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에게도 남성호르몬이 필요한 이유
부족한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혈액검사를 통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살펴보면 내가 부족 상태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 남성의 정상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2.6~15.9ng/mL이며 이의 약 10분의 1인 0.1~1ng/mL 정도가 여성에게 필요한 남성호르몬의 적정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극소량’의 남성호르몬이 여자의 몸에서 하는 일은 의외로 많다. 가장 큰 역할은 성 욕구를 증가시키는 것이다. 또 근력과 근육량을 늘려 비만, 성인병을 예방하고 골밀도가 감소하는 걸 막는다. 뇌신경 기능을 활성화시켜 집중력, 활력, 기억력 등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은 이유
미국 보스턴에 위치한 성 기능 및 내분비학 센터 라헤이 클리닉의 안드레 가이 박사 연구진이 <성의학회지>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피임약을 복용한 여성의 30~40%에게서 성욕감소가 나타났다고 한다. 안드레 박사는 “피임약을 복용하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는데 피임약 복용을 중단해도 1년간 그 수치가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지면 성적 흥분과 질액의 분비가 줄면서 성욕이 감소될 수 있다. 나이로 인해 남성호르몬 분비가 줄어들 수도 있다. 노화가 원인인 셈이다.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윤하나 교수는 <대한남성과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여성은 나이가 들수록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서서히 감소한다. 가임 연령의 후반으로 갈수록 생리 주기 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상승하는 변화 또한 둔화된다”라고 말했다. 그 밖에 난소기능부전, 뇌하수체저하증, 안드로겐 부족 증후군, 자궁 및 난소 제거 수술 등으로 인한 폐경 또한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원인으로 여겨진다.
다른 원인도 있다
많은 여성들이 성욕이 사라진 것을 낮아진 남성호르몬 부족과 연결하곤 하지만 사실은 우울증, 피로, 파트너의 발기부전,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서도 남성호르몬 수치가 낮아질 수 있다. 의료진들이 남성호르몬 부족 문제를 정신 건강과 연결하는 이유다. 이들은 휴식, 카운슬링, 명상 등으로 이와 같은 원인들을 치유하면 남성호르몬 수치가 오르고 성욕 또한 자연스럽게 되돌아올 것이라 말한다. 단, 다낭성 난소 증후군 또는 난소 종양과 같은 질환으로 인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거나 낮아지는 경우도 있어서 산부인과 전문의의 검진 또한 받아보는 것이 좋다.
남성호르몬 부족도 치료해야 할까?
남성호르몬이 부족한 여성들이 병원에 내원해 진단, 검사를 받는 이유는 ‘성 기능 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다. 해외에선 경구 복용, 주사제, 젤, 패치, 스프레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테스토스테론을 보충 치료를 하고 있지만 이 역시 전문의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하버드 의과대학 산부인과 부교수인 얀 쉬프렌 박사는 “35~46세 폐경 전 여성을 대상으로 테스토스테론 스프레이를 이용해 16주간 보충 치료를 했고 그 결과 성 기능이 의미 있게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하지만 매우 단기적인 연구였기 때문에 장기 사용 시 안전하다 말할 수 없다”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국 FDA와 유럽 등에서도 테스토스테론 제제 사용에 대한 논란이 있으며 임상 시험 중에 있는 치료제도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사용에 대한 공식적 승인이 없는 상태다. 따라서 낮은 남성호르몬 수치로 인해 치료를 생각하고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 후 주기적인 검사와 함께 최소한의 기간, 용량으로 치료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Contributing Editor 유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