윤) 작년까지만 해도 상권이 죽어가던 곳이었어요. 방치된 점포가 많았죠. 그런데 창업을 원하는 청년들은 장소 구하는 게 힘들죠.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게 영프라쟈에요.

(변) '구로는 예술대학' 사업단이 월세와 초기 자본금 일부를 지원해요. 내부 인테리어는 옆 가게 분이 무대 미술을 전공하셔서 도움을 받았어요.
영프라쟈 내 쾌·슈퍼 / 쾌·슈퍼 제공

독특한 곳 같아요 

(변) 네. 단순히 장사만 하는 공간이 아니에요. 지역 재생 미션도 함께 하고 있어요. 전통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는거죠. 한 달에 한 번 동네 주민들과 함께하는 인디밴드 공연, 축제 등 행사를 열어요. 공동체를 형성하고 함께 발전해 가는 게 목표입니다. 내 가게만 잘 되는 건 바라지 않죠.

슈퍼마켓 '장인'을 꿈꿔요 

슈퍼 '장인'을 꿈꾼다구요? 

(윤) 상품을 들여오고 배열하는 일에 슈퍼마켓의 개성과 매력이 드러난다고 생각해요. 장인처럼 자신만의 슈퍼마켓을 만들어 가는 겁니다.

앞으로 목표·계획은요?

(변) 쾌·슈퍼 자체 상품을 만들려고 해요. 슈퍼는 보통 유통만 담당하잖아요. 저희는 독특한 디자인의 제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만 찾을 수 있는 아이템이요.
쾌·슈퍼 제공
(윤) 다른 슈퍼마켓, 생산자와 함께하는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개성의 슈퍼가 일구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어요. '장인'들의 슈퍼마켓 플랫폼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jobsN 유찬 인턴기자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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