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고교 자퇴생 일본 대기업 취업 노하우

조회수 2020. 9. 23.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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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자퇴후 전문대 진학, 초봉 4000만원 개발자로
자퇴생→전문대생→IT개발자 '제2 인생'
매일 오전 9시~오후 9시 혹독한 취업훈련
일본어 공부위해 소설책 번역해 읽어
도로의 맨홀 뚜껑은 왜 둥글죠?

지난 11월 말 대구 영진전문대학 내 한 회의실. 일본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일본 1위 전자상거래 기업 라쿠텐의 인사담당자가 질문하자, 면접자 강명수(26) 씨가 대답합니다.

군대 있을 때 알았습니다. 옮기기 어려운 무거운 물건도 굴리면 옮길 수 있었습니다. 무거운 맨홀 뚜껑도 굴릴 수 있도록 둥글게 만든 거 아닙니까?

강씨의 대답에 라쿠텐의 인사 담당자는 피식 웃었다더군요. 널리 퍼진 뻔한 답안은 “맨홀 뚜껑에 모서리가 있으면 작업할 때 땅에 꽉 끼어 불편해 뚜껑이 둥글면 어디든 끼워 맞추기 편안하다”는 것이죠.

올해 일본 대기업 라쿠텐에 입사한 강명수씨/jobsN

강씨는 올해 일본 도쿄에 있는 전자상거래 업체 라쿠텐 신입사원이 됐습니다.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Fortune)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19위, 시가총액 161억 6000달러(1월 8일 기준), 2014년 5986억 엔(6조 1000억 원)의 매출을 낸 ‘공룡 기업’을 대구를 벗어나 본 일이 없는 전문대생 강씨가 우리나라 돈으로 초봉 4000만 원을 받고 정규직으로 입사했습니다. 

사실 그는 고등학교를 1학년 때 자퇴했습니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았다고 합니다. 한반 40명 중 20~25등을 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집안 사정도 좋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우울증 치료를 받았고, 아버지는 사업한다며 자주 집을 비웠습니다. 마트, 호프집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강씨는 우연히 대구 영진전문대학의 홍보물을 보고 해외 취업의 꿈을 가져 지원했다고 합니다.

강씨는 영진전문대 '일본 IT기업 취업 주문반'에서 호된 취업 교육을 받았습니다. 영진전문대는 일본 IT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만드는 ‘주문형식 취업학교’ 입니다. 2007년 한 일본계 기업 사장이 학교 측에 제안한 것이 시작이라고 합니다. 

영진전문대 '일본 IT기업 취업 주문반' 수업 모습/jobsN, 영진전문대
우리 기업에 맞는 인재를 키워 소개해달라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간 IT기업 주문반 160명 전원이 일본의 IT기업에 취직했습니다. 첫해 졸업생 6명에 이어 2015년 졸업생은 31명으로 늘었습니다. 이들은 라쿠텐, NTT도코모, 호야 등 일본을 대표하는 IT 기업에 취직했습니다. 평균 초봉은 3000만~4000만원 선입니다. 처음 취직한 선배들은 7000만원대 연봉을 받기도 했습니다. 

어떻게 이런 ‘대박 신화’가 만들어졌을까요?


일본 IT기업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직을 희망하는 학생은 일본 대기업 인적성(SPI) 시험, 프로그래밍 시험, 면접 크게 3가지를 준비합니다. 일본 IT기업주문반은 이 과정을 3년에 걸쳐 준비합니다. 


먼저 IT기업주문반에 ‘입성’하기 위한 1차 시험을 SPI로 치릅니다. 국내 대기업의 인·적성검사와 비슷한 시험입니다. 매년 100~150명의 신입생이 시험을 보는데요. 기준점수인 70점(100점 만점)을 넘지 못해 대부분 탈락하고 약 40여명만 남는다고 합니다. 


취업반에 입성하면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혹독한 취업훈련에 돌입합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오후 4시까지 배우고, 4~6시까지 일본인에게 일본어 수업을 듣습니다.


밤 7~9시까진 자율학습을 합니다. 커리큘럼은 일본 IT기업 인력 수요 조사를 통해 매년 2~3과목(전체 6~7과목)을 통째로 바꿔 최신 업무 수요를 쫓아갑니다. 2학년이 되면 6주간 ‘현지 학기제’를 운영합니다. 네이버 R&D 센터와 여러 IT기업들이 입주한 일본 후쿠오카에서 생활하며 ‘일본 생활의 기본기’를 다집니다.

일본 IT취업 전문반 학생들이 취업 훈련을 받고 있다/jobsN, 영진전문대

3년제인 영진전문대 학생들은 3학년이 되면 일본 IT기업 지원을 위한 준비에 돌입합니다. 4~5명씩 조를 짜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등 자신의 IT 기술 전문성을 입증할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모의 면접을 실시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 침낭을 가져다 두고 밤을 새웁니다. 확실한 기술력을 가진 학생과 그렇지 못한 학생이 같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낙오자도 나옵니다. 지난해 31명 전원 일본 IT기업 취업에 성공한 IT취업주문반은 사실 초창기엔 44명으로 출발했습니다. 3년간 13명이 탈락한 겁니다.  

강씨는 스마트폰 센서로 윗몸 일으키기, 팔 벌려 뛰기 횟수를 셀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라쿠텐 인사담당자의 호평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는 “일본어 소설책 한 권을 직접 번역하고 읽는 방식으로 면접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일본IT기업주문반을 담당하는 정영철 영진전문대 교수는 “학생들의 역량을 키워 글로벌 기업에 취직 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jobsN 블로그팀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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