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만에 본업으로 돌아온 요정(feat.매의눈)

조회수 2019. 6. 14. 09: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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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데뷔한 기분이다. 이 행복을 만끽하고 있다."


싱어송라이터 겸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고 연주자이며 또 방송인인 정재형이 9년 만에 신보를 꺼내놓았다.

KBS 2TV: 압도적인 클라쓰~ 정재형의 순정마초~♬

앨범은 악기 소리로만 채워져 있지만, 자연이 담겼다. 정재형은 물리적인 고립을 통해 새로운 공감대의 뼈대를 만들었고, 치열하게 정적인 곳에서 더욱 치열하게 동적인 음악을 빚었다. 태양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듯 자연에서 얻은 감정을 오선지와 노트북에 담아냈다. 눈을 뜨면 바다로 나가 소리를 따오고 눈 감기 전 산꼭대기 숙소에서 마음의 고향인 파리에서의 차가운 바람을 상기했다. 그렇게 500시간 동안 자신을 자연에 방치했다.

지난 10일 공개한 새 앨범 'Avec Piano'는 2010년 발매한 'Le Petit Piano'에 이은 연주 3부작 중 두 번째 앨범이다. 정재형은 "첫 번째가 피아노로 만든 내 정서이고, 이번이 실내악,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그랜드 피아노 연주회"라고 설명했다. 대미를 장식하는 세 번째 앨범은 4년 뒤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달 26일 '서울 재즈 페스티벌 2019'에서 팬들을 만났고, KBS2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얼굴을 내비쳤다. 정재형은 "다시 한번 음악 하는 귀중하고 행복한 이유를 느낀 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 행복은 한동안 정재형을 음악 하는 가수로서 무대에 서게 할 전망이다. 그는 크고 작은 무대를 계획하고 있고, 계속해서 대중가요, 연주곡, 영화 음악 등 음악 안에 사는 삶에 집중하고자 한다.

Q. 앨범을 준비하는데 9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던 이유는?

A. 지난 9년간 내 삶 곁에는 늘 이 앨범이 존재했다. 그런데 막상 작업에 들어가니 무슨 그림을 그려야 할지 너무 어려웠다. 주제가 선명해서 더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시작 2개월 만에 다시 스톱했다. 그렇게 영화, 뮤지컬 음악 작업과 방송이 이어지며 음악 작업이 순조롭지 못했다. 결국 모든 걸 병행할 수 없겠다 싶어서 '불후의 명곡'을 제외한 모든 스케줄을 정리하고 3주간 일본으로 음악 작업 여행을 떠났다. 만들고는 정말 뿌듯했지만, 평생 애증의 앨범이 될 거 같다. 하하하.

Q. 3주간의 음악 여행에 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

A. 난 혼자가 편하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날 고립시키고 그 안에서 상상하는 시간을 가진다. 도쿄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가마쿠라에 머물렀다. 산꼭대기에 있는 숙소로 가로등을 찾기 힘든 곳이었다. 앞은 온통 바다였다. 아침에 일어나 서핑을 하고 아침을 먹고 오전 3시간 오후 3시간 정도 작업했다. 처음엔 무서웠는데 지내다 보니 바람·파도·벌레 소리가 많이 들리더라. 그곳의 자연에 동화됐다고 할까. 자연의 일부로 초라함을 느꼈고 위안을 받았다. 자연 안에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전작보다 조금 더 커진 자연을 고스란히 청자에게 들려주면 좋겠다 싶었다.

Q. 창작에 대한 영감과 필수 요소가 있다면?

A. 곡을 쓸 때 영감보다 중요한 건 물리적인 시간이다.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는 것! 다른 것에 신경 안 쓰고 앉아 있는 음악에 몰두하는 시간이 굉장히 필요한 것 같다. 영감을 받아 곡을 쓰는 시기는 좀 지난 거 같다.


Q. 영감 없이 곡을 만드는 정재형만의 비결이 있다는 얘기인가.

A. 자연이다. 예를 들어 서핑을 통해 자연의 숭고함과 위대함, 그 안에서 초라해지는 나를 느끼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자연 앞에서의 무력함을 통해 자연의 위대함을 생각하는 것 같다. 그리고 곡을 쓰게 되는 것 같다.


Q. 자연으로부터 뭔가 얻을 수 있는 창작가로서의 섬세함과 예민함, 책임감이 느껴지는 말이다.

A. 나를 깨우는 것들이 섬세함이 아닐까 싶다. (자연이나 어떤 자극에) 대충 지나갈 수 없는 것 같다. 나를 받아줄 수 있는 것 중에 인간은 없다. 하하하. 농담이다. 하하하. 서울은 초록과 쉴 공간이 없다. 그런 것들이 얼마나 우릴 행복하게 하는지 경험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유머러스한 방송인과 예민한 음악가로서의 밸런스는 어떻게 맞추고 있나.

A. 둘 다 나라고 생각한다. 음악은 표현하고 싶은 이상적인 부분을 향해 나아가고, 방송은 그 음악에 다가갈 수 있는 매개체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사실 아직 방송인이라는 말은 부끄럽다.


Q. 정재형이라는 가수의 대중성이란.

A. 굉장히 대중적이라고 생각한다. 가요만 했다면 하지 못했을 음악을 한 이유도 유학을 다녀온 이유도 그래서다. 나는 때때로 아이돌 음악이 더 어렵다고 느낀다. 새롭고 다양한 걸 받아들이는 요즘 세대를 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가능성과 자신감을 얻기도 한다. 

Q. 굉장히 미안하고 조심스러운 질문이다. 아티스트에게 나이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지는지 궁금하다.

A. 가혹할 때가 있기도 하다. 감각의 문제보다는 책임감이 커지는 얘기다. 보여주고 싶은 걸 정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나이에 대한 책임감이 제일 무섭다. 잔인한 이야기 같다.


Q. 또래 음악가인 윤종신의 선택에 공감할 것 같다.

A. 며칠 전 만나서 얘기 듣고 멋지다고 했다. 용기가 대단하다. 모든 가수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거 같다고 생각이 들어서다. 지리적 제약이 소통을 막진 못하는 시대기에 '다른 곳'에서 느끼는 감정과 절박함이 필요하다. 윤종신을 응원한다. 


Q. 이번 활동 계획과 앞으로의 구상은.

A. 4년 안에 연주 3부작의 마지막을 발표할 생각이다. 그다음에는 심도 있는 일렉트로닉 앨범을 작업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까진 그렇다. 아티스트는 의도한 걸 제대로 구현해야 한다. 최대한 완벽히 해야 한다. 그게 음악 하는 사람으로서의 내 사명이다. 이번 앨범으로는 공연을 많이 하고 싶다. 위로라는 말이 굉장히 조심스러운데 공연을 통해 일상이 달리 보이는 느낌만이라도 전달해드리고 싶다.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방황하는 정재형을

한 번에 휘어잡은

'매의 눈' 유희열의

한마디는???


▼아래 사진 클릭 후 확인▼

출처: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 '대화의 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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