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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모욕의 대상이 될 수 있을까

다시보는 JTBC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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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석희 앵커 : 작년 4월 광화문 집회에서 한 20대 청년이 태극기를 불태운 사건, 검찰이 국기모독죄에 해당한다고 기소했는데 오늘(17일) 법원에선 무죄라고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 판결을 놓고 인터넷이나 SNS에서는 논란이 상당했는데 오늘 팩트체크에서 어떻게 무죄 판결이 나온 건지, 이 문제를 어떻게 볼 수 있을지 좀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인터넷에서 오늘 굉장히 논란이 있었던 모양이더군요.

김필규 기자 : 그렇습니다. 오늘 재판을 받은 김모 씨는 교통 방해나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한 점 등 여러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됐습니다.

하지만 국기를 훼손한 부분, 국기모독죄와 관련해선 무죄가 나왔던 거죠.

그러자 인터넷이나 SNS에선 '태극기를 태웠는데 어떻게 모독이 아니냐' '판사의 사상검증이 필요하다' '미국 같으면 국기 태웠다가 당장 큰일이 났을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들이 나오면서 논란이 된 겁니다.

손석희 앵커 : 김 씨가 태극기를 태운 것은 사진도 찍히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분명히 또 봤기 때문에, 그래서 더 여기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분들이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논리로 무죄가 나온 겁니까?

김필규 기자 : 형법상으로 보면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를 손상·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700만원 이하 벌금 등에 처한다'고 돼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태웠든 버렸든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 있었느냐' 하는 부분인데, 과거 한명숙 전 총리의 경우 태극기를 밟은 적이 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공식석상에서 거꾸로 흔들어 논란이 됐지만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해 일단락됐습니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김씨가 원래 태극기를 준비해 온 게 아니라 과잉진압에 항의하는 표시로 경찰버스 유리창에 있던 것을 꺼내 태운 것이니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법원이 판단한 겁니다.

손석희 앵커 : 목적과 의도, 이 부분을 재판부가 집중해서 보는 모양이군요.

그런데 태극기 태우는 모습을 불편하게 본 분들은 여기에 대해서는 아까도 말씀드린 것처럼 그렇게 볼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아무튼 그래서 논란이 굉장히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오늘.

김필규 기자 : 한 나라의 국기를 소중히 다루고 존중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처벌의 대상까지 되느냐 하는 부분에선 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는데요. 들어보시죠.

김종철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 국기 자체를 모욕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것부터 굉장히 정치철학적으로 논쟁거리거든요.

그게 꼭 한쪽으로만 판단할 수 있는 그런 사안은 아니어서.. 그 사회의, 우리 사회의 어떤 공동체적인 인식들이,

(혹은) 시민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서 사실은 좌우될 수 있는 건데..

손석희 앵커 : 그러니까 국기나 국가라는 것이 모욕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 이걸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런 얘기로 들리는군요.

김필규 기자 : 그렇습니다. 실제 작년에 이 사건 발생했을 때 그 모욕의 대상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태극기를 태운 건 국민을 불태운 것이다" 심지어 "자기 부모를 불태운 것이다"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손석희 앵커 : 좀 표현 자체는 과하기는 하네요.

김필규 기자 : 법적인 관점은 좀 다를 수 있습니다. 과거에 이와 비슷한 '국가모독죄'라는 게 형법에 역시 있다가 사라진 바 있습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에선 이에 대해 위헌결정을 내렸는데, 이런 식의 처벌규정은 "국가를 한 가족으로 보는 국가유기체론이라는 비민주적인 사상을 전제로 하고 있다. 국가는 국민을 대표하는 조직인데 국민의 비판 때문에 국가 위신이 훼손됐다면서 형사처벌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손석희 앵커 : 손석희 앵커 : 국민이 국가를 만들었다, 시민이 국가를 만들었다. 이런 차원의 접근이겠죠.

김필규 기자 : 그렇습니다. 또 "'대한민국의 이익'이라는 게 추상적인 개념이라 획일적으로 정할 수 없다"고도 했는데, 마찬가지 논리로 '대한민국에 대한 모욕'이라는 것 역시 형사처벌로 판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손석희 앵커 : 외신 보면 외국에서 자기 나라 국기 태우는 그런 경우를 좀 봤는데, 다른 나라는 이걸 어떻게 다룹니까?

김필규 기자 : 자국 국기를 태우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든 상당한 논란거리인데요.

일단 선진국 중에서 보면 영국과 미국, 캐나다, 벨기에 등은 국기훼손과 관련해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반면 독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등에선 이를 법으로 막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경우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에게 1대 7로 대패한 뒤 흥분한 시민들이 자국 국기를 태운 적도 있었죠.

호주에선 한 정치단체가 정부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5달러짜리 국기 소각세트를 만들어 팔았는데 정부가 특별한 제지를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 아랍권 일부 국가에선 국기 훼손을 신성모독으로 봐서 공개처형한다고도 합니다.

손석희 앵커 : 각 나라의 문화나 배경에 따라서 달리 결과가 나온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네요.

김필규 기자 : 그렇습니다. 그런데 앞서 댓글 중에 미국에선 국기 태우면 현장에서 처벌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이건 사실이 아니어서요.

미국에서 일부 주가 국기훼손하면 처벌하는 법을 만든 적 있었는데, 연방대법원에선 위헌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대법관이 한 말이 유명한데 "국기를 훼손했다고 처벌하는 건, 성조기가 그동안 지켜왔고 또 지킬 가치가 있는 그 자유의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태극기 역시 3.1운동과 광복, 민주화, 근현대사를 함께 겪으며 여러 가치를 담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앞으로 국기모독죄의 방향도 결정될 것 같습니다.

손석희 앵커 : 아무튼 이건 논란거리이긴 한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이게 우리 공동체를 상징하는 것인데 그걸 불태웠기 때문에 그건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하는 분들도 역시 많이 계시는 것 같으니까.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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