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초코파이요? 반도체보다 어렵습니다"

조회수 2020. 9. 23. 11:0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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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다히트~ 바나나 초코파이 개발 비화
초코파이 탄생 42년 만에 등장
3달 반 만에 7500만개 판매
편의점 등 2030에 인기 몰이
1. 전자레인지에 돌려 녹여 먹기!
2. 우유에 넣어 전자레인지 돌려 먹기!
3. 냉동실에 얼려 먹기!

오리온 블로그에 올라온 ‘초코파이 정 바나나(바나나 초코파이), 맛있게 먹는 꿀 팁’입니다. 바나나 초코파이는 1974년 탄생한 이래 오리지널 초코파이만 생산·판매해온 오리온이 42년 만에 ‘자신 있게’ 내놓은 자식입니다. 3월 둘째 주 첫선을 보인 이래 6월 말까지 세 달 반 동안 팔린 양만 7500만개, 매출은 230억원에 이를 정도입니다.


2014년부터 이어져 온 ‘허니’ 열풍을 ‘바나나’로 바꾼 주인공, 오리지널 초코파이가 세상에 나온 1974년에 태어나 2002년 입사 때부터 ‘파이’만 만들어온 오리온 파이개발 2팀 강수철 팀장을 만나봤습니다.

강수철 팀장/오리온 제공

왜 지금 ‘초코파이 2’가 나온 건가요?

초코파이에 새로운 가치를 줘야 한다는 요구는 7~8년 전부터 계속 있었습니다. 소비자들도 원했고요. 바나나를 해보자는 얘기는 작년 4월부터 나왔습니다. 개발을 하다 보니 올해 나오게 된 거죠.

어떻게 그 주인공이 바나나가 된 거죠?

자몽이 뜨면 자몽, 석류가 뜨면 석류, 두부가 한창 인기 좋으면 두부도 넣어봤죠. 허니버터도 얘기는 나왔는데 그건 아이디어 단계에서 떨어졌습니다.

한 달 정도 걸려서 연구소에서 바나나로 만들어봤는데 뜻밖에 괜찮더라고요. 바나나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일일 정도로 대중성도 있고요.

가격이나 수급 측면도 고려했나요?

원가도 다른 원료보다 비싸지 않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죠. 3개월 정도 식감이나, 강도, 배합 비율을 업그레이드해서 8월쯤엔 생산 승인이 떨어졌습니다.
초코파이 정 바나나 생산 라인/오리온 제공

어떤 점이 어려웠나요?

맛이라는 게 주관적인데다가 고정관념이 있어서 더 어려워요. 처음 시제품을 들고 소비자 테스트를 했더니 하나같이 '바나나 맛이 약하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한국 사람에게 수박 맛의 표준은 수박맛바, 멜론은 메로나, 그리고 바나나는 바나나맛우유 거든요. 우리는 진짜 바나나 맛을 구현했는데, 사람들은 그건 바나나 맛이 아니라고 한 거죠.

왜 그랬을까요?

바나나맛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음식 궁합을 맞혀야 하는데 그게 안 된 거죠. 바나나는 더 넣고, 초콜릿 맛은 다소 완화하면서 최적의 비율을 찾았습니다.

초코파이는 얼마나 먹었나요?

한 5개월 동안 하루에 50~60개 정도 먹었죠. 시식을 하려면 일단 아침은 안 먹고 오고요, 먹다 보면 점심은 배불러서 못 먹었죠. 저까지 팀 6명이 거의 저녁 한 끼만 먹고 버텼습니다.
오리온 제공

조금 커졌던데요. 
(지름은 7㎝로 오리지널과 같지만, 높이는 2.6㎝로 0.1㎝ 높아졌다.)

애가 4~5살쯤일 때 아이 친구 모임을 갔는데 한 엄마가 “우리는 애한테 초코파이를 안 준다”고 하더라고요. 왜 그러느냐고 했더니 “부스러기가 많아서 치우기 어렵다”는 거예요. 이번에 좀 더 폭신하게 만들면서 이 부분을 개선했습니다.

인기를 예상했나요?

사실 신제품 10개를 내놓으면 1~2개도 성공하기가 어려운 게 식품 쪽이에요. 첨단이라는 반도체보다도 어려운 게 이 분야에요. 반도체는 기획부터 생산까지 3개월이면 끝나지만, 사람의 입맛이라는 건 장담할 수가 없다 보니 개발 기간도 오래 걸리고, 성공확률도 낮죠.
오리온 제공

편의점에서 인기가 좋던데요.

기존 오리지널 초코파이가 많이 잃어버린 소비자가 20~30대라고 봤어요. 초코파이를 떠난 그들을 다시 부르기 위해 자연스러운 맛을 추구한 게 효과를 본 것 같습니다.

-바나나 초코파이 인기는 계속 될까요?

아직도 바나나 초코파이는 개발 중인 제품이에요. 팀원 중에 한 명은 아직 공장에서 라인을 보고 있죠. 유통과정에서 어떻게 변하는지도 봐야 하고, 4계절도 지나야해서 내년 초가 돼야 진정한 제품력과 안정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수출도 하고, 해외 공장에 바나나 초코파이를 위한 라인도 새로 만들어야죠.

jobsN 조재희 기자

jobarajob@naver.com

jobs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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