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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을 함께 전한 게 아닌가 마음 어둡다"

[앵커브리핑] '막장' 그러나 '땅끝이 땅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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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사북을 찾는 이 겨울,
당신은 어디를 걷더라도 함부로
힘을 주어 걷지 말아야 한다.

1997년. 강원도의 탄광촌 사북을 다녀온 작가 방현석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 줄기 빛도 닿지 않는 지하 700m 아래 갱도의 끝 '막장'

땀 흘리는 그 노동의 현장에서 작가는 함부로 발을 내디딜 수 없는 먹먹함을 느꼈던 것이죠.

그리고 '막장드라마'

얼굴에 점 하나만 찍으면 다른 사람 행세가 가능했던 어떤 드라마에서부터 유행했다는 그 단어는 점차 비하와 모욕의 의미로 퍼져나갔고, 급기야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이런 호소문을 돌린 적도 있었습니다.

"그곳은 숭고한 산업현장이요 진지한 삶의 터전.. 결코 막다른 곳이 아니라 막힌 것을 뚫어 계속 전진해야 한다는 희망의 상징"

그러나 석탄공사 사장의 염원과는 달리, 막장이란 단어는 숭고함과는 거리가 먼 쪽으로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입니다.

논란의 당사자는 인터뷰를 자청해 증거가 선명한 그 모든 의혹을 '음모'라 칭했습니다.

또한 세간에는 언론이 보도한 내용을 훨씬 뛰어넘는 추측과 두려운 소문, 조롱마저 난무하는 가운데 오늘은 결국 청와대 수석이 직접 관련되었다는 의혹까지 터져나왔습니다.

국가가 지니고 있어야 할 신뢰와 권위는 추락했고.. 분노와 상실감을 넘어선 사람들 앞에 '이제 우리는 앞으로..' 하는 걱정이 막아섭니다.

저희 JTBC는 지난 한 주 동안
나름 최대한 신중하게
이 문제에 접근해왔습니다.

언론에 넘쳐나는 사적이고, 때로는 선정적으로 보이는 문제는, 저희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뉴스룸에서 다루지 않았습니다.

그것이 보다 더 실체에 접근하는 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저희들의 마음 역시 어둡습니다.

뉴스와 절망을 함께 전한 것은 아닌가.

허락하신다면 마무리는 다음과 같이 하겠습니다.

'땅끝이 땅의 시작이다'

함부로 힘주어 걷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오늘(27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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