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쓰앵님이 멜로? 국민악녀들의 반전 모습
이유리
악녀의 전설로 불리는 이유리는 MBC<왔다 장보리>에서 연민정役을 맡으며 시작되었다. 멀쩡히 살아있는 생모를 죽었다고 거짓말을 한 것부터 시작해서 장보리의 정체를 다 알고 있으면서 숨기고, 심지어 자신의 자식까지 버리고, 급기야 살인미수에 이르는 등 악행의 끝을 보여주었다. 국민의 혈압을 상승시킨 이 역할로 이유리는 주인공이 아니었음에도 연기 대상을 수상할 만큼 탄탄한 연기를 보여주며, 이제 ‘악녀’하면 ‘연민정’이 떠오를 만큼 시청자의 머리에 가장 인상 깊은 역할로 남아있다.
MBC<왔다 장보리> 이후 시청자들에게 이유리=연민정으로 박혀있는 이미지를 바꾸어 준 캐릭터가 바로 KBS2<아버지가 이상해>에서 변혜영役이다. 연민정과 비슷하게 출중한 능력과 미모를 갖추었지만, 완전히 다른 성격과 개그로 이유리의 팔색조 매력을 어필하며 젊은 여성들에게 ‘갖고 싶은 언니’로 등극했다.
수애
수애의 수수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180도 바꿔 놓은 건 SBS<야왕>의 주다해役이다. 가난에서 벗어나 영부인이 되기 위해 사랑하는 남자를 계속해서 이용하고, 딸도 버린다. 살인 청부, 사제 폭발 설치 등 이해하기 힘든 스토리로 드라마는 막장이 되어도 수애의 연기력 하나가 주다해를 빛냈다.
주다해로 수애를 처음 만난 사람이 MBC<러브레터>를 본다면 잘 매치가 되지 않을 것이다. MBC<러브레터>는 바로 수애를 청순의 대명사로 만들어준 드라마다. 어릴 때부터 고아원에서 같이 자라온 신부가 꿈인 남자를 좋아해 가능성 없는 사랑을 하며 심장병에 걸려 사람들로부터 안타까움을 자아냈던 역할이다.
김서형
지금도 ‘막장’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드라마 SBS<아내의 유혹>의 빼놓을 수 없는 악역 신애리가 있다. 친구의 남편을 빼앗고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해 시청자들 혈압 상승에 기여했다. 점 찍고 돌아와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주인공 민소희 못지않게 화제성이 높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김서형은 한 인터뷰에서 이 이후로 악녀 역할을 맡지 않는 이유를 “신애리를 뛰어넘지 못했을 때 스스로에게 너무 실망할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악역 이미지로만 박혀 있던 김서형이 첫 멜로 연기를 도전한 드라마 MBC<위대한 유혹자>다. 여기서 김서형은 젊은 나이에 성공한 커리어 우먼으로, 배우 신성우와의 멜로 연기, 딸바보 연기로 신애리 이미지 탈출에 성공하게 된다.
또한, 김서형의 걱정과 다르게 현재 화제의 드라마 JTBC<SKY 캐슬>에서 의미심장하고 미스터리한 악역 김주영役으로 열연해 어느새 시청자들에게 김주영 그 자체가 되었다.
박세영
박세영은 MBC<내 딸 금사월>에서 오혜상役을 맡아 납치, 교통사고를 위장한 살인 등 다른 악녀들과 못지않은 악행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분노를 샀다. MBC<왔다 장보리>와 같은 작가인 만큼 포스트 연민정을 노리며 완벽하게 얄미운 악녀 연기를 보여주었다.
그런 오혜상 역할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처음 MBC<돈 꽃>의 나모현役으로 캐스팅된 후, 박세영은 많은 사람들이 나모현 캐릭터에 반전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많이 샀다. 하지만 박세영은 그런 의심을 모두 없애며 당차고 도덕적인 캐릭터를 보여주었다