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1열 시대, 디지털 런웨이

조회수 2020. 9. 16. 17:54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안방에서 프런트로에 앉은 듯 둠칫 두둠칫

언택트 시대의 패션쇼. 코로나가 불러온 파국에서 단 하나의 긍정적인 효과이 있다면 디지털 패션 세계를 확장했다는 것. 이는 그들만의 리그라 불리던 런웨이의 높은 허들을 무너트리며, 패션 빈부격차를 줄였다는 점에서 패션과 디지털의 훌륭한 만남으로 볼 수 있다.

출처: GUCCI YOUTUBE
GUCCI
2021 RESORT COLLECTION
출처: GUCCI YOUTUBE

구찌는 지난 2021 FW 시즌 백스테이지를 형상화 한 원형 돔으로 실험적인 런웨이를 선보인데 이어, 이번에는 훨씬 더 놀랍고 혁신적인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였다. 바로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비주얼 내러티브 형식의 영상으로 뉴 컬렉션을 ‘프레젠테이션’ 한 것. 더 놀라운 것은 장장 ‘12시간’ 동안 새 컬렉션을 선보이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줬으며, 스태프들이 모두 마스크를 쓰고 참여하는 등 현시대가 맞닿은 시대적 화두를 리얼하게 담아냈다. 하나 더 재미있는 점은 모델들이 모두 실제 구찌의 디자이너라는 사실. 지금은 12시간 라이브 영상 대신 20분으로 줄어든 요약본이 업로드돼 있으니 부담 없이 감상해보자.

출처: MAISON MARGIELA YOUTUBE
MAISON MARGIELA
2020 F/W ARTISANAL COLLECTION
출처: MAISON MARGIELA YOUTUBE

메종 마르지엘라는 좀 더 아티스틱 한 방법으로 뉴 컬렉션을 선보였다. 존 갈리아노와 세계적인 포토그래퍼 닉 나이트가 함께 제작한 이 영상은 장장 50분에 달하는, 다큐멘터리와 스릴러 장르를 넘나드는 <S.W.A.L.K>다. 여기에 사용된 기법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인데, 드론 촬영을 통해 관음적인 시선을 주는가 하면, 열화상 카메라, CCTV, 페이스 타임 등 다양하고 실험적인 요소로 영상의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존 갈리아노에 의하면 불확실한 시기에 투명성에 대한 소망을 나타냈다고.

출처: JIRI KALFAR
JIRI KALFAR
2021 S/S COLLECTION
출처: ALLETS

지리 카파는 색다른 런웨이를 준비했다.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고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전 세계적으로 송출되는 라이브 쇼를 진행했는데,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360 VR 런웨이’로 안방에서도 프런트 로에 앉은 듯 패션쇼를 생생하고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계획한 것.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전세계 각국의 프레스에게 글로벌 인비테이션과 함께 VR 글라스를 직접 보내는 등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언제나 새로운 도전에 주저하지 않는 그에게 박수를!

출처: JACQUEMUS YOUTUBE
JACQUEMUS
2021 S/S L’AMOUR COLLECTION
출처: JACQUEMUS YOUTUBE

낭만과 로맨스를 아는 디자이너인 자크뮈스는 지난 라벤더 밭에서의 런웨이에 이어 이번에는 황금빛 보리밭에서 패션쇼를 진행했다. 언택트 시대에 웬 런웨이냐고? 부정적으로만 볼 게 아니다. 코로나 안전 수칙을 모두 지키며 클래식한 패션쇼의 우아함 또한 지켜냈으니. 보리밭 위 600m에 달하는 구불구불한 런웨이 무대를 설치하고 초대된 게스트들은 모두 1m 이상 간격을 두고 앉아 쇼를 관람했다. ‘이 시국에 그렇게까지 패션쇼를 해야 돼?’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래만의 기대되는 이벤트 덕분에 패션계에 가라앉았던 우울한 기운이 걷히며 코로나 블루를 진정시켜주었다는 후문이다.

출처: BURBURRY
DIGITAL FASHION TECHNOLOGY
출처: VIVIENNE WESTWOOD
출처: EENK

이처럼 요즘 패션계는 단순히 디지털을 통한 채널 확장을 넘어 뉴 테크놀로지를 적극 수용하며 이전에 없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내고 있다. 루이비통은 VR 쇼룸으로 2021 S/S 맨즈 프리 컬렉션을 소개 한 바 있으며, 버버리는 오는 17일 2021 S/S 컬렉션을 라이브 퍼포먼스로 공개할 예정이고, 비비안 웨스트우드 역시 18일 디지털 컬렉션을 선보인다. 국내에서도 이런 흐름을 적극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됐는데, 컨템퍼러리 디자이너 브랜드인 잉크(EENK)는 17일 VR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20FW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 또한 앞으로 발전될 디지털 패션 테크놀로지가 기대된다. 

출처: 서울패션위크 홈페이지
2021 S/S SEOUL FASHION WEEK

세계적인 디지털 런웨이 시대에 발맞춰 서울 컬렉션 역시 무관중 디지털 패션쇼로 전환이 확정됐다. 아쉽긴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패션쇼와 디자이너 영상 콘텐츠가 발행되며, 네이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패션쇼가 생중계되니 너무 낙담하지는 말 것. 오히려 패션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의류학과 학생, 모델 지망생, 그리고 패션을 사랑하는 패션 피플 등,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만인의 축제라는 좋은 점도 있다. 서울패션위크는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되며 총 35개의 브랜드가 참여하니 관심 있는 브랜드가 있다면, 필히 사전에 스케줄을 체크해 둘 것.


Editor 강보람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콘텐츠의 타임톡 서비스는
제공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